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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연재> 회사가 절대 알려주지 않는 직장인 성공전략

무덤까지 가는 평판

나를 공정하게 평가해줄 6명을 확보하라

  • 김성래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 한국법인 대표 mkim@heidrick.com

무덤까지 가는 평판

기업이 인재를 채용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이 평판조회(reference check)다. 실제로 최고경영자(CEO)나 임직원을 영입했다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기업은 물론, 사회단체까지 채용 시 평판조회 비중을 늘리고 있다. 직장에서도 승진이나 부서 이동을 할 때 사내 평판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은 만큼 평소 나에 대해 좋은 평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멘토, 선배, 상사, 동료, 팀원 또는 고객)이 있는지 확인하고, 현 상사와 팀원이 나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지 냉정하게 판단해 미리미리 준비해야 한다.
채용 및 승진 평가에서 업무 성과는 기본이고 글로벌 경험, 다양한 경험, 리더십, 인간관계, 커뮤니케이션 스킬, 도덕성 등이 중요한데 이 가운데 도덕성(integrity)이 가장 중요하다. 회사는 대부분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후보자를 제일 먼저 제외한다. 물론 간혹 정치적인 이유로 퇴진했는데 ‘도덕성 문제’로 둔갑한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평판조회는 채용하는 회사가 직접 하거나 전문 헤드헌터(서치펌)에게 의뢰하는 간접적인 방법이 있는데, 적게는 2~3명에서 많게는 15~20명까지 한다. 전문 헤드헌터의 경우 보통 상사 2명, 팀원(아래 직원) 2명, 동료 1~2명으로 구성된 5~6명한테 평판조회를 한다. 일부 대기업은 15~20명까지 조회하기도 하는데 이는 비밀 유지가 어렵고 여러 위험 부담이 있다. 채용으로 이어지지 않았음에도 이직 소문이 나는 바람에 결국 다니던 회사를 떠나야 했던 사례도 있다. 그러므로 이직을 고려 중인 사람이나 채용하려는 기업 모두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는 것이 평판조회다.
평판조회 평가자(referee)는 후보자와 같은 조직에서 일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아무나 하는 게 아니다. 채용하려는 기업이나 헤드헌터는 사전에 후보자로부터 평가자 명단을 받는다. 외국에서는 본인 허락 없이 공식적인 평판조회를 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고, 비밀 보장을 위해서라도 후보자가 제공한 명단에 있는 사람에게만 평판조회를 해야 한다. 후보자가 자신과 ‘친한 사람’을 지정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조회만 제대로 하면 정확한 평을 얻는 데 큰 문제가 없다.



