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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휴전 생각 없는데 정부만 서둘러"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코로나19는 휴전 생각 없는데 정부만 서둘러"

끝이 보이지 않는다. 2월 16일 새벽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9만 명을 넘어섰다. 앞서 방역당국은 이달 말 하루 신규 확진자가 최대 17만 명에 이를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2월 1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에서 “그동안 협조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여러 가지로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김 총리는 “두 달 넘게 계속된 방역 강화 조치로 누적된 민생경제 피해와 아직 정점을 알 수 없는 오미크론 확산세 등 방역 상황을 함께 고려해 결정해야 할 거 같다”며 “오미크론의 파고를 낮춰 경제·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목표를 중심에 두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중대본은 2월 18일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사적모임 6인, 영업시간 오후 9시'에서 '사적모임 6인, 영업시간 오후 10시'로 일부 완화·조정키로 했다. 3월 19일부터 3·9 대선 후인 3월 13일까지 약 3주 간 적용한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지호영 기자]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 [지호영 기자]

부작용 없는 백신 없어

정부는 앞선 2월 14일 코로나19 백신 4차 접종 계획을 발표했다. 4차 접종은 3차 접종 후 120일이 지난 사람 중 희망자에 한해 이뤄지며 고위험군과 면역 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등이 우선 대상이다. 일반 국민의 4차 접종은 현재까지는 검토되지 않고 있다. 4차 접종을 결정한 건 “고위험군의 중증·사망을 예방하기 위한 목적”에서다. 4차 접종 발표가 있던 2월 14일 대한백신학회 회장인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만나 지금 가장 궁금한 점들을 물어봤다.

고위험군이 아니어도 백신 4차 접종을 해야 할까.

“정부가 4차 접종 대상자로 발표한 건 고위험군과 면역 저하자,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등이다. 면역이 떨어진 분은 코로나19에 걸리면 중증으로 갈 위험이 크다. 대부분 지난해 12월에 3차 접종을 한 사람들이다. 4차 접종은 4개월 간격을 두는 걸 권하고 있으니 2월 말 즈음이면 이분들이 맞을 시기다.”

노바백스 백신도 접종을 시작했다.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모더나에 이은 다섯 번째 국내 허가 백신이다. 기존 백신과 무엇이 다른가.

“백신 간 플랫폼이 다르다. 화이자와 모더나는 mRNA이고,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은 바이러스 벡터, 노바백스는 합성항원이다. 노바백스는 영국과 유럽연합(EU),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성인에 대한 사용 허가를 받았지만 아직 미국에서는 식품의약국(FDA) 승인이 안 났다. 노바백스 자체가 처음 허가받은 백신을 내놓은 거고, 안정성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기존 백신 접종자 중 부작용을 호소하는 이가 많았는데 노바백스는 어떨까.

“부작용 없는 백신은 없다. 여기서 부작용은 두통, 오한, 발열, 피로감 외에 접종 부위가 아픈 일반 이상반응도 포함된다. 백신이 100% 효과적이고 100% 안전할 거라는 생각은 잘못됐다. 백신을 접종하는 건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기보다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 사망으로 가지 않기 위해서다. 홍역이나 독감 백신은 수십 년간 접종해왔기에 안정성과 위험성을 이제 다 알지만, 코로나19 백신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관계 중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의 혈소판 감소성 혈전증, 화이자와 모더나의 심근염 위험(특히 젊은 남성) 외에 많은 부분은 아직까지도 연구 단계다. 정부가 백신의 안정성 모니터링을 철저히 하고 보상체계를 확실히 세워야 한다. 다만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생길 수 있는 질환과의 인과관계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1차 접종은 모더나, 2차 접종은 화이자였다면 3차와 4차 접종 모두 다른 백신을 맞아도 건강이나 면역 형성에 문제는 없을까.

