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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달구는 프로골프 메인 스폰서 스토브리그

[김종석의 인사이드 그린] 2년 연속 상금왕 박민지, NH투자증권과 재계약 유력… 경기침체로 ‘부익부 빈익빈’ 심화할 듯

  •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겨울 달구는 프로골프 메인 스폰서 스토브리그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골프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박민지(오른쪽). [스포츠동아]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골프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박민지(오른쪽). [스포츠동아]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2년 연속 상금 10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그가 무대에 오르는 순간 행사 진행자는 이런 멘트와 함께 찬사를 보냈다. 12월 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메디힐과 함께하는 2022 동아스포츠대상’ 시상식에서 여자 프로골프 부문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한 박민지(24·NH투자증권)가 그 주인공이다.

박민지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은 뒤 트로피와 황금 열쇠를 부상으로 받았다. 이 행사 수상자는 KLPGA투어 선수들의 직접 투표로 결정됐다. 박민지는 “선수들이 나를 최고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무척 기쁘고 고맙다. 그리고 또 다른 책임감을 느낀다. 앞으로 행동 하나하나에 무게감 있고 신중해야 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동료 선수들의 몰표를 받은 박민지는 스폰서 기업들로부터도 비슷한 평가를 받는 듯하다. 프로골프 시즌 종료 후 스토브리그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가운데 박민지가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메인 스폰서인 NH투자증권과 계약 기간 종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민지 천하’라는 단어가 나올 만큼 지난 2년 동안 KLPGA투어를 평정한 그를 향해 기업체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는 후문. 하지만 박민지는 루키 시절부터 함께한 NH투자증권과 2년 재계약 방침을 정한 뒤 세부 조건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금은 연간 10억 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NH농협금융 한 관계자에 따르면 “박민지가 달성한 2년 연속 상금왕 등극은 쉽지 않은 기록이다. 신인 때부터 맺은 오랜 인연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박민지의 서브 스폰서인 NH농협은행의 장한섭 스포츠단 단장은 “박민지가 농협금융을 대표하는 선수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어느새 농협 직원들의 우상이 됐다. 농협금융 소속 골프, 당구, 테니스, 소프트테니스 등 선수가 많지만 전체 1등 인기 선수가 틀림없다. 내년에도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리라 기대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민지, 우승 때마다 NH농협금융에 떡 돌려

박민지는 이번 시즌 마지막 대회인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 우승으로 대미를 장식한 것을 포함해 2년 연속 시즌 6승을 달성했다. 6승 가운데 메이저대회에서 2승을 거둘 만큼 큰 대회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개인 통산 16승으로 장하나(30)를 따돌리고 현역 선수 1위가 됐다. 22개 대회에서 6번 우승 트로피를 안아 우승 확률은 27.3%에 이른다. 시즌 상금 14억7792만 원으로 상금왕 타이틀도 지켰다.

박민지는 우승할 때마다 NH농협금융 등 자신을 후원하는 기업체들에 기념 떡을 돌리고 있다. NH농협금융 한 직원은 “우승 떡을 하도 많이 먹어 살찐 직원도 있다”며 웃었다.

박민지는 메인 스폰서인 NH투자증권뿐 아니라 서브 스폰서인 NH농협은행, NH저축은행, 태안모터스, QED 등과도 재계약을 앞뒀는데 기존 조건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한 상황이다.

한 골프해설위원은 “시즌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기량을 펼친다는 점이 박민지의 최대 강점인데 독보적인 존재감이 오히려 시청률을 떨어뜨릴 정도”라면서 “쇼맨십이나 엔터테인먼트 능력이 강화된다면 상품성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NH농협금융은 박민지와 함께 소속 선수 이가영(23), 정윤지(22)가 정상에 올라 이번 시즌 8승을 합작하는 성과를 거뒀다. 10월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에서 KLPGA투어 데뷔 4년 만에 첫 우승을 신고한 이가영은 NH투자증권과 재계약하게 됐다. 계약 기간이 남은 정윤지는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5차 연장전 끝에 짜릿한 첫 승을 올렸다.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인기상을 수상한 임희정. [KLPGA 제공]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2년 연속 인기상을 수상한 임희정. [KLPGA 제공]

22세 동갑내기인 임희정과 박현경도 박민지와 함께 스토브리그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2020년 나란히 한국토지신탁과 계약한 두 선수의 둥지는 앞으로 달라질 공산이 크다. 매니지먼트업체를 스포티즌으로 교체한 임희정은 새로운 스폰서 기업을 찾는 것으로 알려진 반면, 박현경은 한국토지신탁과 재계약이 유력해 보인다. 임희정은 대행사를 통해 헬스케어업체, 친환경기업 등과 접촉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임희정과 박현경은 초교 6학년 때 처음 만난 이후 국가대표로 한솥밥을 먹으며 실력을 키운 끝에 한국 여자골프의 ‘영건 듀오’로 떠올랐다. 두 선수는 뜨거운 팬덤을 지녀 대회 때마다 구름 갤러리를 몰고 다닌다. 인기 면에서는 오히려 박민지를 능가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온라인 팬카페 회원 수만 수천 명에 이를 정도다.