평판조회의 기본은 비밀 유지

그러므로 이직을 준비하고 있다면 나에 대해 평을 해줄 수 있는 상사, 팀원, 동료 6명을 정해서 그들에게 미리 귀띔을 해놓는 게 좋다. 그런데 헤드헌터가 신신당부를 했음에도 평가자 명단이 팀원을 뺀 상사 1명과 동료 5명만으로 구성돼 있다면 제일 먼저 리더십을 의심하게 된다. 실제로 확인해보면 대부분 아래 직원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난다. 또 어떤 후보자가 제공한 평가자 명단에 지난 10년간 같이 일한 사람은 1명도 없고 오래전 동료들 이름만 있을 경우도 비슷한 상황을 의심하게 된다. 이때 헤드헌터는 좀 더 엄격한 평판조회를 통해 후보자의 조직 관리능력을 검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처음부터 제대로 된 명단을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혹 후보자 동의 없이 전 직장은 물론 현 직장(또는 계열사)에서도 평판조회를 하는 기업이 있다. 소위 ‘상도’에 어긋나는 행동인데, 결과적으로 비밀 유지가 안 돼 후보자를 곤란에 빠뜨린다.
한편 기업이나 헤드헌터는 평판조회 내용을 그대로 믿어서도 안 된다. 먼저 자격이 있는 평가자인지부터 검증해야 한다. 평가자 자체가 평판이 좋지 않거나 후보자로부터 불이익을 당한 적이 있는 사람일 경우 그런 상황까지 감안해서 듣고 의문이 생기면 제삼자에게 재확인해야 한다.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의 무책임한 평가가 나중에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는 일도 종종 있다.  
평판조회는 후보자의 근무 사실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간혹 이력서와 다른 내용이 나오고 심지어 이력서에 빠져 있는 기업에서의 근무 경력이나 부서 이동 사실이 밝혀지기도 한다. 그뿐 아니다. 평가자 명단에는 상사로 돼 있는 사람이 동료로 확인되는 경우도 있다. 사소한 실수라고 할 수 있겠지만 후보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일이므로 매사에 신중해야 한다.  
평판조회를 할 때는 후보자의 업무능력(일은 잘하는가)과 인간성(괜찮은 사람인가)을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다. 그 밖에 채용하려는 직책과 직급에 맞는 리더십이 있는지, 해당 산업·조직·문화에 잘 맞는 후보자인지 하나씩 점검해간다. 더불어 후보자의 장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향후 더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개선점이 무엇인지도 알아본다.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지도 재차 확인한다.  
간혹 잘못된 소문이 퍼지거나 다른 사람으로 오인돼 피해를 보는 사례도 있다. A사 박모 본부장이 성희롱으로 해고됐다는 소문을 접한 B사에서 A사의 다른 박모 본부장을 동일인물로 오인해 면접을 거절한 경우가 있었다. C사 임원의 경우 학력위조라는 소문이 돌아 확인했더니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 사회에서 개인의 명성(reputation)은 정말 중요하다. 타인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함부로 말하는 것을 자제해야 할 뿐 아니라, 자신의 명성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회사 그만둘 때 더 잘해야

신입사원 시절부터 회사를 그만둘 때 마무리를 잘하라는 충고를 듣곤 했는데, 정말 맞는 이야기다. 아무리 오래전 일이라도 꼬리표가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회사에 다소 섭섭한 점이 있다 해도 끝까지 마무리를 잘하고 그만둬야 한다.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안 했거나 홧김에 회사에 불이익이 가도록 만들어놓고 떠나면 나중에 절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회사와 불편한 관계로 그만뒀거나 소송 중인 사람도 재취업하기 쉽지 않다.
간혹 평판조회를 소홀히 했다 큰코다치는 기업이 있다. 성희롱, 돈 문제, 비리, 폭력 등 도덕성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도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다른 회사로 옮기는 경우인데, 평판조회만 제대로 했어도 이런 잘못된 판단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더 심각한 사실은 한 번 도덕적으로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은 다른 조직에 가서도 비슷한 사고, 사건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한국 사회는 좁다. 이해관계, 후환, 비밀 유지의 어려움 등을 의식해 타인에 대해 평가하는 것을 매우 조심스러워한다. 하지만 글로벌 사회일수록 투명하고 도덕적인 리더십이 요구되며 비밀 또한 없다. 따라서 더욱더 솔직하게 얘기해야 한다. 평을 해주는 사람 역시 자신의 명성을 지키기 위해 더 책임 있는 평가를 해야 한다.
과연 전·현직 조직의 상사와 동료가 나에 대해 평을 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솔직하게 자문자답을 해봐야 한다. 내가 성실하고 책임감 있게 사회생활을 잘하고 있는가, 좋은 인간관계를 통해 정직하게 소통하고 있는가, 개선할 점은 없는가를 늘 생각해야 한다. 부족하거나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당장 오늘부터 바꿔나가서 향후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HEIDRICK & STRUGGLES는 1953년 미국 시카고에서 설립돼 최고경영자(CEO)와 임원급 전문 헤드헌팅, 리더십 및 조직문화 컨설팅을 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김성래 대표는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 한국법인에서 소비재 유통 및 생명공학 담당 파트너를 같이 맡고 있다.







주간동아 2016.02.03 1024호 (p90~91)

김성래 하이드릭앤스트러글스 한국법인 대표 mkim@heidri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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