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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인원 풍년 맞은 여자프로골프

[김종석의 인사이드 그린] 이제영 홀인원으로 종전 시즌 최다 28개 타이기록

  •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홀인원 풍년 맞은 여자프로골프

이제영이 9월 3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홀인원을 작성한 뒤 부상으로 받은 벤츠 승용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이제영이 9월 3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홀인원을 작성한 뒤 부상으로 받은 벤츠 승용차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 · KLPGA]

2022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투어가 홀인원 풍년을 맞았다. 시즌 종료까지 두 달 가까이 남은 상황인데 일찌감치 역대 단일 시즌 최다 홀인원 타이기록이 나왔다.

이제영(21)은 9월 30일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파72)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홀인원을 작성했다. 180야드의 16번 홀(파3)에서 4번 유틸리티로 티샷한 공이 홀로 빨려 들어갔다. KLPGA투어에 따르면 이제영의 이 홀인원은 이번 시즌 28번째로 2017년 달성된 종전 시즌 최다 기록(총 28개)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제영의 홀인원은 ‘시즌 29호’ 최다 기록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윤이나가 6월 DB그룹 한국여자오픈 1라운드에서 작성한 홀인원이 말소되면서 ‘28호’가 됐다. 윤이나는 오구 플레이로 실격 처리되면서 홀인원 기록도 지워졌다.

2020년 KLPGA투어에 데뷔한 이제영이 공식 대회에서 홀인원을 낚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홀인원 부상으로 1억3890만 원 상당의 고급 승용차 벤츠 EQ350을 챙겼다. 차량 가격은 아제영이 올해 벌어들인 상금 약 6128만 원의 2배가 넘는다. 통산 상금(약 1억3297만 원)과 맞먹을 정도. 이제영은 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 스코어를 적어 공동 28위로 마쳤고 상금 1245만 원을 받았다. 상금의 10배 이상을 부상으로 챙긴 것이다.

홀인원 부상으로 1억3890만 원 벤츠 승용차

이제영은 “햇빛 때문에 컵이 잘 보이지 않았지만 티샷이 핀으로 가기에 잘 붙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핀 쪽에서 들어갔다고 소리쳐줘 그때 홀인원이라는 걸 알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벤츠 차량에 대해서는 “부모님과 상의해봐야겠지만 그래도 내가 타고 싶다”며 웃었다. 이날 10번 홀에서 출발한 이제영은 마지막 9번 홀(파50)에서 샷 이글을 뽑아내 극적으로 컷 통과에 성공했다. 77.6야드를 남기고 58도 웨지로 서드 샷을 컵에 넣었다. 홀인원이 없었다면 예선 탈락으로 보따리를 쌀 뻔했으니 이래저래 기억에 남을 짜릿한 손맛이 됐다.



윤화영과 권서연은 올해 2차례 홀인원을 해 주위의 부러움을 샀으나 부상에서는 희비가 엇갈렸다. 윤화영은 7월 경기 파주 서원밸리CC에서 열린 대보 하우스디 오픈 2라운드 8번 홀에서 홀인원을 작성해 푸조 메트로폴리스 4001 모터사이클 1대를 받았다. 9월에는 박세리인비테이셔널 2라운드 3번 홀에서 홀인원을 추가해 현금 500만 원을 보탰다. 권서연은 4월 메디힐 한국일보 챔피언십과 9월 OK금융그룹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2차례 홀인원을 작성했다. 하지만 해당 홀에는 두 번 모두 부상이 없었다.

골프 대회에서 홀인원을 한다고 항상 부상이 따르는 건 아니다. 보통 4개의 파3 홀 가운데 일부 홀에만 부상이 지정된다. 상품이 없는 홀에서 홀인원을 하면 꽃다발을 주거나 대회 주최 측에서 별도의 기념품으로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기도 한다.

홀인원 상품은 최초 기록자에게만 제공된다. 2020년 KLPGA 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김초희는 17번 홀 홀인원으로 6000만 원 상당의 기아 자동차 K9을 받았다. 이 대회 3라운드에서 유해란과 4라운드에서 김리안도 같은 홀에서 홀인원을 했지만 김초희가 상품을 먼저 받아갔기에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다.

홀인원 상품은 주최자나 스폰서, 지역 등에 따라 다양하다. 그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자동차다. 고급 외제 승용차가 단골 품목이다. 올해도 KLPGA투어에서 홀인원 부상을 받은 22명 가운데 7명이 자동차 열쇠를 챙겼다. 최근 친환경 바람을 타고 전기차가 늘고 있다. 지난해 신인왕 송가은은 한국여자오픈 2라운드에서 투어 첫 홀인원을 해 1억 원 상당의 아우디 e트론 전기차를 받았다. 송가은은 “우승 선물로 아버지에게 차를 선물해드리려 했는데 아직 출고가 안 됐다. 홀인원 부상을 드려야겠다”며 웃었다. 2019년 MY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받은 벤츠 차량을 타고 다녔던 최가람은 올해 9월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에서 홀인원을 한 뒤 다시 토레스 차량을 받아 시선을 끌었다. 골프채와 침대, 시계, 목걸이 등도 부상으로 자주 걸리는 품목이다.

