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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콘의 설득력 있는 진일보

[미묘의 케이팝 내비] 신곡 ‘너라는 이유’에서 새로운 사운드 모색

  •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아이콘의 설득력 있는 진일보

신곡 ’너라는 이유 (BUT YOU)’로 컴백한 아이콘. [아이콘 인스타그램]

신곡 ’너라는 이유 (BUT YOU)’로 컴백한 아이콘. [아이콘 인스타그램]

아이콘(iKON)의 신곡 ’너라는 이유(BUT YOU)’는 신시사이저 특유의 질감이 생생하게 살아 있는 관악기 톤이 기계적으로 정확한 펼침화음을 연주하고, 육중한 드럼이 무정하게 리듬을 짚는다. 1980년대 신스팝(Synth Pop) 리바이벌인 신스웨이브(Synthwave)의 흐름에 위치한 사운드다. 어둑하면서도 화려하고 패셔너블한 느낌을 연출하기에 좋은 장르다. 지난봄 Mnet 서바이벌프로그램 ‘킹덤: 레전더리 워’ 출연을 제외하면 1년 2개월 만의 컴백이니 많은 것이 달라졌겠으나, 이 6인조 보이그룹의 전작과는 다소 차이가 느껴진다.

‘너라는 이유’는 2절 뒤에 래퍼 바비가 등장한다. 2절까지 부른 뒤 랩 파트가 분위기를 전환하고 원곡으로 돌아가는 케이팝의 고전적 형태를 취하는가 싶지만 짧은 눈속임이다. 멜로디로 구성된 브리지가 보컬 멤버들을 충실히 활용한다. 바비는 그 대신 2절에서 특유의 탄력적인 리듬감을 듬뿍 담아 존재감을 발휘한다. 래퍼 한 명과 보컬 다섯 명이라는 멤버 구성이 역할과 구역으로 구분되기보다 유기적인 일체감을 갖도록 안배한 듯하다. 또한 케이팝식 랩의 활용이 등장하기 이전에 팝송 형태로 등장하던 신스팝의 기조에도 이처럼 랩이 곡의 구조와 맥락을 뒤흔들지 않고 내부로 녹아드는 형태가 더 제격이다.

한 걸음 발전한 음악적 색채

궁금해지는 건 역시 장르적 선택이다. 아이콘은 YG엔터테인먼트에서 데뷔 과정을 함께 진행한 위너(WINNER)와 대구를 이루는 구석이 있다. 위너가 여유롭고 ‘잘나가는’ 남자 이미지를 보여준다면, 아이콘은 진솔한 인간미를 표현하는 그룹이었다. 데뷔 선공개곡 ‘취향저격’부터 이들의 곡은 비교적 심플한 편성과 다소 거친 질감으로 날것의 향취를 간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이번 곡은 신스웨이브의 인공조명 반짝이는 공기감부터가 아이콘에게서 흔히 떠올릴 만한 게 아닐 수 있다. 다만 전자악기 질감에도 편성은 비교적 간결한 점이나, 일정한 속도감으로 우직한 기계처럼 밀어붙이는 신스웨이브 특유의 스타일은 아이콘에게 새로운 얼굴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그간 아이콘의 정서적 표현이 감정 이야기를 터놓을 줄 아는 친구 같은 인물이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사랑을 했다’를 시작으로 ‘I’M OK’ 등 일련의 곡이 보여준 인물상은 매우 특징적이다. 사랑과 이별 앞에 선 감정을 늘 조금 커다랗게 부풀려, 말하자면 허세를 곁들여 이야기하는 20대 남성이다. 이런 인물이 이별에 대해 ‘죽겠다’고 몸부림치기도 하고 ‘별 일 아니다’라고 태연한 척하기도 하는 건 모순이 아니다. 혈기 넘치는 20대 허세남의 세계에서는 두 극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공존하기 때문이다. 아이콘이 놀라웠던 건 우선 현실의 인물상을 포착해 사실주의적이면서도 낭만화된 버전으로 표현해내서다. 또한 그런 허세를 드러내는 것마저 진솔함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 YG에서 표현되는 허세 섞인 진솔남 캐릭터는 분명 아이콘이 완성한 것이다.

아이콘은 팀 정체성에 배인 정서의 색채를 진지하게 고찰해 그것에 결합할 수 있는 새로운 사운드를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 그것이 당장 차트 성적으로 크게 보상받은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진중한 자기탐구와 설득력 있는 진일보는 아티스트의 다음 걸음에 좋은 디딤돌이 되는 법이다. 사실 이 영롱하고 단단하지만 촉촉한 노래는 좀 더 시간을 두고 즐겨도 될 법한 좋은 곡이기도 하다.







주간동아 1340호 (p63~63)

미묘 대중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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