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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스피드 빠른 가을, 부드럽게 굴러야 퍼트 고수

[김종석의 인사이드 그린] 퍼트 연습 시 빈 스윙으로 스트로크와 리듬 점검하면 효과

  •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그린 스피드 빠른 가을, 부드럽게 굴러야 퍼트 고수

장갑을 끼고 깃대를 꽂은 채  퍼트하는 박현경. [사진 제공 · KLPGA]

장갑을 끼고 깃대를 꽂은 채 퍼트하는 박현경. [사진 제공 · KLPGA]

11월에 접어들어 골프 시즌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오죽하면 가을에는 빚을 내서라도 골프를 치라고 했을까.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선선한 날씨에 곱게 물들어가는 단풍까지 감상할 수 있어 나온 얘기일 것이다. 코스 상태도 봄여름보다 최적이다. 특히 그린이 단단하고 빨라 퍼트가 스코어의 중요한 열쇠가 되기도 한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에서 4승을 거둔 인기 스타 허인회(35)는 지난해 홀당 평균 퍼트 수 1위(1.71개)에 오른 데 이어 올해도 이 부문에서 선두(1.68개)를 달리고 있다. 그는 “요즘처럼 그린 스피드가 빨라지면 평소보다 템포를 천천히 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골퍼는 스트로크를 할 때 적당한 백스윙 각도에서 중간 정도 세기로 공을 때린다는 느낌을 가지면 퍼트하기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린 스피드 3.05m면 빠른 그린

그린 스피드는 스팀프미터(stimpmeter)라는 알루미늄 막대를 사용해 측정하는데 길이는 약 91㎝(36인치), 넓이는 약 4.4㎝(1.75인치)이고 145도 V자 모형의 홈이 중간에 파여 있다. 막대기 홈에 놓인 공은 20도 각도로 기울이면 저절로 굴러가는데 그 거리를 측정한다. 그린의 평평한 곳에서 3번씩 양쪽 방향으로 총 6번을 측정해 평균을 낸 것이 그린 스피드다.

보통 1.4m(4.5피트)면 느린 그린이고 약 3.05m(10피트)면 빠른 그린으로 통한다. 메이저대회는 약 4.27m(14피트)까지 세팅되기도 해 유리판에 비유되곤 한다. 국내 대회는 3.0~3.4m다. 미국골프협회(USGA)가 1976년 US오픈에서 처음 사용했다.

이신 골프해설위원은 “여름에는 고온다습해 잔디가 탄다는 이유로 짧게 깎기 어렵다. 가을에는 그린 스피드가 2.5에서 2.8까지도 나온다”면서 “해외 선수들은 빠른 그린에서 대부분 그립도 약간 내려서 단단하게 잡고 백 스트로크와 포워드 스트로크가 모두 짧아진다”고 설명했다. 한연희 전 한국 골프대표팀 감독은 “빠른 그린에서는 평소보다 라인을 많이 봐야 한다. 공이 많이 휠 수 있어서다. 때리는 타법이 아니라 굴리는 느낌으로 쳐야 한다”고 말했다.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도레이 오픈에 출전해 퍼트 연습을 하고 있는 허인회. [사진 제공 · 크라우닝]

KPGA 코리안투어 골프존 도레이 오픈에 출전해 퍼트 연습을 하고 있는 허인회. [사진 제공 · 크라우닝]

허인회는 300야드를 넘게 날리는 장타자로 유명하다. 정교한 퍼팅까지 갖춘 데 대해 그는 퍼트 라인을 감안한 핀 공략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이언 샷이 흔들려 온그린 확률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원 퍼트로 홀아웃을 해야 파를 지킬 수 있다 보니 그린을 놓쳤을 때는 핀보다 낮은 쪽으로 철저히 공략해 오르막 퍼트를 남기려는 전술이 성공 확률을 높인 것 같아요.”

그린의 경사 높낮이, 그린 스피드 등 모든 변수를 고려해야 하는 것이 퍼트인 만큼 편안한 일자형 라인을 남겨두는 데 집중한다는 것이다. 그는 “오르막 스트레이트 퍼트가 가장 편하고 그다음은 오르막 훅 라인, 슬라이스 라인 순서다. 가장 까다로운 건 내리막 훅 라인인 만큼 되도록 피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캘러웨이 오디세이 퍼터를 사용하는 허인회는 대회 때마다 자신의 감에 따라 퍼터를 수시로 변경한다. 최근에는 오디세이 ‘White Rize V-Line 5CS’를 쓰고 있으며 ‘O-works silver double wide CS’와 ‘White OG #5CS’ 등도 사용했다. 모델은 달라도 공통적으로 샤프트가 퍼터 헤드 중앙에 장착된 센터 샤프트 제품을 애용한다. 캘러웨이 담당자는 “센터 샤프트 퍼터는 전체적인 무게 중심이 낮아 안정적인 퍼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공 컨트롤이 민감해 예민한 감각을 원하는 골퍼에게 적합한 타입”이라고 설명했다. 어드레스 때 보내고자 하는 방향으로 맞추기가 쉽고, 샤프트와 헤드가 연결되는 부분이 가깝다 보니 타구감도 다른 타입보다 좋다. 다만 컨트롤이 민감해 조금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다. 허인회는 “드라이버나 아이언 퍼팅을 하듯 퍼터 역시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평소 왼쪽으로 당겨지는 실수가 많았는데 센터 퍼터를 쓴 이후로는 직진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심원석 JR 사우스베이 골프 대표는 “빠른 그린에서는 일자형 블레이드 모델에 그립이 작은 퍼터를 쓰면 거리 감각을 잘 느낄 수도 있다”고 말했다.

