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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에 없던 취미가 생겼어요 [SynchroniCITY]

게임 만랩, 요리 만랩 달성해봐요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팬데믹에 없던 취미가 생겼어요 [SynchroniCITY]



현모 Oh…!

영대 Me…?

현모 크으….

영대 이론….

현모
오미크론 말곤 할 얘기도 없네요.



영대 정말….

현모 치….

영대 ㅋㅋㅋ 정치 얘기하고요. ㅋ

현모 둘 다 다루고 싶지 않은 주제인데요.

영대 어휴, 온통 코로나19 지뢰밭에서 일상 반복이에요. 새로울 게 하나도 없어요. 동계올림픽도 이젠 끝났고.

현모 그래도 뭐 재미난 거 없었어요? 참, 기고하신 AB6IX 인터뷰 기사는 잘 읽었습니다. ^^

영대 하핫. 감사해요.

현모 이 어려운 시국에 오랜만에 대면 콘서트도 하는데, 잘 끝나라고 기도해주세요.

영대 벌써 날짜가 그렇게 됐구나! 안 그래도 챙겨보려고 했는데. 요새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 모르겠어요. 사실 요 며칠 비디오게임에 완전 몰두했답니다.

현모 아, 진짜요? ㅋㅋㅋㅋ

영대
스트레스 많이 받으면 아예 도피하고 싶은 거 있잖아요. 전 그 방법 중 하나가 게임이거든요.

현모 무슨 게임 하시는데요.

영대 매드 맥스라고.

현모 오~ 샬리즈 세런(Charlize Theron)이 나오나요? ㅎ

영대 아뇨. 근데 영화를 게임화한 거라서 비슷한 캐릭터들은 나와요.

현모 MMORPG(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류예요?

영대 정확히는 오픈 월드 액션 어드벤처라고 할 수 있죠. 저는 영화 ‘매드맥스’도 최애 영화 중 하나라 쓸데없이 열중하고 있네요.

현모
그럼 그쪽 집도 지금 전쟁통이에요? 저희 집은 가끔 남편이 게임을 하면 온 집 안에 전쟁이 난 것처럼 폭격 소리가 울려 퍼져요. 깜짝 놀라서 책상 밑으로 들어가야 할 거 같다는….

영대 에이~, 저는 애들이 있으니까 방에서 혼자 조용히 하죠.

현모 왜 헤드폰이라는 좋은 도구를 앞에 놔두고 안 쓰는지.;;

영대 현모 님은 게임 말고 뭐 하세요? 뭔가 심리적으로 압박이 심해 회피하고 싶을 때 하는 거요. 전 이번 주에 원고 마감이 2개나 몰려 있다 보니, 그거에 대한 도피 수단으로 게임을 시작했거든요. 왜 학교 다닐 때도 이상하게 시험 기간만 되면 괜히 평소에 안 하던 딴짓이 하고 싶어지고 그러잖아요.

현모 ㅋㅋㅋ 시험 기간이 되면 안 하던 공부를 하는 거 아닌가요?

영대 ㅎㅎ 전 박사 과정 논문 쓸 때 막판 중요한 시기, 그 직전 여름방학에 갑자기 엉뚱하게 블루스 관련 서적들을 사다 한가하게 발코니에 앉아서 막 블루스 역사 연구하고, 전에 없던 조깅도 하고 그랬다니까요. 전혀 관련도 없는 주제였는데도요.

현모 계속 한 가지만 붙들고 있는 것보다 그런 식으로 좀 머리도 식히고 환기하는 건 좋죠.

영대 일종의 지지부진함을 극복하려는 묘한 심리 같아요.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취미 생활을 시작하는 이가 늘고 있다. [GETTYIMAGES]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새로운 취미 생활을 시작하는 이가 늘고 있다. [GETTYIMAGES]

현모 생각해보니 저도 평소에 하고 싶었지만 마음껏 못 했던 것들을 최근 몇 가지 했어요. 스트레스 해소 차원이라기보다 오랜만에 온전한 제 시간을 가질 수 있었거든요.

영대 아, 댄스 하시는 거?

현모 ㅋㅋㅋ 그건 그냥 운동하려고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거고요. 너무 웃기게 들릴 거 같은데, 사실은 제가 요새 종이 오리기 취미가 생겼어요.;;;

영대 ?? 뭘 오려요?

현모 하아, 설명하려면 이야기가 긴데, 요즘 개인적으로 복잡하고 바쁜 일이 하나둘 마무리되다 보니 간만에 제가 진정한 저다운 모습으로 돌아온 거 같거든요. 뭔가 사회적인 옷을 잠시 내려놓고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 타고난 본능대로 행동하게 되더라고요.

영대 우와~ 굉장히 좋은 충전이네요.

현모 그런데 저는 만드는 거나 예쁜 거에 관심이 많잖아요. 그래서 신년에 대화한 대로 다이어리도 열심히 쓰고 있는데, 어느 날 우연히 병원에서 받은 종이를 오려서 풀로 붙였더니 순간 진짜 재밌는 거예요!!

