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32

2016.04.06

회사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직장인 성공전략

진로상담이 필요한 이유

커리어 관리를 도와줄 멘토, 코치, 컨설턴트 활용법

  • 김성래 하이드릭 앤 스트러글스 한국대표 mkim@heidrick.com

    입력2016-04-04 13:3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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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에서 진로와 관련해 중요한 의사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가 있다. 꼭 이직이 아니더라도 직장 내 부서 이동이나 다른 지역으로 발령을 받았을 때다. 예전과 달리 발령 전 본인에게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자신의 진로와 관련해 누구와 상의하느냐가 중요하다. 친구나 선배도 좋지만 전문적인 멘토(mentor), 서치 컨설턴트(search consultant), 또는 코치(coach)로부터 조언받는 쪽을 추천한다. 이들이 좀 더 객관적으로 나를 평가해주고 커리어패스(career path)에 맞게 의사결정을 하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과거 기업에서는 ‘선배사원’제도가 활성화돼 있어 일단 신입사원이 부서에 배치되면 자동적으로 한 명 이상의 ‘사수’가 붙어 트레이닝을 시키고 조언을 해주는 좋은 문화가 있었다. 하지만 조직문화가 팀에서 개인 중심으로 바뀌면서 이런 문화는 거의 사라지고, 그 대신 사내 멘토링 또는 버디(buddy·동료) 시스템을 통해 필요 시 조언을 주고받는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직장 멘토는 어떤 사람인가. 내가 존경하거나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 직업과 인생 전반에 대해 조언해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나를 잘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나를 위해 객관적이면서 진심 어린 얘기를 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 지금까지 회사생활을 어떻게 해왔는지 옆에서 쭉 지켜본 사람이라면 금상첨화다. 전 직장의 상사나 선배도 괜찮다. 오히려 현 직장의 상사는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조언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이제부터 누가 내 멘토로 적합한지 주변을 둘러보고 2명 이상을 확보하자.



    직장 멘토를 2명 이상 확보하라

    코치는 대부분 외부 전문가로, 일회성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업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다. 세계 1위 프로골퍼도 개인 코치를 두고 꾸준히 자세 교정을 하는 것을 떠올리면 된다. 최근 대기업과 외국계 기업에서는 전문코치를 고용해 임원을 대상으로 리더십 지원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물론 임원뿐 아니라 최고경영자(CEO)도 코칭 대상이다. 글로벌기업 한국지사의 C대표는 유능한 CEO로 꼽히지만 오래전부터 리더십 코칭을 받고 있다.



    흔히 헤드헌터(headhunter)라 부르는 서치 컨설턴트는 직업 관련 소개와 커리어 컨설팅을 하는 전문가다. 서치펌(search firm)은 60년 전 미국에서 시작됐는데,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을 가리켜 서치 컨설턴트라 하며 리쿠르터(recruiter)라고도 한다. 금융 관련 자문을 받고자 투자상담사를 찾는 것처럼 커리어패스와 관련해서는 서치 컨설턴트와 상담하는 게 좋다. 기업이 서치펌에 의뢰해 필요한 인재를 찾을 때는 보통 해당 인재의 연봉 가운데 일정 비율을 기업이 서치펌 측에 지급하는 계약을 한다. 이때 구직자는 따로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는다. 단 용역회사를 통해 계약직으로 파견근무를 할 때는 월급에서 용역회사 수수료를 차감한다.

