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8

2021.10.01

동시 접속 98만 명, 유엔 특사 BTS 소름 돋았어요 [SynchroniCITY]

Permission to Dance~

  • 안현모 동시통역사·김영대 음악평론가

    입력2021-10-04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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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26일(현지시각)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오프닝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이 숭례문을 배경으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열창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9월 26일(현지시각)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오프닝 무대에서 방탄소년단이 숭례문을 배경으로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열창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영대 요새 제주에 아예 사세요?

    현모 지금 제주에 있을 때가 아니라고요. ㅜㅜ 서울에 있었어야 하는데!!

    영대
    본인이 내려가놓고 왜요?

    현모
    방탄소년단(BTS)이 숭례문 앞에서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 오프닝 공연을 했잖아요. ㅠㅠ

    영대 ㅋㅋㅋ 어차피 비공개로 촬영했을 텐데요, 뭘.

    현모 근처 친구 사무실에서 야근이라도 하면서 창밖으로 번쩍이는 조명을 봤어야…. ㅋㅋ

    영대
    대단하긴 하더라고요. 완전 라이브로 춤추면서 두 곡을 연달아 흔들림 없이 소화하다니. 한국적인 세트도 물론 훌륭했고요.

    현모
    태극기가 연상되는 파란색, 빨간색 슈트도 센스 만점. 게다가 눈을 뗄 수 없는 RM의 짧은 헤어까지!!



    영대 역시 의상 얘기가 빠지지 않네요. ㅋㅋ

    현모 아, 추석 전후로 굵직한 이벤트가 너무 많았어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진짜 서리얼(surreal) 하다는 게 이런 건가 싶어요.

    영대 순간 시리얼(cereal) 드셨다는 줄.

    현모 ㅡ.ㅡ! 시리어스(serious) 하다고요!!

    영대 ㅋ 뭐가 그리 심각해요.

    현모 일단 콜드플레이(Coldplay)와 방탄소년단의 컬래버요!! 보는 내내 믿기지 않을 만큼 비현실적이었어요.

    영대
    아. ㅋㅋ 며칠 전에 나온 신곡이요? 제목이 ‘My Universe’ 맞죠?

    현모 네, 노래가 무척 좋아요. ㅠㅠ 중독성이 강해서 계속 “You~! You are!” 하고 싶어요.

    영대 ㅋㅋㅋ 워낙에 곡을 잘 쓰는 두 그룹이 만들기도 했고, 프로듀싱을 맡은 맥스 마틴은 그래미상을 다섯 번이나 수상한 히트 메이커잖아요.

    현모 따라라~ 따라라~ 공명감 있게 뒤에 깔리는 신시사이저도 넘 제 취향이고. 몇 달 전 콜드플레이 리더 크리스 마틴이 한국에 입국하는 사진이 유포돼 한창 인터넷에 떠돌 때만 해도 설마 했는데…. 그 궁금증에 대한 답변이 이렇게 아름다운 작품으로 돌아오다니 정말 감동적이지 않나요?

    영대 지난번 방탄소년단이 래퍼 메건 디 스탤리언과 ‘버터(Butter)’ 리믹스 버전을 발표했을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다시 느낀 거지만, 이제 방탄에게 글로벌 팝스타와 협업은 가능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선택의 문제가 된 거 같아요.

    현모 그죠. 우리가 자주 메건 ‘디’ 스탤리언이라고 이름을 강조하던 가수랑 손잡았다고 했을 때도 괜히 반갑고 좋았는데, 이번엔 단순 피처링이 아닌 세계적인 밴드 콜드플레이와 합작! 게다가 비행기 타고 날아와 대면으로 만나 녹음했잖아요.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태로 담은 영상 혹시 보셨어요?

    영대 그거까진 아직 못 봤네요. ㅋㅋ

    현모 보니까 크리스 마틴이 일부러 방탄을 위해 댄스 브레이크 부분까지 넣었다는데, 그럼 나중에 퍼포먼스 영상도 나오겠죠? 같이 무대에 서기라도 하는 날이 오면 정말 꼭 직접 가서 보고 싶어요!!

    영대 백신 잘 맞으셨죠?

    현모 사실 맞기 싫은 마음도 있었는데, 눈 질끈 감고 ‘조카 보러 가자!’는 생각으로 1차를 맞았거든요. 그런데 2차 때는 ‘BTS 공연 보러 가자!’고 외치며 맞아야겠어요.

    영대 ㅎㅎ 맞는 말이에요. 사회생활도 하려면 어쩔 수 없고요.

    현모 이번에 미국 뉴욕에서 문재인 대통령이랑 같이 인터뷰한 거 보니까, 방탄 멤버들도 팬들을 만나려고 백신 접종을 완료했대요.

