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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연의 색채 담아 더욱 반가운 카라

[미묘의 케이팝 내비] 15주년 기념 앨범 ‘MOVE AGAIN’ 선보여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본연의 색채 담아 더욱 반가운 카라

15주년 기념 앨범 ‘MOVE AGAIN’을 내놓은 카라. [RBW 제공]

15주년 기념 앨범 ‘MOVE AGAIN’을 내놓은 카라. [RBW 제공]

요즘 트렌드와는 확실히 다르다. 카라의 15주년 기념 앨범 ‘MOVE AGAIN’은 10년 이상 시계를 과거로 돌린다. 타이틀 ‘WHEN I MOVE’의 클럽 튠 향취를 내는 어둑한 신스, 무거운 베이스로 속도감 있게 흐르는 비트, 고음의 합창으로 일단 치고 나가는 후렴, 단조 음계의 간결한 라인으로 분위기를 달구는 멜로디 등은 2010년 전후 케이팝을 상기케 한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귓가에 가깝게 들리는 랩도 최근 걸그룹 랩과는 질감이 확연히 다르다. “홀린 듯 몸을 맡겨, 이 끌림이 싫진 않잖아” 같은 가사는 그야말로 10년 전 세계에서 바로 길어온 듯하고, “아슬하게 아찔하게”는 10년 전 카라를 인용하는 것만 같다. 그래서 반갑다. 이것이 카라의 음반이고, 카라가 이것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라 히트곡 강점 녹아들어

앨범이 지향하는 바는 명확하다. 9년 전 프로듀서 스윗튠과 함께 멈췄고 이후 새로운 프로듀서들과 함께 유지와 변화를 이어가다 2015년 내려놓았던 카라의 자리다. ‘WHEN I MOVE’에서 ‘맘마미아’ ‘STEP’ ‘루팡(Lupin)’ 등 과거 히트곡의 흔적을 찾기는 어렵지 않다. 밴드 사운드로 애틋한 로맨티시즘을 따스하게 담아내는 오프닝 트랙 ‘Happy Hour’는 ‘맘에 들면(If U Wanna)’ ‘똑 같은 맘’ 등 팬들의 사랑을 받은 다정하고 사랑스러운 곡들을 재현한다. ‘Shout It Out’은 ‘Jet Coaster Love’ ‘미스터’ ‘Girls Power’ 등의 낙천적이고 화려한 에너지를 되살린다. 앨범은 커다란 공간을 울리는 격렬한 사운드를 담았지만, 이를 더욱 뜨겁게 하는 건 떠들썩하게 소리 지르는 카라의 날카롭고 가벼우면서도 즐거운 기운을 담은 목소리다. 또한 애수와 환희가 교차하는 지점을 더듬는 멜로디는 간결하면서도 노래하는 이를 신뢰하며 곡으로 완성됐다. 그 모든 것은 ‘그 시절’ 카라의 특징이자 강점이었고, 부인할 수 없이 당시 케이팝 시장의 흐름에서 형성된 것들이다.

그래서 앨범은 시대와 동떨어지게 들린다. 낡게 들린다는 의미가 아니다. 차라리 케이팝과는 별개의 시간선에서 지속된 카라의 어느 앨범인 것 같다. 단, 카라가 활동을 중단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이 음반이 올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어렵겠다. 멤버의 이탈과 참담한 비극, 새 멤버 영입과 함께 촉발된 복잡다단함 등을 적극적으로 끌어안으며 7년 만에 돌아온 아티스트다. 그만큼 이들에게 과거 카라는 단순히 답습하거나 부인할 수 없는 유산이자 숙제였을 테다. 카라라는 브랜드의 원점 또는 정수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었다. 그룹 ‘재정비’ 차원에서도, 기념 앨범이라는 의미 차원에서도 영리하고 정직한 선택이라 하겠다.

케이팝 아이돌은 저마다 자신만의 색깔을 말하면서도 이를 아주 선명히 규정하지는 않는다. 이는 틀에 묶이지 않는 자아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다는 욕망이 10대 문화에 단단히 자리한 채 케이팝과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또한 아티스트 주체성이 기획자 중심으로 움직이는 산업에서 트렌드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하기 수월한 것도 그 이유다. 이 앨범의 미덕은 한 케이팝 아티스트가 과거와 밀접하게 결부된 자신의 ‘색깔’을 매우 구체적으로 드러낸다는 데 있다. 그것이 이만큼의 반가움을 제공하는 기회는 분명 흔치 않다.





주간동아 1368호 (p61~61)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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