이색 홀인원 상품도 주목받는다. 한화클래식에서 홀인원을 한 유서연은 2000만 원 상당의 한화생명연금보험에 가입했다. 홍정민은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에서 홀인원을 한 뒤 리솜리조트 10년 숙박권(4000만 원 상당)을 받았다. 안선주는 맥콜 모나파크 오픈에서 홀인원으로 저주파 운동기구 마요미러를 장만했다.

정예나는 2016년 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 1라운드 13번 홀(파3·174야드)에서 홀인원을 해 문영그룹이 서울 구로구에 분양 중인 1억3000만 원 상당의 33m²형 오피스텔 한 채를 부상으로 받았다. 강원 횡성군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홀인원 부상으로 이 지역 특산물인 한우 한 마리가 나왔다. 해당 홀 티박스 옆에 외양간을 만들어 소 한 마리를 놓기도 했다. 당시 홀인원 주인공은 나오지 않았다. 만약 누군가 했다면 소 한 마리를 가져갔을까. 그건 아니었다. 운반과 도축 등이 쉽지 않아 소 한 마리 가격에 상응하는 1000만 원을 주기로 했다. 중국에서 열린 차이나 레이디스 오픈에서 홀인원을 한 임지나는 자신의 몸무게에 해당하는 고량주 70병을 받았다.

서연정은 ‘벤틀리 소녀’로 불린 적이 있다. 고교생 아마추어 국가대표 시절인 2012년 한화금융클래식에 출전했다가 2억7700만 원짜리 고급 외제 승용차 벤틀리(컨티넨탈 플라잉스퍼)가 걸린 홀에서 덜컥 홀인원을 했다. 우승 상금 3억 원이 부럽지 않은 대박 부상이었다. 2012년 골프 규칙 변경으로 아마추어도 상금 또는 상품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대회 규정상 여전히 아마추어는 상금(상품)을 수령할 수 없어 논란이 됐다. 결국 서연정이 아마추어 정신을 지키겠다며 상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해 ‘벤틀리 공방’이 마무리됐다.

KLPGA투어 간판스타 박성현은 학창 시절 ‘박카스’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가 현일중 2학년 때인 2007년 제주 오라CC에서 열린 박카스배 전국시도학생골프대회에서 홀인원을 한 뒤 부상으로 박카스 2000병을 받아 전교생에 돌렸기 때문. KLPGA투어 1호 홀인원은 한명현이 1980년 부산오픈에서 기록했는데 부상은 현금 50만 원이었다.

프로선수 홀인원 확률 0.04%

홀인원 부상으로 오피스텔을 받은 정예나. [동아DB]

홀인원 부상으로 오피스텔을 받은 정예나. [동아DB]

프로선수의 홀인원 확률은 2500분의 1(0.04%)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골프장의 파3 홀이 4개인 점을 감안해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한 선수가 625라운드에 한 번꼴로 홀인원을 할 수 있다. 한 해에 20~25개 대회에 나선다고 하면 10년가량 꼬박 뛰어야 한 번 기대할 만하다. KLPGA투어에서 최다 홀인원 기록 보유자는 양수진(5회)이다. 공동 2위는 김리안, 안송이, 정일미, 최유림으로 양수진과는 1개 차.

아마추어 골퍼의 홀인원 확률은 0.008%로 알려졌다. 매주 한 번 라운드를 한다고 했을 때 57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최근 엿새 사이에 홀인원 2개를 했다는 골퍼가 홀인원 보험금을 노린 사기 혐의로 수사선상에 오른 데는 다 이유가 있어 보인다. 수도권의 한 골프장 오너는 홀인원을 못 해본 갈증이 너무 심해 자신이 소유한 골프장 파3 홀에서 티샷을 수백 번 시도했는데도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고 한다.

대한골프협회가 2010년부터 2022년 9월 30일까지 집계한 회원사 골프장 홀인원 현황을 보면 경기 용인 아시아나CC(36홀)는 1232건의 홀인원으로 1위에 올랐다. 2위는 경기 양주시 레이크우드CC(36홀)로 1029건. 용인시에 있는 코리아CC(998건), 88CC(945건), 플라자CC(938건)가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의 내셔널 홀인원 등록협회는 홀인원과 관련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이 협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3500라운드에 한 번꼴로 홀인원이 나왔다. 홀인원을 기록한 골퍼의 평균 핸디캡은 14였으며, 50세 이상이 60%를 차지했다. 홀인원에 가장 많이 사용된 클럽은 7번 아이언과 8번 아이언으로 각각 15%였다. 그다음은 9번 아이언으로 12%. 홀인원이 나온 홀의 평균 거리는 147야드로 측정됐다. 홀인원 골퍼의 45%는 타이틀리스트 공을 썼다.

홀인원을 하면 보통 3년 동안 재수가 좋다는 말을 한다. 파3 홀에 오르면 한 번쯤 홀인원을 낚는 기분 좋은 상상을 한다. ‘네버 업, 네버 인’이라고 했나. 일단 홀을 지나가야 들어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먼저 여유 있는 클럽으로 가볍게 티샷을 하라고 권한다. 행운을 향한 첫 단추가 거기에 있다.

김종석 부장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동아일보 스포츠부장을 역임한 골프 전문기자다. 1998년부터 골프를 담당했고 농구, 야구, 테니스, 배드민턴 등 주요 종목을 두루 취재했다.





주간동아 1359호 (p59~61)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 (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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