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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대함탄도미사일, 美·中 패권 경쟁 ‘게임 체인저’ 되나

고강도 금속막대기 탄두 장착 현무IV로 中 해군기지 5분 내 무력화

  •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한국형 대함탄도미사일, 美·中 패권 경쟁 ‘게임 체인저’ 되나

지난해 9월 군 당국이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발사(오른쪽) 및 명중 장면. [사진 제공 · 국방과학연구소]

지난해 9월 군 당국이 공개한 ‘고위력 탄도미사일’ 발사(오른쪽) 및 명중 장면. [사진 제공 · 국방과학연구소]

1월 12일 글로벌 해군 전문매체 ‘네이벌 뉴스(Naval News)’에 흥미로운 기사가 실렸다. 한국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중국에 대한 반(反)접근/지역 거부(Anti-Access·Area Denial·A2/AD) 전략 구현을 위해 대함탄도미사일(ASBM)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당 기사에 등장한 한국형 ASBM은 무엇일까. 지난해 12월 ADD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김병주 의원 주최로 열린 ‘우주개발 진흥법, 작전영역으로서의 우주’ 세미나에서 중국 해군 활동에 대한 견제 방안을 제시했다. 이미 개발된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과 인공위성을 결합한 한국형 대함탄도미사일 개발 구상이 뼈대다.

정밀성 의심되는 中 DF-21D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 항공모함 전단. [뉴시스]

남중국해에서 훈련 중인 중국 항공모함 전단. [뉴시스]

ADD가 밝힌 한국형 A2/AD 구상은 중국 측 A2/AD 체계를 축소한 형태다. 합성개구레이더(SAR)를 장착한 저궤도 정찰위성과 통신위성을 여럿 띄워 한반도 상공에서 적 군함 동태를 감시하는 것이다. 이렇게 포착한 적 군함은 탄도미사일로 타격한다. 탄도미사일은 말 그대로 탄도(彈道), 즉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는 미사일이다. 일단 하늘로 높이 솟구쳤다 떨어지는 비행체다. 이런 비행 방식은 최소에너지로 최대한 멀리 날아가기 위해 고안됐다.

탄도미사일 개발에서 선결 과제는 정확도 제고다. 탄도 비행 발사체는 똑같은 지점에서 똑같은 에너지로 발사해도 탄착 지점이 달라지기 십상이다. 군사학에서 말하는 외부탄도학적(External Ballistics) 변수 때문이다. 풍향·풍속·기온·기압 같은 요인이 발사부터 명중까지 발사체 비행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그렇기에 포탄이나 로켓, 탄도미사일 등 탄도 발사체는 외부탄도학적 요소를 모두 계산해 사격 제원을 산출한다.

그러나 발사체 비행 과정에서 풍향·풍속·기온·기압을 완벽하게 측정해 사격 제원에 실시간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따라서 탄도 비행을 하는 발사체 개발에는 원형공산오차(Circular Error Probability·CEP)라는 개념이 적용된다. 원형공산오차는 표적에 쏜 발사체의 50%가 명중한 원의 반경을 의미한다. 가령 10발을 발사했을 때 표적과 가장 가까이 맞은 5발이 이루는 반경이 CEP다. CEP가 100m라면 탄도미사일을 10발 쐈을 때 표적점에서 반경 100m 안에 5발이 명중했다는 뜻이다. CEP는 대체로 비행거리·시간에 비례해 증가한다. 그만큼 사전에 계산하기 어려운 외부탄도학적 요소가 많은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냉전시기에 개발된 장거리탄도미사일의 CEP는 ㎞ 단위에 달할 정도였다. 옛 소련이 개발한 스커드 미사일 초기형의 경우 CEP가 3㎞ 이상이었다. 서울 청와대를 겨냥해 발사하면 동대문 근처에 떨어진다는 얘기다. 그만큼 탄도미사일로 목표를 정확히 타격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이처럼 탄도미사일의 기본 원리를 찬찬히 살펴보면 ASBM 개발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다. CEP는 고정된 타깃을 향해 탄도 비행체를 발사할 때 생기는 오차다. 반면 ASBM은 움직이는 표적을 맞혀야 하는 무기다. 2000년대 중반 중국이 세계 최초로 실용 ASBM DF-21D를 내놓았지만 그 정밀성이 의심받는 이유다. 중국은 DF-21D가 사거리 2000~2500㎞에 달하는 ‘항공모함 킬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실전에서 중국이 DF-21D로 미 항공모함을 맞히기는 어려워 보인다. DF-21D가 중국의 자랑처럼 항공모함 킬러가 되려면 실전에서 다음과 같은 상황을 전제해야 한다. 우선 발사 진지부터 목표물까지 전 구간에 관측 장비 수천 개를 설치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항공모함 조타수가 어느 방향으로 함수를 돌려 몇 노트 속도로 이동할지 ‘관심법’을 써서라도 알아내야 한다.