    영대 확실히 BTS가 이야기하니까 와 닿으셨군요. ㅎㅎ

    현모 유엔 글로벌소통국 사무차장과 앉아서 인터뷰하는 모습도 봤는데 와, 다들 질문마다 대답을 어찌나 잘하던지…. ‘미문특’ 괜히 된 게 아니구나 싶더라고요.

    영대 미문특?

    현모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이요.

    영대 그걸 누가 ‘미문특’이라고 불러요!

    현모 제가요. 어려워서 외우기 쉬우라고. ^^;; 저 나름 MZ세대라 말 줄이는 거 좋아한다고요. ㅋㅋㅋ

    영대
    아놔. 차라리 ‘ㅁㅁㅌ’이라고 하지 그래요.

    9월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사진 제공 · 청와대]

    9월 20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6차 유엔 총회 SDG Moment(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회의) 개회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는 방탄소년단. [사진 제공 · 청와대]

    현모 아무튼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SDGs) 같은 중요한 화두를 방탄이 친근하게 얘기해주니까 이번 기회에 전 세계 젊은이에게 널리 알려졌을 거 같아요.

    영대 현모 님이 특히 관심 많은 주제잖아요.

    현모 그래서 더 좋았나 봐요. 근데 RM은 나중에 로스쿨 들어가고 유엔에서 일하고 그러는 거 아닌가 몰라요. 진짜로 여러 이슈에 대해 얘기하는 걸 들어보면 그냥 어디서 듣고 하는 말이 아니라, 평소 본인이 충분히 알아보고 깊이 고민했다는 게 확실히 느껴져요. 전달도 잘 되고. 감탄! 감탄!

    영대 사실 저도 뭉클했어요. 뭐랄까, 요즘은 코로나19 사태로 전 세계가 굉장히 어렵고 혼란스럽고 갈등도 많고 과제도 많잖아요. 다들 마음이 조급하고 괴롭기도 하고. 그런데 딱 이런 시기에 대한민국 지도자와 아티스트가 세계인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관련 퍼포먼스도 하면서 기여할 수 있다는 게 타이밍이 절묘하기도 하고, 우리이니까 할 수 있는 일 아니었을까 싶어 소름이 좀 돋더라고요.

    현모 그렇죠. BTS가 유엔에서 연설한 게 벌써 세 번째이지만, 올해는 여러모로 좀 특별했어요. 처음으로 특사 자격으로 참여한 것도 있고, 지난해와 달리 현지 행사장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고요. 무엇보다 팬데믹에 국한되지 않은 훨씬 광범위하면서도 장기적으로 영향을 미칠 중대한 주제를 다뤘으니까요. 한마디로 그 의제를 실질적으로 주도해나갈 국가와 상징적으로 이끌어갈 아이콘이 완벽히 페어링된 느낌이었어요.

    영대 가만히 생각해보면 세계적 팝가수는 많지만 과연 누가 지금 유엔 총회 자리에서 그 정도의 힘을 발휘하고 이런 역할을 할 수 있을까 떠올리면 딱히 없어요. 여타 유명인들이 갖고 있지 않은 그런 플러스알파를 BTS가 갖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단순히 한류가 주목받고 잘나간다는 차원을 넘어선 거죠.

    현모 마지막으로 이번 이벤트에서 가장 믿을 수 없었던 하이라이트는 유엔 총회장과 건물 안팎을 멋지게 누비며 촬영한 ‘Permission to Dance’ 영상! 으아~~~.

    영대 연단에 촤~악~ 등장해 야외에서 댄서들과 어우러지는 마무리까지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동시 접속자가 무려 98만 명!

    현모 제가 가끔 부정맥이 있는데 이 영상을 보는 동안 증상이 심해졌다니까요!

    영대 에~이~. BTS 볼 때만 생기는 조건적 부정맥 아니에요?

    현모
    (맥박 확인) 지금은 괜찮네요.

    영대 그나저나 우리 싱크로니시티 대화는 언제 해요?

    현모 어떡하죠, 지면이 꽉 찼네요.

    영대 우리 원래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확대에 따른 콘텐츠 시장의 변화, 뭐 이런 얘기를 나누자고 하지 않았나요?

    (계속)


    안현모는… 방송인이자 동시통역사. 서울대,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SBS 기자와 앵커로 활약하며 취재 및 보도 역량을 쌓았다. 뉴스, 예능을 넘나들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우주 만물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 본 연재를 시작했다.





    김영대는… 음악평론가. 연세대 졸업 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음악학으로 박사학위 취득.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집필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 ‘BTS : THE REVIEW’ 등이 있으며 유튜브 ‘김영대 LIVE’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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