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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發 반도체 혁명’… 파워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지·산·학 뭉쳤다

11월 15일 인재양성 공유대학 업무협약식 개최… 박형준 부산시장 핵심 공약 본격 추진

  • 부산=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부산發 반도체 혁명’… 파워반도체 생태계 구축에 지·산·학 뭉쳤다

11월 15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호텔에서 ‘부산권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사진 제공 · 부산시]

11월 15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호텔에서 ‘부산권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 업무협약식’이 열렸다. [사진 제공 · 부산시]

“반도체산업의 관건은 높은 수준의 인재 양성 여부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경기도의 파워반도체(전력반도체) 전문기업 제엠제코㈜가 부산시로 이전한 데 이어 5개 반도체 기업이 입주를 추진 중입니다. (중략) 부산의 미래를 이끌 파워반도체 기지들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오늘 모인 대학들이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박형준 부산시장이 11월 15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티호텔에서 열린 ‘부산권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 업무협약식’에서 강조한 말이다. 이날 협약식에는 박 시장을 비롯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병수 의원, 지역 13개 대학(경성대·동명대·동서대·동아대·동의대·부산대·부경대·신라대·한국해양대·경남정보대·동의과학대·동주대·부산여대) 총장 및 관계자, 김형균 부산테크노파크 원장, 교육부 관계자, 부산 지역 파워반도체 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부산에 ‘반도체 생태계’를 꾸리기 위해 지역 자치단체와 지역 대학, 지역 강소기업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부산이 선택한 미래 먹거리, 파워반도체

부산시가 부산 지역 13개 대학 및 지역 강소기업들과 협력해 파워반도체 생태계 형성에 나섰다. 부산시가 파워반도체 강소기업을 적극 유치하는 와중에 지역 대학들도 관련 인재를 양성하면서 선순환을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박 부산시장의 핵심 공약인 ‘지·산·학(지자체·산업계·학계) 중심 지역 발전’ 구상이 이번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박 시장은 “지·산·학 협력이야말로 부산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일인데 이번 공유대학 산학협력이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장을 지낸 서병수 의원 역시 이날 “파워반도체 인재 양성과 더불어 관련 기업들이 부산에 많이 정착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파워반도체는 전기를 동력으로 바꾸는 데 쓰이는 반도체를 일컫는다. 전기차 및 태양광 시장이 나날이 커지면서 관련 산업에서 핵심 소재로 사용되는 파워반도체 수요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파워반도체 세계 시장 규모는 올해 500억 달러(약 66조8750억 원)를 돌파해 2023년 532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화되는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 문제 역시 파워반도체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한국은 ‘반도체 강국’으로 꼽히지만 파워반도체는 90% 이상을 수입에 의존해왔다. 다품종·소량생산 방식으로 제작, 유통되는 만큼 대기업 위주의 생산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부산시가 파워반도체 강소기업 유치에 주목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부산시는 2017년 장전단지, 2019년 장안단지 두 곳에 파워반도체상용화센터를 구축하는 등 관련 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다. 부산시의 노력에 파워반도체 강소기업도 하나 둘 부산시로 모여드는 추세다. 파워반도체 전문기업 제엠제코㈜가 본사와 연구소, 공장을 기장군 동남권 방사선 의·과학 일반산업단지로 이전하고 10월 26일 준공식을 가진 것이 대표적 사례다. 부산시는 11월 13일부터 나흘간 한국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가 주최하는 반도체 국제학술대회 ‘KISM 2022’를 유치하는 등 반도체산업에서 지·산·학 협력을 위해 힘써왔다.

“부산 경제 살리기 위해 대학부터 살려야”

지·산·학 협력을 통한 지역 발전은 박 시장의 핵심 공약이다. 박 시장은 후보 시절이던 2021년 2월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부산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부산의 대학이 죽어가면서 기업들이 부산에 들어오지 않고, 그러다 보니 부산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시 박 시장은 “부산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대학부터 살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학협력이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업무협약 역시 과거 동아대 사회학과 교수를 지내며 가졌던 문제의식을 시정을 통해 발현한 것이다.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 업무협약으로 부산에서 ‘반도체 인재’가 육성되면서 반도체 생태계 형성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부산 지역 13개 대학은 2023년 1학기부터 비교과 과정으로 파워반도체 관련 10개 트랙을 운영할 계획이다(표 참조). 파워반도체 이해에서 핵심인 소재·설계·공정 트랙은 물론, 관련 기업 수요에 맞는 애플리케이션 트랙, 비이공계 학생을 위한 마케팅 트랙도 함께 운영한다. 기업 관계자들이 교육 과정 개발에 참여한 만큼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실무 내용이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임건 부산권 대학 산학협력단장협의회장
“반도체 기업 대표 특강 들으며 커리큘럼 만들어”
이임건 부산권 대학 산학협력단장협의회장이 11월 15일 부산시티호텔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배수강 기자]

이임건 부산권 대학 산학협력단장협의회장이 11월 15일 부산시티호텔에서 ‘주간동아’와 인터뷰하고 있다. [배수강 기자]

“‘뜬금없이 부산에서 왜 반도체산업 관련 프로그램을 하느냐’고 의문을 갖는 사람이 적잖을 것이다. 부산테크노파크가 2~3년 전부터 수도권에 있는 반도체 강소기업들을 유치해 약 10개 기업이 입주한 상태다. 서서히 반도체 붐이 일어나고 있다. 문제는 기업들이 ‘인재 유치’를 우려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부산 지역에는 반도체 관련 학과를 가진 대학들이 있어 이들 대학이 협력하면 충분히 인재를 양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부산권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의 산파 역할을 한 이임건 부산권 대학 산학협력단장협의회장(동의대 산학협력단장)은 11월 15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협의회장은 부산 지역 대학들과 파워반도체 강소기업들이 힘을 모아 만든 공유대학 커리큘럼에 대해 “반도체 관련 분야의 집합체” “현장 수요 맞춤형” 등으로 평가하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기업과의 협업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커리큘럼이 추가되기도 했다. 패키징 트랙, 반도체 공장 설계 트랙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최윤화 제엠지코㈜ 대표가 산업단장들에게 2시간 가까이 특강하는 등 활발히 소통하며 커리큘럼을 완성했다”고 말했다.

이 협의회장은 이번 공유대학 프로그램이 현 정부에서 강조하는 ‘반도체 인재 양성’ 기조에도 부합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수도권 대학에서 AI(인공지능) 반도체 인재를 양성하고 부산 지역 대학에서 파워반도체 인재 양성을 분담하는 방식으로 가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권 파워반도체 인재양성 공유대학 업무협약에 13개 대학이 참여하기까지는 이 협의회장의 숨은 노력이 컸다. 당초 부산 지역에서는 6개 대학(동명대·동서대·동아대·동의대·부경대·한국해양대)이 2019년 ESI(Economic Social Impact Index) 개선을 위한 공동 세미나 개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협력을 해왔는데 이번에 그 범위가 크게 확대된 것이다.

이 협의회장은 “대학 규모나 국립 또는 사립 여부 등에 따라 처한 상황이 달라 공통된 관심사를 찾기 쉽지 않았는데, 모두 취업·창업 문제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돼 뭉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 동일한 문제의식이 이번 파워반도체 공유대학으로까지 확장됐다는 것이다. 이 협의회장은 “공유대학 프로그램에 우려를 표하는 대학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면서 13개 대학 참여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협의회장은 부산시 지원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부산시에 수료증 발급 등 관련 프로그램을 수료한 학생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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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65호 (p28~30)

부산=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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