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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점화된 검수완박… OECD 77% 검사 수사권 법률 규정

尹, 한동훈 지명해 맞불… 상설 특검 발동 거론도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재점화된 검수완박… OECD 77% 검사 수사권 법률 규정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뉴스1]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뉴스1]

“(검수완박) 법안이 추진되면 범죄자는 만세를 부를 것이고, 범죄 피해자와 국민은 호소할 데가 없을 것.”(김오수 검찰총장)

“지금 검찰은 집단행동이 아니라, 검찰 선진화에 대한 시대 목소리가 왜 높아졌는지 자성부터 하는 것이 순서.”(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검수완박에 대해서는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법조인과 학계, 언론 등이 전례 없이 한목소리로 반대.”(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與, 검수완박 당론 채택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새 국면을 맞았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이 검수완박 법안 입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월 13일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맞불을 놓은 모양새가 펼쳐졌다. 김오수 검찰총장 역시 이날 검수완박 저지를 위해 문재인 대통령에 면담을 요청했다.

검수완박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에 한해 남아 있는 검찰 직접수사권의 법적 근거를 없애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추윤갈등’이 정점에 다다르던 2020년 말 검수완박을 추진했으나, 윤 총장 사퇴로 흐지부지됐다. 하지만 대선 패배 후 당내 위기의식이 커지면서 검수완박이 재점화됐다. 민주당은 4월 12일 국회 본청에서 위원총회를 열고 검수완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이를 구체화할 전망이다. 검찰의 수사·기소권을 분리하는 한편, ‘한국판 FBI’(미국 연방수사국) 형태의 국가수사기관을 신설하는 방향이다. 민주당은 윤 당선인의 취임 전인 4월 임시국회 회기 중으로 법안을 처리할 계획이다. 윤당선인의 법률안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심산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등을 통해 민주당의 독자 추진을 저지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검수완박을 강변하지만 현실은 이와 다르다. 김성룡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017년 발표한 논문 ‘헌법상 영장청구권 검사전속 규정의 현대적 의미와 검찰개혁을 위한 올바른 개헌방향’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77%(27개국)가 헌법이나 법률에 검사 수사권을 규정했다. 유럽평의회 산하 ‘효과적 사법을 위한 유럽위원회(CEPEJ)’가 2018년 발표한 ‘유럽 사법체계 평가 보고서’에서도 47개 회원국 중 32개국(68%)에서 검찰이 직접 수사를 진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진국 대다수가 검찰 수사권을 법률로 보장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주장에 반대되는 사례가 연이어 발견되면서 검수완박 추진 의도를 두고 거듭 말이 나오는 형국이다. 특히 민주당 황운하 의원이 4월 5일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A4 2쪽 분량의 편지 내용이 알려져 논란이 증폭됐다. 황 의원은 편지에서 “기존 검찰 수사 영역인 6대 범죄는 불요불급한 수사가 많고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축소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에서 수사 기능을 분리해내면 검찰이 가진 6대 범죄 수사권이 어디로 가느냐. 정확하게 말하면 어디로 가는 게 아니고 그냥 증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사 역량이 감소해 득을 보는 것은 범죄자뿐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의힘 박형수 원내대변인은 4월 12일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상임고문을 지키기 위한 방탄법안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며 “대장동 게이트,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울산시장 선거 개입, 법인카드 횡령을 영원히 덮고 범죄자가 판치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인선 핵심 변수

대선 기간 ‘이재명의 민주당’이 완성되면서 검수완박에 박차가 가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이 지난 대선에서 이 상임고문을 후보로 내세워 패배한 가운데, 차기 정부에서 이 상임고문 관련 각종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당 차원에서 치명적인 피해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상임고문이 대선을 통해 ‘당의 얼굴’로 자리매김하며 당과 운명공동체가 됐다는 것이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문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 등이 마무리되면서 ‘검찰개혁이 완성됐다’고 이야기한 만큼 민주당이 다른 이유로 검수완박을 주장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 대통령과 이 상임고문을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검찰 수사가 2024년 총선에 미치는 영향 역시 고려한 판단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당초 검수완박은 민주당 내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가 주도했다. 과거에는 당내에서도 속도 조절론, 신중론 등 검수완박에 대한 다양한 이견이 있었지만 대선 패배 후 ‘만장일치’로 당론으로 채택됐다. 민주당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역시 4월 12일 “실리를 잃을까 걱정된다”면서 반대 의사를 피력했으나, 하루만에 “당론을 존중한다”며 물러섰다.

일각에서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선을 변수로 꼽는다. 법무부 장관은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필요 시 직권으로 상설특검을 발동할 수 있다. “장관 직권 특검을 통해 대장동 개발 사업 특혜 의혹 등 여러 수사의 활로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한 후보자는 이에 대해 4월 13일 “상설특검은 제도화된 문제에 어떤 권한을 행사할까 하는 문제인데, 구체적 사안에 대해 어떻게 하겠다고 미리 말씀드리는 것은 경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주간동아 1335호 (p4~5)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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