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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력 공백 레임덕

  • 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지도력 공백 레임덕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뼈 있는’ 농담이 화제다. 그는 5월 1일 임기 마지막 백악관 출입기자단 초청 연례 만찬에서 촌철살인의 유머 연설로 청중의 웃음보를 터뜨렸다. 연설의 피날레는 퇴임을 앞둔 자기 신세를 위트 있게 표현한 ‘레임덕 유머’다. 그는 “세 살배기 영국 조지 왕자가 외교 의전을 무시하고 잠옷을 입고 나왔다”며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러고는 ‘딱’ 두 마디를 던지며 무대를 떠났다. “Obama Out.”

레임덕(lame duck)은 권력 누수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레임은 ‘다리를 저는, 절름발이의’라는 뜻. 고위 공직자의 통치력 저하를 ‘기우뚱기우뚱 걷는’ 절름발이 오리에 비유한 것이다. 특히 대통령 같은 정치 지도자의 집권 말기에 나타나는 지도력 공백 상태를 말한다.

레임덕은 18세기 영국 증권시장에서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증권 거래인을 가리키는 용어였다. 미국에서 실질적으로 정치적 의미를 띠게 된 것은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 임기 말 의원들이 대통령 말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서다. 이후 재선에 실패한 현직 대통령이 임기가 끝날 때까지 마치 뒤뚱거리며 걷는 오리처럼 정치력 저하를 보이는 것을 이르는 말이 됐다. 미국은 1933년 10월 미국 헌법 제20조 수정조항이 채택되기 전까지는 11월 선거에서 패배한 현직 대통령이 다음 해 3월 4일까지 재직하도록 돼 있었다. 수정조항에서 취임일을 1월 20일로 앞당겨 대통령 권력이 이완되는 기간을 줄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방위적 ‘소통’으로 ‘조기 레임덕’의 암운을 걷어냈다. 소통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주간동아 2016.05.18 1038호 (p9~)

비스센터 부장 k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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