영대
ㅍㅎㅎㅎ

현모 그래서 “엇! 이거 최고다~!!” 하면서 그때부터 가위 들고 잡지를 오리기 시작했어요. ^^; 잡지는 휙 넘기고 버리기 일쑤지만, 알고 보면 전문가들이 공들여서 디자인하고 촬영하고 배치한 것들이잖아요. 그래서 스크랩하듯이 맘에 드는 부분들을 오리다 보니 더 자세히 보이게 되고, 사각사각 자르는 느낌도 소박하니 성취감도 있고요!! 하하하! 뭔 소린가 싶고 이해가 잘 안 가시죠. 아무짝에도 쓸모없지만, 전 무척이나 즐겁답니다!

영대 즐거우면 됐죠. 말씀하시는 거 듣다 보니, 저는 바둑을 제대로 둘 줄도 모르면서 그렇게 바둑 중계를 보고 앉아 있어요.

현모 그때 이세돌 대 알파고의 대국을 몇 번씩 반복해서 보셨다고 했는데, 똑같은 걸 또 보신 거예요?

영대 그건 해설자 멘트까지 외우고 있고요. ㅋㅋ 요새 농심 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을 보고 있어요.

현모 오오오 딱이다! 매일 신라면 드시잖아요. ㅍㅎㅎㅎ

영대 매일은 안 먹어요!! 암튼 우리나라 신진서 프로가 4연승을 해서 한국이 2년 연속으로 우승했답니다. 대박사건.

현모 규칙을 모르면 재미없지 않아요?

영대 그게 저도 좀 어이없이 웃기는 포인트인 거죠. 확실하게 설명할 수는 없어도 대충 “지금 누가 유리하겠구나” 정도만 눈치로 알아요. 요즘 흥미진진한 게 신진서 9단이 세계 랭킹 1위인 데다 별명이 ‘신공지능’이래요.

현모 ㅎㅎ 인공지능처럼 똑똑하게 잘 둬서요?

영대 네. 대국이 끝나고 실제로 인공지능으로 분석했는데 AI(인공지능)의 선택과 70%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대요. 알파고 등장 이후 그동안 인간이 당연하게 두거나 잘 두지 않던 수들이 재검토되고 바둑 트렌드도 상당히 바뀌었는데, 그 과정에서 이렇게 인공지능이 둘 법한 수들을 역으로 흡수한 강력한 선수까지 나타나게 된 거죠.

현모 그럼 진짜 알파고랑도 한 번 붙어야겠군요!

영대 알파고는 이제 바둑 안 둔답니다. 그 대신 다른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이 있죠. 암튼 바둑이란 게 원래 인간 고유의 이성과 통찰과 논리를 궁극의 게임으로 구현한 종목이잖아요. 이게 오히려 AI 영향으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이젠 어찌 보면 바둑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로 감각이나 미학적으로가 아니라, 확률적으로 정답에 가까운 경우를 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거 같기도 해요.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요리·바둑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인기다. [GETTYIMAGES]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요리·바둑 등 집에서 즐길 수 있는 취미가 인기다. [GETTYIMAGES]

현모 그러고 보니 저도 올겨울에 새로 시작한 취미 중 하나가 요리인데, 완전 AI처럼 하는 컴퓨터 쿠킹이랍니다. ㅋㅋㅋ 손맛, 미각, 이런 거 따위는 없고 오직 레시피가 정해진 대로 또박또박 정량 맞추면서 해요. 언젠가는 요리도 고민할 필요 없이 인공지능이 딱딱 영양 균형에 맞게 알려주는 대로만 하면 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영대 그렇겠죠. 근데 현모 님이 해주는 요리 언제 먹어볼 수 있어요? 주로 어떤 종류를 하시나?

현모 전 채식 요리죠. 근데 재료도, 맛도 새롭고 다양해서 훨씬 신나요! 건강한 건 물론이고요.

영대 궁금하네요. 저도 오늘 집에서 굴소스 넣고 브로콜리볶음 해 먹었는데 짱 맛있었어요. ^^

현모 좋은 거 드셨네. 그나저나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니 본의 아니게 사부작사부작 자르고 붙이고 뚝딱뚝딱 만들면서 없던 재주가 늘어가네요.

영대 하아, 곧 끝나겠죠. 지금 방송계도 쑥대밭인데, 그 덕분에 백신 3차 접종률도 올라간 거 같아요. 조만간 감기로 정리되지 않을까 싶어요.

현모 그래도 단순 감기라고 하기엔 죽다 살아난 거처럼 아팠다는 친구들도 있어서 끝까지 정말로 조심해야 해요.

영대 그럼요. 당분간은 집돌이 집순이로 몸 사리며 지내야죠.

현모 흑, 우리 힘을 냅시다. 해방되는 그날까지 영대 님은 게임으로 만랩, 저는 요리로 만랩 한번 달성해보아요!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주간동아 1329호 (p60~62)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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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68호

2022.12.09

올 최고의 명언 ‘중꺾마’ 만든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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