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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달성, 활짝 꽃피다

  • 대구=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달성, 활짝 꽃피다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달성, 활짝 꽃피다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달성, 활짝 꽃피다

대구 달성군 곳곳에는 군 인구가 20만 명을 넘어섰다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다. 구자홍 기자

대구지하철 1호선은 대구 동북쪽 안심역에서부터 동대구역과 대구역을 거쳐 2호선과 교차하는 반월당역, 3호선과 교차하는 명덕역을 지나 달서구를 관통한 뒤 달성군 대곡역까지 이어진다. 대구 남서쪽에 자리한 달성군은 대구 전체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만큼 넓은 지역. 하지만 달성군 대부분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인프라가 크게 열악한 편이다. 인구도 최근에서야 20만 명을 넘어섰다. 달성군 곳곳에는 ‘대구의 뿌리 달성군 인구 20만 돌파’라는 플래카드가 붙어 있었다. 논공읍에 자리한 달성군청을 가려면 대구지하철 1호선 종착역인 대곡역에서 급행버스로 갈아탄 뒤 20분 가까이 더 들어가야 한다.

달성군은 박근혜 대통령이 1998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한 뒤 15대부터 19대 국회까지 내리 5번을 뽑아준 정치적 고향과도 같은 곳. 이곳 주민들은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남달랐다. 대곡역 1번 출구에서 만난 60대 여성은 “박 대통령은 약속을 꼭 지킨다”며 “대통령 덕에 달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달성군에서 만난 택시기사들도 한목소리로 “박 대통령 취임 이후 달성이 크게 발전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3월 29일 오전. 대곡역 인근 택시정류장에서 커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A, B, C 3명의 택시기사와 20대 총선 및 달성군 민심을 주제로 짤막한 대화를 나눴다. 인근 달서구에 산다는 C씨는 “내는 할 말 없데이. 니가 해라”며 다른 두 기사에게 미뤘다. 다음은 A, B 두 택시기사와 나눈 대화를 요약, 정리한 것이다.


“잠깐 말씀 좀 여쭐 수 있을까요.”

“와요? 무슨 일인교?”



“대구 총선 민심 취재차 서울에서 왔습니다.”

“그래예.”

“택시 손님들이 총선 얘기를 많이 하나요.”

“‘뭐 그런 공천이 다 있노’라고 쪼매 뭐라 카지예.”

“이번에는 만만치 않을 낍니더. 투표를 안 했으면 안 했지, 1번이라고 무조건 찍어주지는 않을 기라요.” B씨가 말을 보탰다.

“달성군 여론은 어떻습니까.”

“무소속 나온 사람이 낫다는 사람도 있고, 공단 다 지을라카믄 그래도 새누리 후보를 찍어줘야 않겠느냐는 사람도 있고 그래요.”

“공단요?”

“테크노폴리스 아래께 구지공단이라꼬. 어마어마하게 큰 공단을 짓고 있어예.”

“대통령 대선공약이라 안 카나.” B씨가 거들었다.

“테크노폴리스 60만 평(약 198만㎡), 구지공단 90만 평(약 297만㎡). 둘을 합하면 개성공단 정도 되는 큰 규모라예.”

“공단만 큼지막하게 지어놓으면 뭐 하노. 공장이 들어와야지. 테크노폴리스에서는 6시가 넘으면 ‘콜’도 안 온다카이. 잔업이나 야근을 거의 안 하는 기라. 아파트도 억수로 지어놨는데, 분양이 안 돼서리….”


대곡역에서 달성2차산업단지까지 가는 빨간색 ‘급행4’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가 대곡역을 벗어나 화원읍 삼거리에 이르자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는 후보자들의 커다란 현수막들이 연달아 눈에 들어왔다.

대곡역에서 화원읍으로 이어진 도로는 곳곳을 파헤쳐 한창 지하철 공사를 진행 중이었다. 도로 주변에는 대규모 아파트단지도 여럿 조성되고 있었다. 화원읍과 옥포면을 지나 논공읍에 들어서자 공항 활주로를 연상케 하는 편도 4차선, 왕복 8차선 직선도로가 시원하게 눈앞에 펼쳐졌다. 직선도로 중간에 달성군청이 자리 잡고 있었고, 주변에는 대형 아파트단지가 깔끔하게 조성돼 있었다. 도로 맞은편에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올라가는 모습도 보였다.

달성군은 비닐하우스 등 농촌 모습이 더 많이 눈에 들어왔지만, 넓은 도로가 깔리면서 빠르게 도시화되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 달성군 논공읍 북리에서 만난 50대 남성은 “대구 경제는 이제 달성군에 달렸다”며 “달성이 잘 돌아가모 대구는 절로 잘 돌아가는 기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 같은 대기업이 큰 공장을 지어줘야 할 낀데”라고 덧붙였다.

달성 주민들은 새누리당 공천 파동이 마뜩잖은 것 못지않게 대규모로 조성되는 국가산업단지에 기업들이 입주하는 문제와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미분양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가 커 보였다.  대구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테크노폴리스에 조성된 주택 규모가 5만 가구”라면서 “3인 가족만 잡아도 15만 명의 자족도시가 만들어지게 된다”며 “달성군이 대구의 미래”라고 말했다.

광역4 버스를 타고 달성군 일대를 둘러본 뒤 다시 대곡역으로 돌아와 택시를 타고 수성구로 향했다. 40대 중반 택시기사 황모 씨는 “테크노폴리스가 있는 현풍에서 대곡까지 왕복 4차선 도로가 잘 나 있다”며 “과거에는 버스 타고 1시간 넘게 걸리던 거리를 지금은 15분도 안 걸려 대곡역에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달성군에 산업 인프라 못지않게 교통 인프라까지 빠르게 갖춰지고 있는 것이다.

2016년 3월 대구 달성군은 1970년대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산업화와 도시화를 연상케 했다. 달라진 것은 아버지에서 딸로 그 주역이 바뀌었을 뿐이다. 달성군기와 태극기, 새마을기가 나란히 걸린 달성군 관공서에는 ‘대구의 뿌리 달성 꽃피다’라는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대구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이 진짜 친박근혜계, 이른바 진박 후보라는 점을 앞다퉈 자신의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이유를 짐작게 했다. 무원칙하고 무질서하다는 새누리당 공천에 대한 혹평도 적잖지만, 그렇다고 대선공약을 착실히 이행함으로써 모처럼 지역 경제에 온기가 돌도록 애쓰는 박 대통령의 노력을 무위로 돌릴 만큼 거세지는 않을 듯했다. 최소한 달성군에서만큼은.







주간동아 2016.04.06 1032호 (p15~15)

대구=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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