    서치펌은 고객사인 기업을 대신해 직무 및 직급에 맞는 인재를 찾고 자체 면접을 거쳐 일정 배수 이상 후보자를 추천한다. 서류전형 과정에서 서치 컨설턴트의 의견이 반영돼 면접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최종 후보자의 연봉 협상을 지원하는 것도 서치 컨설턴트의 일이다. 따라서 이직을 염두에 뒀다면 신뢰할 수 있는 서치 컨설턴트와 좋은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자신의 이력을 솔직하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진로 선택에서 새로운 변수는 ‘일과 생활의 균형’이다. 과거에는 본인의 결혼식 정도만 예외고 자녀의 출생이나 입학, 졸업, 아내의 생일 같은 가정의 대소사에는 빠져도 회사는 빠질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특히 이직이나 인사 이동으로 근무지가 바뀌게 되면 제일 먼저 가족과 상의해야 한다. A사 B부장의 경우 해외지사로 발령이 났으나 가족이 외국생활을 반대하는 데다 B부장도 가족과 떨어져 사는 것이 싫어 발령을 거부하고 퇴직을 선택했다. 이때 직장 멘토가 있었다면 퇴사가 아닌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D사 E이사는 이미 2개월 전 퇴사했음에도 구직과정에서 협상력을 높이고자 마치 현직에 있는 것처럼 전 직장의 명함을 사용하다 들통이 났다. F부장은 회사에 사표를 제출한 바 있으나 이러한 내용은 빼고 컨설턴트로부터 경력 상담을 받았다. I부장은 연봉 협상을 유리하게 진행하려고 현재 자신의 연봉을 부풀려 말했다 나중에 거짓인 것이 밝혀졌다. 서치 컨설턴트는 구인을 하는 회사와 구직자를 연결하는 사람으로, 어느 한쪽 편을 들지 않는다. 만약 후보자가 회사에 직접 밝히기 민감한 사안이 있다면 먼저 컨설턴트와 의논하는 게 좋다. 나중에라도 이런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추천 기회를 얻기 힘들다.

    이직 제안을 받자마자 돈 문제부터 거론하는 후보자도 비추천 대상이다. 누구나 선망하는 회사로부터 구인 의뢰가 들어오자 모 서치펌이 G사 H상무에게 연락을 했다. H상무는 다짜고짜 “내 지금 연봉이 얼마이니, 얼마 이상 주면 옮기겠다”고 큰소리를 쳤다. H상무는 곧바로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이후 추천 대상에서 제외됐다.



    연봉보다 회사 비전과 적성이 먼저

    이미 여러 차례 회사를 옮겼음에도 또 이직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자신의 이력서부터 살펴보자. 가장 최근에 다닌 2개 회사의 근무연한이 2년을 채웠는지 따져봐야 한다. 보통 입사한 지 2년 미만이라면 이직을 고려할 때가 아니다. 해당 회사에서 배우고 성과를 내기에도 부족한 기간이기 때문이다. 2년도 안 돼 회사를 옮길 생각을 하는 이유는 대개 업무가 힘들고 자신과 잘 맞지 않기 때문인데, 이직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그러므로 입사 1년도 안 된 사람에게 이직을 권하는 컨설턴트는 경계해야 한다. 다만 리더(CEO, 임원)로 승진해 옮기는 경우는 예외다. 자주 있는 경우는 아니지만, 그럴 듯한 이력서를 위해 경력을 일부 조정(거의 조작 수준)하라고 조언하는 컨설턴트도 역시 멀리해야 한다. 이는 범죄행위에 해당한다. 한 번 거짓되게 작성한 이력서는 계속 남아 그것으로 취업시장에서 영구 퇴출될 수도 있다.

    다른 회사로부터 입사 제안을 받으면 먼저 그 회사의 브랜드와 근무조건을 따진다. 그러나 그보다 회사의 가치, 비전, 조직문화 등이 자신과 맞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뿐 아니다. 같이 일할 상사가 누구인지, 어떤 성향의 리더인지도 파악해야 한다. 회사 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입사해야 출근 첫날부터 실망하는 일이 없다.

    또 적성에 맞는 직무를 수행할 때 가장 높은 성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제대로 된 적성검사를 통해 자신의 가치, 적성과 어울리는 산업 및 직무를 선택해야 한다. 주요 검사로는 MBTI(Myers-Briggs Type Indicator), 에니어그램(Enneagram), DISC 성격유형검사, GPA 도형심리검사(Geometric Psychology) 등이 있는데 검사만 받지 말고 결과가 나오면 전문가와 꼭 상담해볼 것을 추천한다.

    아무리 훌륭한 CEO라도 멘토나 코치가 필요하다. 이직뿐 아니라 내부에서 기회가 있을 때도 외부 멘토 또는 서치 컨설턴트의 조언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내부 기회와 비교할 때 객관적으로 조언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커리어 멘토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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