“알 수 없다. 의학적으로만 본다면 임상시험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면 모험이다. 지난해 여름 교차 접종 논란이 많아 영국과 미국에서 관련 연구가 이뤄지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백신이 너무 부족한데 코로나19는 기승을 부리고, 다른 나라에서 교차 접종을 하니 우리 정부도 일단 시도해보자고 했던 거다. 그러나 지금은 백신 자체가 부족한 상황은 아니다. 백신 접종은 효과와 안전성 두 개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한다. 효과가 좋은데 독성이 심해도 안 되고, 안전하지만 효과가 낮은 소위 ‘물백신’이어도 안 된다. 무엇보다 안전성이 중요한 이유는 폐렴이나 고혈압으로 약을 먹는 건 병 때문이지만, 백신은 건강하고 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이 맞는 거기 때문이다. 다만 젊은 남성의 경우 화이자나 모더나를 맞는 게 심근염 위험 때문에 걱정이라면 노바백스 접종을 고려해볼 수 있을 거다.”

패러다임 바꿨다면 전략도 다시 세워야

김 교수는 정부가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K-방역에서 중증 사망자 최소화로 패러다임을 바꾼 만큼 정책도 함께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빨리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니 백신 접종 전략을 다시 세우고, 방역패스나 거리두기 관련 정책도 다시 손봐야 한다는 거다. 김 교수는 “백신을 앞으로 3~4개월마다 전 국민이 계속 맞을 수는 없으니 계절독감 접종에서 힌트를 얻어야 한다”며 “계절독감은 유행 전 영유아와 임신부, 고령 위험자 등에게 백신을 접종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접종을 강제하지 않고 선택하게 하며, 걸렸을 때는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식으로 관리한다. 아직 코로나19는 그 단계까지는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계절독감처럼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나눠 다르게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스터샷은 2회 접종으로 충분한 면역 반응을 생성하지 못한 일부 대상자에게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기저질환이 없거나 젊고 건강한 사람도 3, 4차 접종을 해야 할까.

“지금 모두가 전인미답의 길을 가고 있다. 백신이 처음 나왔을 때는 이게 게임 체인저가 될 거라고 여겼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거의 반년 주기로 변이 바이러스가 생겨나 기대가 무너졌다. 백신을 맞으면 항체 면역과 세포 면역이 생긴다. 항체 면역은 감염을 막고, 세포 면역은 중증으로 가는 걸 막는다. 백신 접종 후에도 면역 효과가 계속되는 게 아니라 시간이 지나면 점감된다.

지난해 초만 해도 스파이크 단백질 변이가 있는 G타입이 기승을 부렸다. 계속 변이가 생겨 오미크론까지 왔다. 지금 나온 백신은 2019년 12월 말 중국 우한에서 출연한 오리지널 바이러스로 만든 백신으로, 변이가 이뤄진 오미크론에 최적화된 건 아니다. 그렇다면 그런 백신을 왜 맞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궁여지책이다. 지금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에 한 번 걸렸다 완치됐다면 추가 감염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할까.

“오미크론에 걸렸다가 나았다면 오미크론 감염에서는 안전할 수 있겠지만, 델타 변이에 걸렸다가 나았다면 오미크론 감염을 조심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했는데도 걸리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딱 맞는 백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오미크론 변이는 감염력이 엄청나지만 병독성이 낮다고 말해도 안심할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의 병독성이 낮았던 건 여러 변이 중 가장 늦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이가 나타난 시점에는 다들 코로나19 백신을 1회 이상은 맞은 상태였고, 코로나19에 걸렸다 나아서 자연면역을 획득한 이도 많았기에 상대적으로 중증으로 가는 정도가 줄어든 거라고 봐야 한다.”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 백신패스 운영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동아DB]

서울 용산구 한 영화관에 백신패스 운영 안내판이 설치돼 있다. [동아DB]

자가진단 키트, 국민에게 돌려줘야

3월부터는 전국 초중고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된다. 김 교수는 “지금 정부는 60대 이상을 고위험군으로 보지만 정작 학교 내 고위험군 보호 대책이 없다. 학생 중에도 소아암 환자는 물론 소아 천식, 소아 당뇨를 앓고 있거나 비만인 학생도 있을 텐데 이들도 고위험군임을 인지하고 관련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교육부가 보건복지부와 통일된 내용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한된 인적·물적 자원으로 폭증하는 확진자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현장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현 방역체제에서 가장 큰 문제는 뭐라고 보는가.

