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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웹툰 건강한 생태계 조성 앞장서겠다”

부천국제만화축제 주최한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K-웹툰 건강한 생태계 조성 앞장서겠다”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사진 제공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 [사진 제공 ·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지난 2년 동안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재미도 있었지만 축제는 역시 한자리에 모여 함께 호흡하고 즐겨야 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축제를 앞두고 예약을 진행했는데, 과거에는 1000명이던 첫날 방문 예약자 수가 1500명을 기록하더니 계속 늘어났습니다. 누구랄 것도 없이 모두가 마음속에 억눌려 있던 것들을 표현할 기회를 기다렸고, 다시 모임으로써 살아 있음을 느끼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누적 관람객 180만 명. 경기도를 대표하는 문화축제인 제25회 부천국제만화축제가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려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9월 30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0월 3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이번 축제에서는 만화 전시, 만화 마켓, 산학 연계 잡페어, 콘퍼런스, 특강, 참여이벤트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특히 제6회 경기국제코스프레페스티벌이 함께 열려 전 세계 14개국에서 참가한 최강 코스튬 플레이어들의 환상적인 경연이 펼쳐졌다.

2019년 취임 후 행사를 개최하고 3년 만에야 축제의 장을 다시 마련한 신종철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의 감회도 남달랐을 터. 축제 마지막 날인 10월 3일 만난 그의 표정에서는 자부심이 묻어났다. 신 원장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전신인 부천만화정보센터 설립 멤버 출신이기도 하다.

형식 아닌 콘텐츠 보여주고자 했던 축제

3년 만에 대면 축제를 개최한 소감이 어떤가.

“엊그저께 만화인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만화인의 밤’이 열렸는데 인사말을 하면서 마음이 먹먹했다. 다시 뭉치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이 걸릴 줄 몰랐기 때문이다. 그날 행사를 만화 ‘힙합’으로 유명한 김수용 작가가 맡았는데, 그 자리에 세계 메이저 대회 그랜드 슬램을 달성한 세계 최고 비보이 ‘진조크루’도 함께했다. 김수용 작가, 진조크루 모두 우리 축제의 홍보대사였는데 진조크루가 비보이를 시작한 게 만화 ‘힙합’의 영향을 받아서였다. 만화의 영향력도 확인하고 또 모두가 함께해 더욱더 그 자리를 즐길 수 있었다.”



올해 가장 역점을 둔 것은 무엇이었나.

“많은 예산을 들여 유명 연예인을 초대하면 그 팬들이 찾아오니 그 수를 가지고 몇만 명이 다녀갔다고 홍보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방식은 배제했다. 프랑스 서남부에 있는 인구 10만 명의 작은 도시 앙굴렘에서는 해마다 세계 최대 출판만화축제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이 열리는데, 2020년 1월에 갔을 때 개막식에서 한 명이 15분씩 얘기하는데도 참가자들이 서서 끝까지 듣는 모습을 보며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콘텐츠라는 생각을 했다. 그때 ‘우리도 저런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던 기억이 나서 이번에는 LED(발광다이오드) 무대, 홀로그램 그런 거 하지 말고 ‘내용으로 가자’고 결정했다. 또 다양성만화 전시, 전국학생만화공모전 전시 등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지원 사업의 결과물을 축제에 적극 활용했다. 아울러 국제축제에 걸맞게 세계 여러 나라와 국제만화가대회를 함께하고 유럽권의 참여를 위해 노력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만화도시 부천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했다.”

올해 축제는 수요자 중심 축제로도 화제가 됐는데.

“흔히 만화나 웹툰을 얘기할 때 잘나가는 작가들만 떠올리지만 현실은 다르다. 국내 30여 개 만화 관련 학과를 나온 친구들이 모두 작가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작가로 성공하는 이도 몇 안 된다. 그 대신 만화 산업이 커지면서 만화와 관련된 다양한 직업군이 생겨나고 있다. 웹툰 PD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축제 기간 학생들은 자기 만화나 아이디어를 보여줄 수 있고, 기업은 인재를 미리 확보할 수 있도록 비즈니스 미팅을 적극 주선했다. 또 경력 단절 작가들에게도 기업에 자신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피칭쇼 기회를 제공했다. 그런 것들이 과거와는 차별화되면서도 상당히 특색 있게 진행된 부분이다.”

올해 축제 주제 ‘이:세계’는 어떤 의미인가.

“‘이:세계’의 ‘이’(異, e, 理, 利)는 다의적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이(異)세계는 만화적 판타지 장르를 대표하는 주요 키워드다. 즉 만화적 판타지를 극대화한 화려하고도 특별한 경험을 관람객에게 선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또 이(e)세계는 아날로그에서 진화해 인터넷 세상으로 이어지는 디지털 만화 세상을 의미한다. 7080세대가 어린 시절 출판만화를 보며 꿈을 키웠듯이, 현재 MZ세대는 웹툰을 일상 콘텐츠로 소비하며 무궁무진한 상상력의 자양분으로 삼는다. 이처럼 시대를 아우르고 세대를 연결하는 콘텐츠인 만화와 웹툰의 가능성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 현장으로 구현해보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한국적 색채 지니지만 세계인이 공감하는 K-웹툰

축제에 참가한 부천대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축제에 참가한 부천대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보여주고 있다. [뉴시스]

K-웹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한국적 내용과 색깔을 지니지만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갖고 있다. 또한 모바일 환경에서의 사용 패턴을 분석해 편의성에 철저히 맞춘 노력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네이버 등 플랫폼사와 공모전을 통해 우수 작가를 발굴하고 좋은 작품을 해외에 알리기 위해 번역 지원 등 웹툰 창작 지원 사업을 폭넓게 운영하고 있다. 물론 운도 좋았다고 생각한다. 해외 진출 초창기에는 로맨스 판타지 위주로 인기를 모았는데, 코로나19 사태 기간 시장이 커지면서 다양한 콘텐츠가 사랑받게 됐다.”

최근 중점을 두고 운영하는 ‘만화인 헬프데스크’ 사업은?

“웹툰 산업의 비약적 성장 뒤에는 여전히 공정한 만화생태계 조성이라는 화두가 남아 있다. ‘만화인 헬프데스크’는 만화 분야 창작자와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하는 일대일 전문 무료 컨설팅 서비스다. 법률, 세무 및 회계, 노무, 창업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문제 해결을 돕는다. 올해는 ‘찾아가는 만화인 헬프데스크’를 통해 헬프데스크 사업에 대한 홍보 및 교육, 상담 기회를 늘리고자 한다. 또한 저작권 보호를 위한 인식 개선, 올바른 만화 소비문화 정착 캠페인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10월 8일부터 10일까지 부천영상문화단지에서 열리는 ‘2022 튼튼 펫 페스타’에 대해 한 말씀해준다면.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도 2020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코스프레대회-슬기로운 집사생활 공모전’을 진행한 바 있다. 부천이 만화는 물론, 반려동물에 대한 관심도 매우 높은 도시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2022 튼튼 펫 페스타’는 반려인과 반려동물이 함께 넓은 야외 행사장에서 신나게 뛰어놀고 다양한 체험도 할 수 있는 행사로, 우리 또한 캐리커처 부스를 마련해 반려동물과 만화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향후 만화와 반려동물이 어우러지는 좋은 기회가 있기를 희망한다.”





주간동아 1359호 (p62~63)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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