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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하지만 없으면 불편한 ‘공기’ 같은 플랫폼 기업에 주목해야”

전래훈 하나금융투자 강남파이낸스WM센터 부장… 위드 코로나 시대 해외주식 투자법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익숙하지만 없으면 불편한 ‘공기’ 같은 플랫폼 기업에 주목해야”

전래훈 하나금융투자 강남파이낸스WM센터 부장. [사진 제공 · 전래훈 ]

전래훈 하나금융투자 강남파이낸스WM센터 부장. [사진 제공 · 전래훈 ]

고수들이야 원래도 잘 벌었지만, 초보자도 주식으로 돈을 쉽게 불릴 수 있는 시기가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좀 다르다. 국내 장에서 돈 벌기도 쉽지 않지만, 해외 장은 더한 상황. ‘서학개미’도 넣어둔 돈을 지금 빼는 게 맞을지, 장기적 관점에서 ‘물 타는’ 게 맞을지 고민이 많다. 해외주식 전문가로부터 그 답을 들어보기로 했다.

전래훈 하나금융투자 강남파이낸스WM센터 부장은 인기 경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를 즐겨 봤다면 낯익은 전문가다.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월스트리트 모닝브리핑’ ‘글로벌라이브’ 방송으로 노하우를 전하는 그는 10년 넘게 해외주식에 집중해온 해외주식 특화 PB(Private Banker)다. 첫 직장 우리투자증권에서 해외주식부로 발령받으며 전문가로서 첫걸음을 디딘 그는 이후 KB증권에서 해외주식 전문 PB, 본사 해외주식 컨설팅 팀장 등을 역임했다. 2020년부터 하나금융투자에서 자산가를 대상으로 PB로 일하고 있다. ‘위드코로나 시대 돈 버는 해외주식’(길위의책)의 공동 저자인 그를 서면 인터뷰했다.

투자 전, 반드시 알아야 할 것

이번 책이 2020년 출간한 책(‘슈퍼리치는 해외주식에 투자한다’)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지난 책이 해외주식을 잘 모르는 초보도 알기 쉬운 내용과 자산가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슈퍼리치들의 투자 사례를 함께 다뤘다면, 이번 책은 코로나19가 일상처럼 익숙해진 시점에 이전과 많이 달라진 투자 흐름을 짚어보자는 취지로 유나무 마스턴투자운용 이사와 함께 집필했습니다.”

10년 넘게 해외주식 외길을 걸었는데, 처음 관심을 둔 계기가 있었나요.

“우연한 계기였습니다. 첫 직장인 우리투자증권 개포지점에서 PB 생활을 시작했는데, 해당 지점이 폐쇄되면서 1년이 채 안 된 2012년 본사 해외주식부로 옮기게 됐거든요. 그전까지는 해외주식이 존재하는지도 몰랐을 정도였고, 당시에는 신설 비즈니스라 증권사에서도 비중이 크지 않아 직장인으로서 설움도 많았고 시행착오도 겪었습니다. 그런데 일하다 보니 글로벌 1등 기업들의 위상과 비즈니스를 이해할 수 있었고, 그때부터 글로벌 시가총액 중 비중 2% 미만인 한국주식보다 더 넓은 98% 시장을 공부해 전문가가 되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레드오션이 되기 전에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죠.”

해외주식 투자 전 반드시 살펴봐야 할 것이 있다면요.

“먼저 자신의 투자성향과 스타일, 기간 등을 잘 파악해야 합니다. 자신의 투자성향이 공격투자형인지 중립투자형인지를 파악하고 투자하려는 기간과 성장주, 가치주, 인덱스 어디에 더 중점을 두고 투자할지도 살펴봐야겠죠.



두 번째는 환율입니다. 해외주식은 직접투자를 하는 것이기에 해당 국가 환으로 환전한 후 투자하는데, 여기서 이익이 날 수도 있지만 손실이 날 수도 있어 유념하면서 투자해야 합니다. 참고로 자산가들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달러 또는 외화 등을 일정 비중으로 늘 보유하고 가는 편입니다. 한국 증시에 리스크가 생겼을 때 안전자산인 달러 가격이 원화 기준으로 상승하면서 헤지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는 세금입니다. 해외주식은 1년 동안 거래해 확정된 양도차익이 250만 원 이상이면 차익의 22%를 그다음 해 5월 자진 신고, 자진 납부하는 형태입니다. 22%라는 세금이 다소 높다고 느껴질 수 있으니 이 부분을 유념해야 합니다. 그러나 해외주식 양도소득세는 ‘분류과세’이기에 금융소득종합과세와는 별개로 구분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건물 임대소득, 이자소득이 있다고 해도 이 소득들과 합산되지 않는 메리트가 있는 거죠. 물론 배당금은 배당소득으로 금융소득종합과세에 합산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해외주식은 시간이나 언어 장벽 때문에 국내주식보다 어렵다고 여기는 이가 많은데, 어떤 식으로 접근하면 ‘성투’할 수 있을까요.