‘사막여우’라는 별명을 지닌 임희정은 올 시즌 교통사고 후유증에도 한 차례 우승을 포함해 9차례 톱10에 진입했다. 특히 6월 내셔널 타이틀이 걸린 메이저대회인 DB그룹 제36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올라 최고 기량을 입증했다. 상금 약 7억5000만 원을 벌어 5위로 시즌을 마감한 그는 KLPGA투어 시상식에서 온라인 투표로 선정하는 인기상을 2년 연속 수상했다.

‘큐티풀’ 박현경은 꾸준함의 대명사다. 2022 시즌 27개 대회에 출전해 단 한 차례도 컷 탈락하지 않았다. 비록 우승은 없었지만 14차례 톱10에 들며 상금 13위(약 5억4000만 원)를 차지했다. 특이하게 장갑을 끼고 퍼트를 하는 그는 평균 퍼트 수 2위(29.3977개)에 이름을 올렸다.

김재열 SBS 골프해설위원은 “임희정은 KLPGA 최고 스윙을 가졌으며 단단한 팬층을 형성하고 있다. 조용하고 서두르지 않는 자세는 후원사에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박현경에 대해서는 “귀여운 외모에 예의도 바른 선수로, 팬들로부터 열성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함께 노래방을 자주 다닐 만큼 친했던 임희정과 박현경은 계약금 규모를 두고 팽팽한 자존심 대결까지 벌이게 됐다. 두 선수는 2년 전 계약 당시 연간 5억5000만 원에 사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기 불황 여파로 선수 몸값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거품론이 대두되면서 금액을 둘러싼 팽팽한 줄다리기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 이동통신업체는 톱 프로 영입 작업을 추진했으나 연간 12억 원 이상을 요구해와 포기하기도 했다. 장기간 골프선수 후원과 대회 개최로 유명했던 한 카드업체는 골프 마케팅 철수 방침을 정했다. 골프 스폰서의 큰손으로 활약하던 건설업체들도 부동산 경기침체 직격탄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리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한 골프 매니지먼트업체 대표는 “특급 선수들이 10장(10억 원) 이상을 요구한다는 얘기가 나오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거액의 계약금보다 인센티브로 조건을 다양화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민지, 임희정, 박현경은 12월 9일 싱가포르에서 개막하는 2023 시즌 KLPGA투어 개막전인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에 출전했다. 이 대회를 마친 뒤 짧은 휴가를 보내고 새해 들어 두 달 가까운 동계훈련에 나설 계획. 따뜻한 후원 계약을 마친다면 새로운 시즌을 향한 발걸음이 가벼워질 수 있다.

국내 기업의 프로골프 스폰서십 최고 기록은 박세리가 2002년 CJ와 계약하면서 밝힌 5년 150억 원(연봉 20억 원+연간 최대 10억 원). 고진영은 2017년 1월 당시 국내 최고 수준(3년 18억 원 추정)으로 하이트진로와 계약한 바 있다. 국내 최강으로 이름을 날리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에 진출한 김효주와 최혜진은 롯데로부터 연간 10억 원 안팎을 받고 있다. 박성현은 필리핀 리조트&카지노 기업 솔레어와 2년 70억 원에 계약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경주, SK텔레콤과 10년 넘게 장기 동행

2011년부터 SK텔레콤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이어온 최경주. [동아DB]

2011년부터 SK텔레콤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이어온 최경주. [동아DB]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스 투어에서 활동하는 ‘탱크’ 최경주(52)는 계속 SK텔레콤 로고를 달고 뛸 것으로 보인다. 올해로 SK텔레콤과 메인 스폰서 계약이 끝나는 최경주는 3년 재계약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최경주는 2011년 서브 스폰서였던 SK텔레콤과 메인 계약을 체결한 뒤 10년 넘는 장기 동행을 계속하게 됐다. 최경주는 SK텔레콤 측에 계약금보다 미국에서 개최하는 주니어 대회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재단 활동 후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SK텔레콤 한 관계자는 “최경주는 뛰어난 실력뿐 아니라 스폰서에 대한 배려가 남다른 동반자”라고 설명했다. 평소 최경주는 “선수와 스폰서는 한배를 탄 존재다. 한 번 맺은 인연은 쉽게 저버릴 수 없다. 의리는 무엇보다 중요한 덕목”이라고 강조해왔다.

김종석 부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아일보 스포츠부장을 역임한 골프 전문기자다. 1998년부터 골프를 담당했고 농구,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주요 종목을 두루 취재했다.





주간동아 1368호 (p58~60)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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