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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모빌리티는 정말 ‘콜 몰아주기’를 한 걸까

승차 거부 방지 장치 ‘배차 수락률’ 및 ‘소비자 편익’이 쟁점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카카오 모빌리티는 정말 ‘콜 몰아주기’를 한 걸까

카카오T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구희언 기자]

카카오T 가맹 택시 카카오T 블루. [구희언 기자]

#1 2월 3일 오후 2시 무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앞에서 카카오 모빌리티 카카오T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고 광화문역을 목적지로 해 ‘일반 호출’ 택시를 불렀다. 앞에 서 있던 택시는 카카오 택시 1대와 우티 택시 2대, 어느 회사에도 가맹되지 않은 일반 택시 2대였다. 하지만 배차된 건 여의나루역 주변에 있던 다른 일반 택시였다.

#2 2월 4일 오후 6시 무렵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서 여의도역을 목적지로 설정하고 ‘일반 호출’ 택시를 불렀다. 이번에는 일반 택시가 아니라 카카오프렌즈 라이언 캐릭터가 붙어 있는 카카오 택시가 왔다.

앱으로 택시를 불렀는데 승객과 가장 가까운 택시가 잡히지 않고, 일반 택시를 불렀는데 카카오 가맹 택시가 온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최근까지 조사한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의 일단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2020년 9월 택시 4개 단체(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는 “카카오 모빌리티가 독점적 지위를 남용해 공정거래를 저해한다”며 공정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주장의 핵심은 승객 3000만 명이 가입한 온라인 플랫폼 운영사 카카오 모빌리티가 자사에 수수료를 내는 가맹 택시(카카오T 블루)에 콜을 몰아줘 비가맹인 일반 택시에 피해를 줬다는 것이다.

이에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승객을 빠르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이동시킨다는 소비자 편익이 최우선 기준”이라며 “가맹과 비가맹을 구분하는 배차 로직이나 몰아주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진실은 무엇일까.

배차 수락률 수치의 함정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화면. [카카오T 앱 캡처]

카카오T 앱에서 택시 호출 화면. [카카오T 앱 캡처]

카카오 모빌리티가 제시한 배차 알고리즘 변수는 △택시가 이용자에게 도달하는 예상 시간(Estimated Time of Arrival·ETA) △기사의 배차 수락률 △기사의 운행 패턴 △택시 수요와 공급 상황 △실시간 교통 상황 △승객들의 기사 평가 등이다. 호출 후 배차가 이뤄질 때까지 승객이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는 ‘광속 배차’가 핵심이고, ETA를 최소화하면서 승객 만족도를 일정 부분 보장하는 게 알고리즘의 큰 골격이라는 설명이다.



논란이 되는 요소는 기사의 배차 수락률이다. 승객 콜이 와도 바로 수락하지 않고 장거리 승객 콜을 가려 받는 기사들이 주변에 포진해 있다면 단거리를 가려는 승객에게는 이런 택시들에 콜을 보내며 배차를 기다리는 게 시간 낭비일 수 있다. 또한 카카오T 앱에는 승객이 택시 탑승 후 좋지 않은 서비스를 경험한 경우 해당 기사에 대한 서비스 평가(별점)를 낮게 매기거나 ‘만나지 않기’를 설정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이 때문에 ETA 반경 내에서 상대적으로 기사 평가가 낮은 택시는 배차에서 불리하다.

이런 사정들을 배제한 채 알고리즘의 변수 중 ETA만 두고 콜 몰아주기라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다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차 가능한 택시가 승객 목적지를 보고 골라잡기(승차 거부)를 하는지 여부, 탑승 시 운행 품질(기사 평가) 등은 소비자가 택시를 선택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일반 택시와 가맹 택시의 배차 수락 방식에 차이가 존재해 가맹 택시가 배차 수락률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주장도 속을 들여다보면 맹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 택시는 앱에서 호출 승객의 목적지를 볼 수 없고, 3초 이내 콜을 거부하지 않으면 자동 배차된다. 일반 택시는 승객 목적지를 볼 수 있고, 콜 수락 버튼을 누르지 않으면 콜이 패싱된다. 강제 배차되는 가맹 택시와 달리 일반 택시는 콜을 가려 받을 수 있어 배차 수락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택시업계에서는 “구조적으로 가맹 택시의 수락률을 높게 만들어놓은 것 자체가 콜 몰아주기”라는 주장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일반 택시와 가맹 택시에 호출된 콜 수와 수락률 수치를 비교해봤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국회 등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8월 카카오 가맹 택시의 배차 수락률은 78.5%였고, 일반 택시의 배차 수락률은 4.5%에 그쳤다. 그러나 수신한 전체 콜 수를 보면 같은 기간 가맹 택시 기사 한 명이 수신한 월평균 콜 수는 370건인 데 반해, 일반 택시 기사 한 명이 수신한 월평균 콜 수는 2580건이었다. 가맹 택시는 370건의 승객 콜 중 대부분(78.5%)을 수락했지만, 일반 택시는 2580건의 승객 콜 중 극히 일부(4.5%)만 수락했다는 얘기다.