“제가 10년째 듣는 질문으로,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관심 있는 종목명을 검색하면 재무제표나 주가 차트, 최근 기업 뉴스 등을 쉽게 찾을 수 있고, 국내 증권사들도 해외주식 한글 리포트를 많이 커버하기 시작했습니다. 증권사 유튜브만 들어가 봐도 해외주식 정보가 많이 늘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정보를 더 얻고 싶다면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 Yahoo Finance, Google Finance, CNBC 등 미국 현지 금융 애플리케이션(앱)이나 사이트를 수시로 찾아보면 많은 정보가 나옵니다. 이제 정보가 없어 해외주식 투자가 어렵다는 말은 하기 어렵게 됐죠.”

해외주식 투자 시 달걀을 얼마나 나눠 담는 게 좋을까요.

“정답은 없습니다만, 분산하는 종목이 수십 개까지 늘어나면 리스크는 줄어들 수 있어도 그만큼 기대 수익률을 충족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겁니다. 만약 5~10개 종목으로 압축해야 한다면 여러 번에 나눠 시장이 하락할 때마다 분할매수하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종목 선정에 자신 없거나 피곤함을 느끼기 싫다면 미국 S&P500 지수나 나스닥 지수 등 인덱스 ETF(상장지수펀드)를 분할로 사 모으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겁니다.”

무조건 각 분야 1등 종목을 고르면 투자 실패가 없을까요.

“이 역시 정답은 없습니다. 영원한 1등은 없다는 말이 있듯, 1등 기업을 믿고 투자했는데 언제든 2등 기업이 치고 올라올 수도 있고, 중국처럼 갑자기 정부가 나서서 1등 기업을 규제해 산업 순위가 바뀌는 일도 생길 수 있습니다. 어떤 종목이든 사놓고 너무 무관심해서는 안 됩니다. 늘 기업 뉴스를 살피고 경제적 해자(Economic Moats: 워런 버핏이 처음 경제학에서 사용한 용어로 독점력을 가지고 경쟁자들이 함부로 넘볼 수 없는 기술과 특허, 브랜드 등을 보유한 기업을 의미)가 유지되는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현금 풍부한 기업에 투자

플랫폼 기업은 업황을 타는 경우가 드물어 투자 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GettyImages]

플랫폼 기업은 업황을 타는 경우가 드물어 투자 시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GettyImages]

전 PB의 투자 원칙은 “경제적 해자 기업에 투자하고 꿈을 먹고사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그는 “연준의 최저금리 및 역대급 유동성 공급으로 유동성 장세가 펼쳐지면서 드라마틱한 랠리가 이어진 지난 2년이었다. 이러한 역대급 유동성 장세에서는 PDR(Price Dream Ratio)로 불리는 소위 ‘꿈을 먹고사는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다. 마치 닷컴버블 때처럼 새로운 미래 산업을 한다는 뉴스만 나오면 적자여도 주가가 마구 오르는 것”이라며 말을 이었다.

“아마존, 구글, 애플도 과거 태생 시기에는 꿈을 먹고사는 기업으로 돈을 못 벌고 적자일 때가 있었습니다. 여러 해가 지나면서 흑자 전환하고 현금흐름이 풍부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해 지금까지 왔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죠. 현재 꿈을 먹고사는 기업들은 금리가 올라가는 환경에서는 철저히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해자 기업이면서 동시에 풍부한 현금흐름을 가진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맞는 시기입니다.”

코로나19로 역대급 유동성을 보인 지난 2년과 같지 않은 현재 장에선 미국 대형주들이 좋은 투자처인가요.

“대형주라고 무조건 좋은 투자처는 아닙니다. 메타플랫폼스(페이스북), 넷플릭스 같은 대형주가 최근 금리가 상승하고 실적 면에서도 성장 둔화 움직임이 나타나 힘든 시기를 겪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형주 중에서도 매출 및 이익 성장률이 꾸준하면서 현금 보유가 많고, 인플레이션에서도 마진율 훼손이 적으며, 자사주 매입 또는 배당 확대를 하면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는 기업들이 금리상승기에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 같은 변수가 있을 때 그나마 안전한 투자처가 있을까요.