KLPGA투어 퍼트 고수 박현경, 장갑 끼고 퍼트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에서는 박현경(22)이 퍼트 고수로 유명하다. 박현경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라운드당 평균 퍼트 수 1위(29.5개)에 오른 데 이어 이번 시즌 2위(29.3개)를 달리고 있다. 박현경은 “선수들도 몇 홀은 쳐야 그린 스피드나 딱딱함 등에 적응한다. 아마추어 골퍼도 라운드 전과 초반에 그린 상태를 빨리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린 스피드가 빠른 경우 때리는 퍼트를 하면 공이 많이 굴러가고 홀을 지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부드럽게 밀어주는 퍼트를 해야 성공률이 높아진다. 박현경은 퍼트를 할 때 거리감과 방향성을 높이기 위해 빈 스윙을 강조했다.

“빈 스윙이 공을 많이 치는 것보다 훈련 효과가 높습니다. 연습장에서 무작정 퍼트를 하기보다 공 없이 빈 스윙으로 스트로크와 리듬 등을 점검하면 퍼트가 훨씬 좋아질 겁니다.”

박현경은 특이하게 장갑을 낀 채 퍼트를 한다.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장갑을 벗지 않아서 그런지 맨손으로 그립을 잡을 때보다 장갑을 끼고 퍼트할 때 어드레스가 더 잘 나와요.”

아마추어 골퍼에게도 장갑 퍼트를 권하고 싶은지 물으니 그는 “손과 퍼터가 하나 되는 느낌이 없거나 그립이 손에서 노는 것 같다면 해보라”고 말하며 웃었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서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받는 김주형(20)도 한때 장갑을 끼고 퍼트를 했다. 장갑을 끼면 왼쪽 손목 움직임을 고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9월 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우승한 황정미(23)는 퍼트 거리감에 대해 “항상 같은 크기에 일정한 템포가 중요하다. 메트로놈을 틀어놓고 퍼트 연습을 하면 좋다”면서 “방향성을 잡기 위해선 손목 움직임을 최대한 줄이고 어깨 움직임만으로 스트로크를 하는 느낌으로 연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래드 팩슨이 아침 이슬이 내린 그린에서 퍼트 연습하는 모습. [브래드 팩슨 인스타그램]

브래드 팩슨이 아침 이슬이 내린 그린에서 퍼트 연습하는 모습. [브래드 팩슨 인스타그램]

세계 랭킹 1위에 다시 등극한 로리 매킬로이의 족집게 퍼트 스승으로 유명한 브래드 팩슨은 퍼트 라인을 읽는 데 애를 먹는다면 이른 아침에 연습할 것을 권한다. 이슬이 내린 그린에서 퍼트를 하면 공의 궤적이 확실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퍼트 라인을 시각화할 수도 있어 스트로크 크기에 따른 스피드와 공이 휘어지거나 꺾이는 브레이크 등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팩슨의 설명이다.

공이 굴러간 궤적이 선명히 보인다. [브래드 팩슨 인스타그램]

공이 굴러간 궤적이 선명히 보인다. [브래드 팩슨 인스타그램]

아침 이슬 내린 그린에선 공 궤적 확실히 드러나

2019년 영국왕립골프협회(R&A)와 미국골프협회는 깃대를 꽂은 상태에서 퍼트할 수 있도록 골프 규칙을 개정했다. 플레이 속도를 높이기 위한 의도였다. 새 규칙 도입 초창기에는 깃대를 꽂고 퍼트하는 선수가 많았다. 공이 깃대를 맞고 홀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최근에는 상황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볼 수 있다.

허인회는 “내리막 퍼트일 때는 무조건 깃대를 꽂는다. 오르막일 때는 대부분 빼고 치지만, 강하게 스트로크해야 한다면 깃대에 맞고 들어갈 수도 있기 때문에 꽂고 한다”고 말했다. 조아연(22)과 황정미는 “롱 퍼트는 대부분 꽂아서 하는 편이고 2m 안쪽은 빼고 한다”고 전했다. 코리안투어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달리는 서요섭(26)은 “깃대를 꽂아놓으면 그림자 탓에 시야가 불편할 수 있어 빼고 한다”고 했다. ‘필드의 물리학자’ 브라이슨 디샘보(미국)는 깃대 종류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한다. 카본 섬유로 만든 깃대는 꽂은 상태로, 쇠로 만든 깃대는 공이 크게 튈 가능성이 커 빼놓고 퍼트를 한다.

아마추어 골퍼는 대개 빠른 진행을 위해 깃대를 꽂고 퍼트를 하기 마련이다. 캐디도 일손을 덜고자 깃대를 꽂은 채 퍼트하기를 원하는 눈치다. 하지만 선수들처럼 상황에 따라 다른 선택을 하면 타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300야드 드라이버나, 2m 퍼트나 똑같이 한 타다. 그런데도 아마추어 골퍼는 연습할 때 드라이버는 어깨가 빠질 듯 공을 때리면서, 퍼터는 지루하거나 재미없다는 이유로 멀리 한다. 퍼트 달인이 되려면 연습 말고 다른 왕도가 없다. 게다가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고 하지 않던가.

김종석 부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아일보 스포츠부장을 역임한 골프 전문기자다. 1998년부터 골프를 담당했고 농구,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주요 종목을 두루 취재했다.





주간동아 1363호 (p52~54)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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