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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숨죽인 전경련, 재계 맏형 위상 회복할까

윤석열 당선인과 경제단체장 첫 오찬 주도… 4대 그룹 재가입 숙제

  •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5년 숨죽인 전경련, 재계 맏형 위상 회복할까

3월 21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6단체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동아DB]

3월 21일 열린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경제6단체장 오찬 간담회에 참석한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왼쪽)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동아DB]

국정농단 사태를 겪으면서 한때 존폐 위기에까지 내몰렸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 3월 21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인수위) 사무실에서 경제6단체장과 첫 도시락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을 비롯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이 참석했다. 지난 5년간 정부 공식 행사에서 소외됐던 전경련이 간담회에 초청받으면서 ‘전경련 부활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이번 오찬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인수위가 가장 먼저 전경련 측에 연락해 경제단체장들과 일정 조율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경련이 다른 경제단체들에 연락을 돌렸고, 이 과정에서 일부 경제단체가 불편함을 내비치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역대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전 경제단체장들을 만나 향후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하며 의견을 수렴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당선 닷새 만에 경제5단체(전경련, 한국무역협회,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회동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은 ‘친기업’을 내세우며 전경련을 처음 찾았다. ‘중소기업 대통령’을 표방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중앙회와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했다. 윤 당선인은 ‘민간 주도 경제성장’을 경제 정책 기조로 제시했는데, 첫 재계 회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전경련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인수위가 전경련을 국내 경제단체 맏형으로 인정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적폐’로 낙인찍혀 5년간 유령단체 취급

전경련은 1961년 삼성그룹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이 일본 게이단렌(經團連: 일본경제단체연합회)을 참고해 국내 대기업들을 모아 만든 민간 종합경제단체다. 한국경제인협회에서 출발해 1963년 사단법인으로 전환했고, 1968년 현 이름으로 개칭했다. 50년 넘게 명실상부한 한국 경제계 맏형이자 중심으로 통했다. 2016년까지 회원사가 600개를 넘었을 정도다.

그러다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면서 위상이 급격히 추락했다. 당시 전경련이 사단법인 미르와 K스포츠재단의 모금책 구실을 하며 정경유착을 주도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해체 위기를 맞은 것이다. 특히 재계를 대표하는 4대 그룹인 삼성·LG·현대차·SK가 회원사에서 탈퇴하고, 회원사가 450여 개로 줄면서 재계를 대표하는 상징성도 퇴색됐다. 재계 입지가 좁아지면서 임직원 수도 200명에서 80명으로 줄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경제단체장 간담회와 해외 순방 등 정부 주도 행사에서 번번이 배제되며 미운 오리 새끼 취급을 받았다. 정부는 전경련 대신 대한상의에 힘을 실어줬고, 2021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임되면서 재계 맏형으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첫 경제단체 회동 참석을 계기로 전경련의 예전 위상이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민간 경제외교 지원군 역할 기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 당선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 제공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열린 경제6단체장과 오찬 간담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윤 당선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사진 제공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에서 전경련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전경련은 과거 경제계 목소리를 대변하며 여러 정책을 제안하는 민간 소통 창구 역할을 충실히 해왔다.

전경련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와는 코워크(co-work)가 원활하지 않아 한계가 있었으나, 차기 정부와는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며 유용한 정책과 아이디어 제안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전경련은 세계 31개국과 민간 외교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경제자문기구인 BIAC(Business and Industry Advisory Committee), 미국·영국·독일·프랑스 등 16개국 민간 경제단체 중심으로 구성된 세계경제단체연합(Global Business Coalition·GBC),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연합체인 아시아 비즈니스 서밋(Asian Business Summit·ABS) 등 다수 국제회의체에서도 한국 경제계를 대변한다. 지난해 11월 20일에는 캐서린 타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한국에 초청해 한미 각국 기업 대표단과 만남 자리도 주도했다. 당시 행사는 전경련과 주한 미국대사관, 주한 미국상공회의소가 공동 주관했으며, 양국이 상호 윈윈(win-win)하는 산업협력 방안 마련과 원만한 통상 이슈 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추진됐다.

전경련은 이렇듯 미국, 일본, 유럽 등 주요국들과 오랜 기간 경제협력체계를 유지해온 것이 큰 강점이다. 재계가 새 정부 출범 후 전경련이 글로벌 공급망 확대나 민간 외교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3월 21일 간담회 자리에서 허창수 회장은 “경제계는 경색된 한일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 및 유럽연합(EU)과의 협력관계 강화에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민간이 보유한 경제협력 채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정부 간 협력이 활성화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전경련 부활 신호탄은 쏘아졌지만 과거 위상을 회복할지는 미지수다. 전경련이 경제계 맏형 자리를 찾으려면 4대 그룹 재가입과 회원사 확대가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4대 그룹 복귀는 시기상조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SK는 최태원 회장이 대한상의 회장을 맡고 있고, 삼성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불법합병 및 회계부정’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단체마다 각기 다른 경제계 목소리를 대변하기 때문에 전경련의 정부 활동 참여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다만 전경련은 앞으로 기업들의 참여 유도를 위해 활동 영역을 다각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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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33호 (p36~37)

강현숙 기자 life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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