“직관적으로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건 원유 관련 투자나 방산 관련 섹터겠지만, 이마저도 잠깐의 테마성일 수 있고 단기적 모멘텀이기에 개인투자자가 적당한 시점에 진입하고 나오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브랜드 가치가 높고, 인플레이션 대응이 가능하며, 몇십 년째 꾸준한 배당 성장을 보인 배당성장주에 투자하는 것이 대안일 수 있다고 봅니다. 아니면 이처럼 예상치 못하고 통제 불가능한 전쟁 같은 이슈가 발생했을 때는 현금 비중 조절을 통해 대응하는 편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서학개미 사이에서 TQQQ와 같이 레버리지에 올인하는 투자법이 유행했는데, 이에 대한 전문가의 생각이 궁금해요.

“정답은 없지만 좋은 측면만 본다면, 증시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구간에서는 TQQQ가 매일 복리로 수익이 누적돼 수익률 극대화를 이룰 수 있어 좋습니다. 그러나 안 좋을 때를 생각해보면 리스크도 큽니다. 기본적으로 3배 레버리지 ETF 자산군은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레버리지 ETF의 복리 효과를 개인투자자들이 간과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1월 1일 TQQQ 1주를 100달러에 매수했는데 운이 좋아 사자마자 10% 상승하고 다음 날인 2일 TQQQ가 10% 하락했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럼 10% 오르고 10% 내렸으니 자산평가액은 원금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1월 1일 종가 기준으로 10% 오른 평가액은 110달러입니다. 2일 110달러에서 그대로 10% 하락했으니 자산평가액은 99달러가 된 거죠. 이처럼 하루 오르고 하루 내리는 박스권에서 몇 달간 장세가 이어졌다면 손실은 매일 누적됐을 겁니다.
미국 현지에서도 레버리지 인버스 ETF는 전문가들을 위한 자산군이며 매일매일 수익률을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단기트레이딩용으로 봐야지 장기투자용으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유의사항에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기대수익이 낮아지더라도 QQQ 같은 1배 인덱스로 접근하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플랫폼 기업의 독점력 활용

전래훈 부장이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해외주식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삼프로TV 유튜브 캡처]

전래훈 부장이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에 출연해 해외주식 노하우를 전하고 있다. [삼프로TV 유튜브 캡처]

전 PB는 수많은 자산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한다. 그들의 포트폴리오에는 어떤 기업이 담겼을까. 그는 “특정 기업을 말하기는 어렵지만 미국 대표 테크기업들, 그리고 브랜드 가치가 높거나 소비재로 유명한 대표 기업들 위주라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위드 코로나 시대 투자자들이 주목하면 좋을 기업으로는 플랫폼 기업을 꼽았다.

플랫폼 기업에 주목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살아가면서 의식은 하지 않지만 ‘공기’가 없으면 살 수 없습니다. 플랫폼 기업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늘 익숙하게 일상에서 사용하고, 너무 익숙해서 쓰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잠깐이라도 없으면 삶이 불편해집니다. 게다가 업황을 타는 경우도 드뭅니다.

예를 들어 한국 반도체 및 조선 산업은 어느 구간이 업황 사이클상 고점인지, 저점인지 개인투자자가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러나 플랫폼 기업의 서비스는 호황이건, 불황이건 자신도 모르게 쓰고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 개인투자자의 투자 시행착오를 줄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플랫폼 기업이 가진 강력한 독점력과 고객 기반은 1등을 오래 유지하는 데 힘이 되고, 이는 주주로서 큰 메리트입니다. 자사주 매입과 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에 힘쓴다는 것도 장점이죠. 참고로 애플 같은 기업은 자사주 매입과 배당에 1년에 약 100조 원을 쓰고 있습니다.”

앞으로 목표는 무엇인가요.

“올해는 변동성이 커진 미국 증시를 겪으면서 최대한 고객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꾸준한 방송 출연과 저서 집필로 많은 분을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려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대표 해외주식 전문 PB라는 말보다 늘 잃지 않고 꾸준히 시장 이상의 안정적인 수익률로 보답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주식 투자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해외주식도 결국 주식입니다. 투자한 기업이 어떤 경쟁력을 지니는지, 그 경쟁력이 3개월마다 발표되는 실적에서 잘 유지되고 있는지,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증대 같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고 있는지 등을 보며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특정 기업에 올인하기보다 어느 정도 분산하되 한 번에 다 사지 말고, 기관투자자들이 하듯이 여러 날에 나눠서 하락 시마다 조금씩 매입한다는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타이밍에 대한 고민을 줄일 수 있을 겁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35호 (p34~36)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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