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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알파고 쇼크

디지털시대의 교양필수 ‘코딩’

온·오프라인에 다양한 교육 기회…암기보다 논리력 배양에 힘써야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디지털시대의 교양필수 ‘코딩’

디지털시대의 교양필수 ‘코딩’

SK텔레콤이 엔트리교육연구소와 함께 진행한 코딩스쿨에서 초등학생들이 코딩을 배우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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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프로그램 ‘알파고’가 3월 13일 프로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대결 중 모니터에 띄운 단어다. 알파고는 ‘물러나다’라는 뜻의 이 영어단어로 자신의 패배를 세상에 알렸다. 인간과 소통하려고 인간 언어를 사용한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컴퓨터와 소통하려면 컴퓨터가 알아듣는 말을 써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코드다. 컴퓨터는 알고리즘 명령어(코드)에 따라 작동한다. 코딩은 이 명령을 컴퓨터에 입력하는 작업이다. 컴퓨터가 인간의 뜻에 따라 움직이도록 말을 거는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이세돌 vs 알파고’ 대국 후 높아진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코딩에 대한 열기로 이어지는 이유다.
아직 코딩이 뭔지 모르겠다면 손바닥 크기의 회로기판 ‘아두이노’를 하나 마련하자. 컴퓨터 메인보드를 단순화해 만든 이 하드웨어에 다양한 장치를 연결하면 코딩을 실습해볼 수 있다. 해당 사이트(www.arduino.cc)에서 관련 프로그램을 무료로 다운로드한 뒤 작은 전구 하나를 아두이노와 연결하면 준비 완료다. 사이트 예제(Examples)의 ‘Blink’ 항목을 실행하면 아래와 같은 코딩이 가능하다.


디지털시대의 교양필수 ‘코딩’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곧 전구가 반딧불처럼 깜빡일 것이다.  이 코드에서 loop는 반복, Write는 출력, HIGH는 켜짐, LOW는 꺼짐을 의미한다. delay 뒤 숫자는 명령이 반복되는 시간 간격(1000ms, ms는 1000분의 1초)이다. 그러니 이 수를 2000으로 바꾸면 전구가 조금 천천히, 30000으로 바꾸면 더욱 천천히 켜졌다 꺼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이 알파고에게 바둑을 두게 한 원리도 기본적인 차원에서는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소프트웨어는 21세기의 작동 엔진

처음엔 컴퓨터언어가 외국어처럼 낯설 수 있다. 그러나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일단 익히고 나면 쉽게 익숙해질 수도 있다. 10개 언어를 구사하는 대만 출신 비정부기구(NGO) 활동가 추스잉은 저서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에서 ‘내 인생에서 처음 배운 외국어는 바로 0과 1로 이루어진 이진법의 컴퓨터 언어’라며 ‘일상에서 널리 사용하지 않더라도 익혀두면 세상이 더 넓어지고 재미있어진다’고 했다. 정동훈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교수는 이에 대해 “우리는 이미 뛰어난 네트워크 인프라, 싸고 품질 좋은 하드웨어, 쉽고 편리한 개방형 프로그램 등이 충분히 제공되는 환경에 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언어를 다룰 줄 안다면 재미있는 일을 매우 많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적 미디어학자 레프 마노비치는 저서 ‘소프트웨어가 명령한다’에서 오늘날 사람은 ‘워드로 글씨를 쓸 때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블로거나 워드프레스로 블로그 포스트를 작성할 때도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 트위트를 보내거나 페이스북에 메시지를 올리거나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수십억 편의 비디오를 검색할 때도 소프트웨어를 이용한다’고 했다. ‘이제 소프트웨어는 세계가 말하는 공용언어, 그리고 세계를 달리게 하는 보편적인 엔진이 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20세기 초에 전기와 엔진이 있었다면 21세기 초에는 소프트웨어가 있다’는 게 마노비치의 생각이다. 이런 세상에서 소프트웨어에 대해 아는 것은 세상에 대한 이해의 바탕이 되고, 코딩은 그 출발점이라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코딩 교육에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알파고 개발자 데미스 허사비스의 나라 영국은 2014년을 ‘코딩의 해’로 정하고 코딩 교육 확산을 위한 다양한 캠페인을 벌였다. 현재 영국에서는 5~16세의 모든 학생이 일주일에 한 시간씩 코딩을 배우고 있다. 이스라엘에서는 훨씬 오래전부터 소프트웨어 교육을 강조했다. 1994년 정규교육에 소프트웨어 과정을 포함했고, 2009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미국에서는 2012년 문을 연 비영리단체 ‘코드닷오아르지(code.org)’가 코딩 교육 대중화의 선두에 서 있다. 이 단체는 직업, 연령에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1주일에 한 시간씩 코딩을 배우자는 취지의 ‘Hour of Code’ 캠페인을 벌였는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등 세계적 명사들이 이에 공감하는 동영상 메시지를 보냈다. 해당 사이트를 방문하면 빌 게이츠가 “컴퓨터 프로그래밍(코딩)은 사고 범위를 넓혀주고 분야에 상관없이 모든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생각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준다”고 말하는 영상을 볼 수 있다.





코드 암기보다 중요한 건 논리적 사고

디지털시대의 교양필수 ‘코딩’

코드닷오아르지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위)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가 직접 말하는 ‘코딩의 중요성’을 듣고 직접 코딩을 체험해 볼 수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이처럼 코딩 교육 ‘전도사’들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건 코딩이 ‘새로운 사고’의 바탕이 된다는 점이다. ‘엄마는 궁금하다, SW 코딩 교육이 뭔지’의 저자 박은정 정보시스템감리사는 “컴퓨터는 일하는 방식이 사람과 다르다. 컴퓨터가 실수 없이 일하게 하려면 지시할 일을 명확히 정의하고, 이를 제대로 수행하도록 단계별 명령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문제를 구조화하는 능력과 순서에 맞게 해결하는 역량이 길러진다는 게 전문가들 얘기다.
온·오프라인에는 이런 목적으로 코딩을 배우려는 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미국 MIT 미디어랩에서 개발한 ‘스크래치’(scratch.mit.edu)는 이용자가 명령어를 직접 입력할 필요 없이 마치 블록 게임을 하듯 코드를 맞춰나갈 수 있게 만든 초보자용 코딩 교육 프로그램이다. 미국 인터넷기업 구글이 만든 ‘메이드위드코드’(www.madewithcode.com)에서는 코드를 입력해 음악, 그림 등을 만들며 재미있게 코딩을 배울 수 있다. ‘코드닷오아르지’ 홈페이지 한국어 버전에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이 있고, 국내 교육 관련 정보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운영하는 ‘SW 중심사회 포털’(www.softwa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드닷오아르지’에 보낸 동영상을 통해 미국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비디오 게임을 사는 것으로 끝내지 말고 직접 만들어보라. 애플리케이션을 그저 다운로드하는 것에 멈추지 말고 직접 디자인해보라. 스마트폰을 갖고 놀지만 말고 직접 프로그래밍해보라”고 권한다. 오늘, 코딩을 배우는 한국 청소년에게도 들려주고픈 얘기다. 






주간동아 2016.03.23 1030호 (p38~39)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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