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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적긴축 쉽지 않아… 개별 종목보다 ETF 투자해야”

송한진 아이트러스트 전무 “증시 불확실성 해소되고 있지만 상승 동력 제한적”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양적긴축 쉽지 않아… 개별 종목보다 ETF 투자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가 대긴축을 예고했다. 3월 21일(현지 시간) 열린 전미실물경제협회 연례총회 연설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월 정책금리 0.5%p 인상과 함께 유동성을 흡수하는 양적긴축을 적극적으로 펴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팬데믹 기간에 상당한 규모의 자산을 매입했는데, 축소 절차가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작될 것”이라며 “양적긴축은 앞으로 3년가량 소요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말이 나온 후 시장도 출렁이고 있다. 3월 22일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2.39%까지 폭등했다. 23일 미국 나스닥 지수는 0.4% 떨어진 13,838.46으로 마감했고, 코스피는 이틀째 올라 2700대에 안착했다.

송한진 아이트러스트 전무는 3월 22일 ‘주간동아’와 인터뷰에서 “연준이 양적긴축을 공식화했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며 “유동성 홍수 시대가 지속될 테니 이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화량 증가 계속될 것 ”

송한진 아이트러스트 전무. [조영철 기자]

송한진 아이트러스트 전무. [조영철 기자]

과거 대비 유동성이 어느 정도 증가했나.

“2004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 통화량이 대략 4배 증가했다. 세계적으로도 금융위기인 2008년부터 코로나19 사태 바로 직전까지 거의 2배 증가했다. 국내 통화량도 마찬가지다. 당시 10억 원 하던 아파트가 20억 원이 된 건 당연하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유동성이 급격히 증가했다. 유동성 과잉이다. 문제는 유동성 과잉뿐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이 멈췄다는 것이다. 선진국들은 새로운 먹거리를 못 찾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유지해야 하는데, 성장동력은 없다 보니 돈을 풀어서 유동성으로 성장을 유지하는 국면이다.”

미 연준이 양적긴축을 예고했는데.

“미국 인플레이션이 전년 대비 7% 이상 올라갔다. 지금 쓸 수 있는 통화정책은 두 가지다. 하나는 금리를 인상해 인플레이션을 잡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양적긴축으로 유동성을 퍼내는 방법이다. 하지만 수도꼭지 물을 점점 줄이는 양적완화는 가능한데, 시중의 돈을 퍼내는 양적긴축은 쉽지 않다. 달리는 자전거에서 페달 돌리기를 멈추면 자전거가 쓰러진다. 긴축을 하면 경기가 위축돼 도산하는 기업이 생기고, 개인은 신용불량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진다.”
양적긴축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다.



“정부의 선택이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당분간은 양적긴축을 할 수 있지만, 속도 조절용일 뿐 지속적으로 갈 수는 없다. 통화정책의 핵심은 실제로 시행하는 것보다 사람들을 반응하게 만드는 것이다. 양적긴축은 결국 양적완화의 한 형태일 뿐, 통화량 증가는 계속될 것이다.”

유동성 과잉 시대 투자 전략을 꼽는다면.

“예전에는 주식을 분석할 때 기본적으로 가치 평가를 했다. 삼성전자라면 내년 이익과 후년 이익을 예측해 EPS(주당순이익)와 PER(주가수익비율)를 따지는 것이 기본이었다. 그리고 수요와 공급에 의해 가격이 결정됐다. 가치에 따라 가격이 형성됐던 것이다. 하지만 유동성 하에서는 반대로 가격에 의해 가치가 결정된다.”

가치보다 가격이 중요하다는 뜻인가.

“맞다. 가격이 가치를 우선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에 가격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 비트코인을 가치로 따지면 얼마가 될까. 채굴할 때 들어가는 전기요금 정도가 가치일 것이다. 과연 비트코인이 5000만 원, 7000만 원 가치가 있나. 그냥 가격에 의해 가치가 정해진 것이다. 가격을 무시하고 가치만 따져 ‘나는 투자 안 할래’ 하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 왜냐하면 세상이 디지털, 메타버스 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 디지털 시대에는 브랜드 가치가 굉장히 중요하다. 샤넬 가방 하나가 1100만 원을 호가한다.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700만 원대였다. 2년 새 60% 이상 올라 1100만 원 해도 없어서 못 팔고 있다. 메타버스, 디지털도 샤넬 가방과 비슷한 현상으로 가격이 정해지고 있다.”

“변동성 큰 유동성 시대”


비트코인 투자도 괜찮다고 보는 건가.

“암호화폐, 특히 대장주인 비트코인은 계속 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암호화폐 관련 ETF(상장지수펀드)도 나오고 있다. 얼마 전 우크라이나 정부는 비트코인 기부가 잇따르자 암호화폐 거래를 합법화했다. 이런 국가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비트코인 투자는 괜찮다고 본다. 다만 세금이나 자금 은닉 규제는 고려해야 한다.”

최근 주가가 반토막 난 메타버스 관련주가 수두룩하다. 버블이 꺼지고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인데.