카카오 모빌리티 측은 “카카오T 블루의 전신인 ‘웨이고 블루’가 서비스를 시작할 때부터 목적지 미(未)표기 강제 배차를 통해 고질적인 승차 거부 문제를 해소하고 승객 편의를 극대화하는 게 목표였고 그것에 최적화된 알고리즘으로 진화해왔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후생의 딜레마

플랫폼 서비스 출범 이전 길에서 택시를 잡는 승객들 모습. [동아DB]

플랫폼 서비스 출범 이전 길에서 택시를 잡는 승객들 모습. [동아DB]

일각에서는 “배차 수락률을 알고리즘 변수에서 빼자”거나 “일반 택시에도 목적지 미표기 콜을 주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택시를 어렵사리 잡아 목적지를 말했는데 기사가 방향이 반대라거나 거긴 안 간다며 내리라고 한 경험이 있는 승객 처지에서는 길에서 계속 손을 흔들어도 잡히지 않는 택시를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에서도 접하는 상황을 겪게 될 수 있다. 카카오T는 ‘스마트 호출’ 출시 당시(2018)에는 목적지 미표기로 시작했지만 기사들의 콜 수락률이 워낙 낮아 방침을 철회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목적지 미표기 콜 서비스를 시행하던 우티도 목적지 표기로 정책을 변경했다.

“잡히지 않는 택시를 잡기 위해 하염없이 손을 흔들며 길에서 눈치 싸움하던 시간을 절약했다.” “모르는 길을 돌아가는 사례가 줄었다.” “단거리를 가도 승차 거부 당하지 않고 택시를 탈 수 있게 됐다.” 플랫폼 서비스가 생겨난 이후 승객들이 꼽는 대표적인 장점들이다. 과거에는 심지어 택시를 잡기 위해 “따블” “따따블”을 외치며 승객끼리 경쟁까지 하지 않았던가.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겠지만 공정위가 배차 수락률 변수 등을 근거로 “카카오가 콜 몰아주기를 했다”고 결론 내리고 제재를 한다면 최후에는 승차 거부를 상습적으로 일삼아온 일부 택시기사가 웃게 될지도 모른다는 시각도 있다.

카카오 모빌리티가 2018년 4월 스마트 호출을 출시한 것은 택시시장의 수요-공급 불일치를 호출 수수료(0~2000원)라는 택시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로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였다고 한다. 총량제 규제에 막힌 택시의 절대 공급량이나 사실상 고정된 택시 요금으로 해결할 수 없는 택시 공급 문제를 스마트 호출로 일부 해소했다고 판단한 이후 지난해 8월에는 호출 수수료 범위를 0~5000원까지 확대해 피크타임 수요가 급증할 때 택시기사들을 현장에 끌어낼 확실한 유인을 만들고자 했다는 설명이다. 현재 호출 수수료의 60%는 기사, 40%는 카카오 측이 가져간다.

실제로 지난해 6~7월 30~40%대에 그치던 일평균 스마트 호출 운행 완료율은 수수료 폭을 5000원까지 확대한 8월 2일부터 1주일간 55%까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하지만 지난해 국회 국정감사에서 택시업계와 정치권이 “카카오가 사실상 택시 요금을 대폭 올렸다”는 주장을 제기한 이후 결국 스마트 호출 자체가 그해 10월 8일 전면 폐지됐다.

학계에서는 “공정위는 경쟁법의 원리에 따라 ‘경쟁’ 자체를 보호하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옳다”며 “갑을관계 해소나 ‘경쟁자’ 보호 프레임에 지나치게 얽매일 경우 도리어 공정한 시장 경쟁을 저해할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또 이런 점에서 “혁신을 통해 경쟁을 지속해온 기업이 소비자 후생에 기여한 바가 있는지 심도 있게 따져서 정책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택시 시장은 대표적인 국가 정책 실패 사례라는 지적이 적잖다. 승객 수요는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도 택시 공급은 업계 요구에 따라 택시총량제로 묶여 있고, 택시 요금 역시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로 규제에 묶인 채 수십 년이 흘렀다. 그사이 택시기사들은 저소득에 허덕이고, 택시 소비자인 국민은 승차 거부, 난폭운전 등으로 피해를 입어 점차 택시를 외면해왔다.

마부조합 표 vs 미래 일자리 창출

이런 상황에서 플랫폼 혁신 기업들이 빅데이터와 기술을 기반으로 실시간 수요-공급 추이를 파악해가며 국가 정책 실패를 보완하려는 시도를 해왔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는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물론 최근 일련의 사회적 논란 속에서 카카오 측이 갈등을 조정하고 이해 당사자를 설득하는 일에 미온적이었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 다만 전문가들은 택시 및 모빌리티 산업 현주소에 대해 160여 년 전 자동차가 처음 출현했을 때를 보는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한다.

영국 의회는 1861년부터 증기 자동차에 마차의 10배 넘는 통행세를 물리고 속도 제한과 운행 인력 수에 대한 규제를 만들었다. 증기 자동차에 승객을 빼앗긴 마차업계와 마부조합이 증기 자동차를 규제하라며 영국 의회에 끊임없이 청원한 결과였다. 이후 번창하던 영국 증기 자동차산업은 몰락했고 자동차산업 주도권은 독일과 미국으로 넘어갔다.

이병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과거 독일과 미국의 자동차산업이 어떻게 마부들과 화합해 영국을 앞서갈 수 있었는지를 배워야 한다”면서 “자율주행 시대로 가고 있는 지금 혁신에 대한 반발을 잘 조율하지 않으면 새로운 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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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6호 (p2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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