고강도 금속 막대로 군함 레이더 타격

지난해 4월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이난성의 한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
참석해 함장에게 군기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해 4월 23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하이난성의 한 해군기지에서 열린 신형 함정 취역식에 참석해 함장에게 군기를 전달하고 있다. [뉴시스]

그렇다면 한국형 ASBM 역시 중국 DF-21D처럼 실전에서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운 무기체계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NO’다. 한국형 ASBM이 노려야 하는 것은 수천㎞ 밖에서 움직이는 표적이 아닌, 기껏해야 수백㎞ 범위에 있는 고정 혹은 이동 표적이다. 여기에 미국이 개발하는 새로운 개념의 ASBM 기술을 참고하면 위력을 배가할 수 있다.

미국은 차세대 전술 탄도미사일 PrSM(Precision Strike Missile)에 ASBM 임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기본형은 사거리 500㎞, 개량형은 700㎞ 이상이다. 그런데 미국이 생각하는 ASBM 개념은 중국과 상당히 다르다. 중국 ASBM은 표적을 정확히 맞혀 ‘일격필살’하는 개념이다. 이와 달리 미국 ASBM 콘셉트는 “적함에 흠집만 내자”는 것에 가깝다. 미국이 개발하는 미사일에는 ‘얼터네이트(Alternate)’로 불리는 탄두가 탑재된다. 탄두 하나하나가 폭발력을 가진 자탄(Submunition) 대신, 고강도 금속 막대로 구성돼 있다. 해당 탄두는 높은 고도에서 폭발해 초고속으로 낙하하는 금속 막대들을 표적에 내리꽂는다. 강력한 운동에너지로 전차나 장갑차 상부장갑도 관통할 수 있다. 미국은 이런 특성을 이용해 유사시 중국 군함의 센서를 노리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 전투함 외부에 설치된 레이더와 통신기기는 그야말로 눈, 귀와 같은 핵심 장비다. 대단히 정밀하게 제작된 만큼 작은 충격에도 쉽게 망가지는데, 하늘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금속 막대 몇 개만 명중하면 해당 군함의 기능은 마비된다. 한국 현무 계열 탄도미사일은 이러한 ASBM으로서 기가 막힌 조건을 갖추고 있다. 바로 묵직한 탄두 중량이다. 미국 PrSM의 탄두 중량은 90㎏에 불과하지만 사거리 500㎞급 현무IV는 1000㎏이고, 사거리 800㎞급 현무IV-1은 2500㎏에 달한다. 현무IV는 발사 지점으로부터 최대 1000㎞까지 상승한 뒤 종말 단계에서 마하(음속) 10 이상 속도로 표적을 타격하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미사일에 미군 PrSM 같은 임무를 부여하면 그야말로 가공할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등 터지는 새우’ 될라

서해안에 현무IV를 대함 견제용으로 배치하면 한국은 유사시 중국 해군 북해함대, 동해함대 주력 전력을 5분 만에 무력화할 수 있다. 중국이 보유한 미사일 무기체계의 최대 요격고도는 400㎞ 안팎이다. 현무IV가 이보다 높은 고도에서 자탄을 떨어뜨리면 요격할 수 없다는 뜻이다. 외기권에서 마하 10 속도로 떨어지는 소형 금속 막대는 사실상 막기가 불가능하다. 중국 북해함대의 핵심 근거지인 칭다오(青島)와 다롄(大連)은 충남 태안반도에서 각각 530㎞, 470㎞ 떨어져 있다. 중국 동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닝보(寧波) 기지는 제주에서 550㎞ 거리다. 여차하면 중국 해군력 70%가 집중된 북해함대와 동해함대를 타격할 수도 있다.

서태평양에서 미·중 패권 경쟁이 격화되면 그 승부는 해군력으로 판가름 날 것이다. 그렇기에 미국은 대(對)중국 해양 차단 계획 ‘네메시스’(NMESIS ·Navy Marine Expeditionary Ship Interdiction System)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은 중국과 가까운 지리적 이점과 함께 이미 고위력 탄도미사일을 보유 중이라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미국처럼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지 않고도 미·중 패권 경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 한국은 미래 국제 정세에서 게임 체인저가 될지, 고래 싸움에 등 터지는 새우가 될지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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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25호 (p42~44)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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