“지난해 하반기는 메타버스와 NFT가 부흥을 일으킨 시기다. 지난해 내내 그쪽으로 몰렸던 자금이 4분기에는 급속히 빠졌다. 어떤 산업이든 초기 활황 때는 기대감에 일단 들어가고 또 붐업이 되는데 그다음 단계부터는 실적을 확인하게 된다. 지금은 실적 확인을 하고 투자해야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개별 종목 실적을 확인하는 건 쉽지 않다. 만약 지금 개별 종목에 투자하고 싶다면 업종 대표주를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금리인상 시기에는 메타버스 같은 성장주보다 경기민감주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일반적이다.

“그건 단기투자를 할 때 적용된다. 매크로적으로 보면 일상생활에서 메타버스나 디지털이 없어서는 안 되는 시기가 조만간 올 것이다. 그렇다면 메타버스나 디지털 섹터에 투자하는 것이 맞지 않나.”

또 다른 투자 전략이 있다면 무엇인가.

“인플레이션을 헤지(hedge: 위험을 없애는 시도)하는 투자를 해야 한다. 증시가 안 좋을 때마다 전문가들은 현금을 보유하라고 한다. 그런데 인플레이션 7% 시대에는 현금 보유가 더는 투자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투자를 해야 하나.

“포트폴리오나 ETF, 인덱스펀드에 투자해야 한다.”

개별 종목보다 포트폴리오 투자가 낫다는 말인가.

“유동성 시대에는 변동성이 훨씬 커진다. 개별 투자가 더 힘들다.”

포트폴리오나 ETF도 종류가 다양하다.

“투자자의 위험 성향에 맞게 투자하면 된다. 위험을 감수할 수 있는 투자자라면 IT(정보기술)나 바이오처럼 첨단을 달리고 변동성이 큰 섹터에 투자한다.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목적이라면 금이나 달러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알파투자보다 베타투자가 낫다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알파투자는 시장 평균 수익률보다 더 높은 운용 성과를 목표로 한다. 반면 베타투자는 시장 평균 수익률을 추구한다. 알파투자로 초과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정보력이 관건이다. 정보 비대칭성 또는 분석력 차이가 컸던 과거에는 알파투자가 가능했다. 지금은 성장이 거의 멈춘 저성장 시대다. 또한 IT 가 진화하면서 정보 전달이 굉장히 빨라졌다. 누구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다. 알파투자가 쉽지 않은 사회가 됐다. 이제는 포트폴리오나 ETF 같은 베타투자를 해야 한다.”

ETF 투자가 안전하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최근 3배 레버리지 ETF에도 많이 투자하고 있다.

“사람은 점점 자극적인 걸 찾게 된다. 1배 투자하는 주식투자를 하다 1.5배, 2배, 3배 투자를 하면서 점점 자극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다. 한 번 2배, 3배 레버리지 투자를 한 사람은
1배 투자가 밋밋하게 느껴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정부가 레버리지 종목 투자를 투기로 분류했는데 자율화 방침에 따라 허용하면서 레버리지 투자가 많아졌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 투자 규제가 더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완화가 시장을 흐리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2018년 사모펀드 활성화 대책을 정부가 크게 내세웠다. 그 결과 라임 사태와 옵티머스 펀드 사태가 터졌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분명 투자 규제가 완화될 것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규제 완화는 지양해야 한다. 지금까지 투자, 부동산을 규제한 데는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부동산 재건축·재개발 규제가 하루빨리 완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내 동네는 될 거야’라고 기대하는데 생각처럼 안 되면 실망이 커져 경기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정부 규제 속도보다 사람들 기대가 더 빠른 것이 염려된다.”

“코스피 3000 넘기 힘들다”


글로벌 증시는 어떻게 전망하나.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증시가 반등했다. 투자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인데 불확실성이 점점 해소돼 투자 환경이 좋아지고 있다. 바닥을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가 3500, 3600으로 올라가지는 못할 것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종전을 합의한다 해도 러시아의 디폴트(원리금 상환 만기일에 지불 채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 우려가 있다. 또한 지금까지 손해 본 글로벌 무역, 유가와 환율 상승 부담이 글로벌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요소들이 하나씩 해소될 때마다 증시가 조금씩 개선될 것이다.”

언제까지 코스피가 횡보할까.

“코스피가 안정적으로 3000 이상에서 안착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상단에서 매수한 물량을 소화하는 조절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3000을 뚫고 올라갈 상승동력이 없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각국도 주가를 끌어올릴 성장 모멘텀이 있어야 하는데 딱히 없어 보인다. 저성장 시대가 계속될 테고, 증시도 이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다만 어떤 돌발 악재가 발생해 코스피 2600이 다시 깨진다 해도 빠르게 회복할 것으로 본다.”

코스피 박스권이 2~3년 지속된다는 의견도 있다.

“유동성 과잉 때문이다. 유동성 과잉은 단기보다 장기적으로 더 문제다. 다음 세대에게 굉장한 부담을 준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욕 안 먹겠다’며 유동성을 풀고 있다. 점점 많아지는 유동성이 다음 세대에게 심각한 부담으로 작용될 것이다. 산이 높으면 계곡이 깊다. 오죽하면 연준이 양적긴축을 하려 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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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32호 (p4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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