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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통화 긴축 행보, 성장 둔화 부를 수 있다

인플레이션 정점 지나고 있다는 신호 포착

  •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美 연준 통화 긴축 행보, 성장 둔화 부를 수 있다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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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글로벌 금융시장 최대 화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통화정책 행보일 것이다.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횟수와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 등은 글로벌 자금 및 다양한 가격 변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번에 50bp 금리인상 ‘빅스텝’ 배제 못해

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연초부터 인플레이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높게 형성되고 있다. 미국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7.5%로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상승폭이 다시 확대됐다. 예상보다 길어진 공급망 차질과 변이 바이러스 확산이 각종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을 자극해 물가상승폭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높은 주거비 흐름 등을 고려하면 올해 1분기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7% 중후반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인플레이션에 대응한 연준의 매파적(긴축적) 통화정책 태도 또한 강화될 수밖에 없음을 시사한다.

1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살펴보면 연준 내부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욱 강해지고 이에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도 어느 정도 형성돼 있다. 특히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상반기 중 정책금리를 100bp(1bp=0.01%p)가량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3월 FOMC(3월 15∼16일)에서 50bp 금리인상 가능성을 점치기 시작했다. 연준이 실제로 50bp 금리인상에 나서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25bp 인상 방식에서 벗어난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대응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신호를 금융시장에 줄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3월 FOMC에서 정책금리 25bp 인상을 전망하는 시각이 우세하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된다면 한 번에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도 배제하기 어려울 것이다.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 확률을 추산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그룹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말 미국 기준금리는 1.50~1.75% 또는 1.75~2.00%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25bp씩 금리를 인상한다면 올해 7∼8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는 2015년 12월 연준이 첫 금리인상 이후 1년 만에야 추가로 올렸던 사례와 비교할 때 공격적인 긴축 행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올해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시장 전망대로 강하게 지속될 수 있을까. 인플레이션 대응 과정에서 이어질 수 있는 성장 위축을 간과하는 것은 아닌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물가상승률이 정점을 형성한 이후 성장 둔화가 이어진다면 연준은 긴축을 강하게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는 회의 때마다 금리인상이 가능해 보이나 하반기에는 분기에 한 번 정도에서 그칠 수 있다.



우선 미국 인플레이션은 1분기를 지나면서 점차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분기에 정점을 형성하고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상승의 주요인 중 하나였던 공급망 문제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는 신호가 일부 나타났기 때문이다.

최근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글로벌공급망압력지수’(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GSCPI)를 개발, 발표했다. 그동안 공급망 차질을 볼 수 있는 지표가 다양했는데 이를 포괄한 것이 GSCPI이다. GSCPI는 글로벌 해상·항공 운임과 주요국 구매자관리지수(PMI)의 세부 지표인 배송, 수주 잔고, 재고 등을 종합해 만든 월간 지수로, 총 27개 지수를 가중 평균해 구성한다. GSCPI는 지난해 11월 최근 10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둔화하고 있다(그래프1 참조).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여전히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이지만 정점을 지나고 있다는 기대를 갖게 한다.

저숙련 노동자의 노동시장 복귀 가시화

또한 공급망 문제에서 주요인으로 지적되던 운송 부문 인력 부족도 점차 완화되고 있다. 1월 미국 고용보고서를 살펴보면 비농가 신규 고용은 전월보다 46만7000명 증가하며 시장 컨센서스를 큰 폭으로 상회하고, 이 중 레저·여가업(15만1000명), 소매업(6만1000명), 운송·창고업(5만4000명)이 고용 개선을 주도했다. 특히 운송업 고용에서 비중이 높은 흑인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1월 62.0%로 지난해 12월(60.8%)보다 높아졌는데, 이는 그동안 노동력 부족이 심화되던 저숙련 노동자의 노동시장 복귀가 조금씩 가시화하고 있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또한 최근 미국 임금 상승세가 주로 인력이 부족한 저숙련공에서 이어졌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 업종의 고용 증가는 임금 상승세를 완만하게 해 인플레이션 부담을 낮출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국제유가가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고 미국 내 주거비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물가는 당분간 높을 것이다. 하지만 비용 인플레이션의 주된 요인이던 공급망 차질 문제가 조금씩 해소되고, 경제 재개방에 따른 생산활동 재개 및 노동자 복귀 같은 움직임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가상승률은 점차 정점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저축률

다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상반기를 지나면서 점차 둔화된다 해도 높은 수준의 물가 흐름이 수요를 제약할 수 있다. 특히 연준이 상반기 중 긴축 강도를 강하게 갖고 갈 경우 수요에는 더욱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 이연 수요와 생산활동이 재개되면서 지표들이 개선되겠지만 민간 부문 자생력은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정부의 소득 보전으로 수요 개선을 이끌어낸 지난해와 달리, 통화 및 재정정책은 정상화 과정에 있다. 미국 가계의 실질개인소득 증가율 둔화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내려온 저축률 등은 가계의 소비여력이 약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그래프2 참조).

정부의 소득 보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연준의 강한 통화 긴축은 시차를 두고 민간 수요 둔화로 나타날 수 있으며, 상반기 이연 수요 이후에는 조금씩 가시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재 기업들의 재고 축적 과정 이후 수요 둔화가 더해질 경우 지금과 달리 과잉 공급 우려를 자극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현상)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 재고 상황을 보면 운송 분야 재고 수준은 낮게 유지돼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운송을 제외한 제조업 재고는 이미 추세선을 상회하고 있다. 이연 수요의 정상화 이후 지속적으로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과잉 재고에 따른 기업의 투자 및 생산 둔화가 다시 성장을 약화하는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점에 비춰볼 때 현재 금융시장의 관심은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통화 긴축 우려에 주로 집중되지만, 점차적으로 성장 둔화와 디스인플레이션이라는 환경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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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9호 (p52~54)

김유미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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