“소통과 준비 부족이다. 오미크론 대응 패러다임이 바뀌었는데 당장 보건복지부와 교육부가 내리는 지침이 다르고, 부처마다 지시가 통일성 없이 내려온다. 최근 발표도 보면 발표하는 곳마다 기저질환자 기준이 다르고 또 수시로 바뀐다. 서양에서 방역패스를 도입한 건 국민 백신 접종률이 낮아서 그런 건데, 우리는 이미 국민이 최대치로 협조할 만큼 했다고 본다. 그런데도 방역패스를 하는 건 좀…. 코로나19 대응 패러다임을 바꿨다면 이런 부분도 바꿔야 한다.”

정부는 2월 7일 ‘60세 이상, 50대 기저질환자, 면역 저하자’ 등 집중관리군을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으로 정했다. 기저질환에는 당뇨, 고혈압을 비롯한 심혈관질환, 만성신장질환, 만성폐질환(천식 포함), 암, 과체중(BMI 25 이상) 등이 포함됐다. 그러나 이틀 뒤인 집중관리군을 ‘60세 이상, 먹는치료제 기처방자 중 지방자치단체장이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사람’으로 변경했다.

자가진단 키트 구매 대란을 보면 준비가 부족한 거 같은데.

“마스크 대란 때와 같다. 자가진단 키트 대란은 정부가 일으킨 거나 마찬가지다. 자가진단 키트는 확진은 아니지만 선별진료소에 가서 검사받기 애매한 사람이 확인 차원에서 써볼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이나 약국에서 살 수 있는 걸 정부가 다 가져가서 국민을 선별진료소에 세워두고 추위에 떨면서 검사받게 할 게 아니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은 자가진단 키트를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보내준다. 검사를 집에서 할 수 있어 안전하고, 추위에 떨면서 서 있지 않아도 되며, 검사소에서 검사하다 교차 감염될 우려도 없다.

자가진단 키트를 쓰면서 PCR 검사 대상을 줄여놓으니 국민은 국민대로 곤란하고 검사 정확도도 떨어진다. (정부는 1월 60세 이상 고령층, 밀접 접촉자, RAT 양성자 등 고위험군에 한해서만 PCR 검사를 먼저 할 수 있도록 검사체계를 바꿨다.) PCR 검사 대상을 확대하고 자가진단 키트는 국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이런 상황이 언제까지 이어질 거라고 보나.

“이대로라면 2~3주 이내 지난해 12월 같은 위기가 온다. 바이러스는 휴전할 생각도 없고 무지막지하게 인류를 공격하는데, 정부는 사회경제적으로 다들 피곤하니 휴전하자고 한다. 너무 서두르고 있다. 더는 변이가 없고 오미크론(B.A.1)이 마지막이라면 올겨울 정도에는 조금 편안해질 수 있겠지만, 이미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리는 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 ‘B.A.2’가 나왔다. 거리두기 단계가 조절되거나 백신 접종이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 되더라도 아마 마스크는 끝까지 쓰고 가야 할 거다.”

서울 종로구 한 약국 유리문에 자가진단 키트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동아DB]

서울 종로구 한 약국 유리문에 자가진단 키트 품절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동아DB]

자기 몸 상태 인사이트 필요

지금 같은 상황에서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역은 뭔가.

“일단 백신 접종 대상이고 앞선 접종에서 부작용이 없었다면 권고대로 맞는 게 좋겠다. 안 걸리는 게 아니라 중증으로 가는 걸 막는 길이기 때문이다. 또한 오미크론 변이가 아무리 위험도가 낮다 해도 지금은 걸리면 손해다. 마스크를 잘 쓰고 거리두기를 하면서 모임을 자제하는 편이 좋겠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중증으로 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인지 인사이트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외래 환자를 볼 때 지병이 있느냐고 물으면 ‘병은 없는데 혈압약은 먹는다’고 한다. 독감에서 고혈압은 고위험군이 아니지만, 코로나19에서는 고위험군이다. 고도비만도 고위험군이다. 지금 몸이 안 아프다고 병이 없는 게 아니라 내가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고위험군, 즉 중증 악화율이 높은 상태인지를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주간동아 1327호 (p32~35)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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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67호

2022.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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