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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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버스 세 번 놓치고 깨달은 것!

보이지 않던 것을 보게 해주는 힘은 ‘간절함, 계획, 실행, 믿음’

  • 꿈다루미 월급쟁이 재테크 연구 카페 슈퍼루키

    입력2021-08-12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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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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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째 전셋집에 산다. 신혼 때부터 살던 집에서 아이 둘을 낳았고 같은 아파트의 옆 단지로 이사해 살고 있다. 매매 아닌 전세로 말이다. 2016년 당시 신혼집은 20평형 전세였다. 그때만 해도 이런 생각을 했다. ‘집을 사 대출 갚으며 사는 인생, 너무 재미없지 않아?’

    당시 전세가에서 1500만 원을 더 주면 그 집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당시엔 내가 모은 돈으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이 나와는 먼 이야기였다. 1년 저축해 모은 1500만 원으로 집을 사느니 가족 여행을 가거나 다른 가치 있는 곳에 쓰겠다 싶었다. 내 집 마련 계획이 없는 시기였다. 하지만 2021년 지금, 1500만 원을 보태서는 그 아파트를 살 수 없다.

    2018년 아이를 낳고 옆 단지로 이사했다. 집주인은 우리에게 2500만 원을 더 주고 집을 사길 권했다. ‘조금 넓어졌다고 2500만 원이나? 어휴, 우린 집 안 사요.’ 이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았다. 몇 년 동안 동네 집값이 계속 제자리걸음이었고, 집주인도 주택 자금이 필요해 매매를 권했던 터라 딱히 집을 살 이유를 찾지 못했다. 나중에 아이는 다른 곳에서 키우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그런데 아이 둘을 낳고 키우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집 꼭 사야 해?

    인생에서 내 집 마련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큰 수업료를 치렀다. [GETTYIMAGES]

    인생에서 내 집 마련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큰 수업료를 치렀다. [GETTYIMAGES]

    현재 내가 사는 지역은 ‘비조정지역, 공시지가 1억 원 미만 역세권, 슬세권, 초품아, 교통 호재’ 등의 수식어가 붙으며 아주 유명한 동네가 됐다. 1년 전만 해도 ‘우리 동네에선 정말 집 사면 안 되나 보다. 집을 사면 팔지를 못하니 가격이 더 내려가겠지?’라고 생각했는데 뒤통수를 세게 맞은 기분이었다. 몇 달 새 우리 동네에선 생각지도 못한, 1억 원 이상 오른 아파트들을 보니 몇 달 전 만난 집주인의 얼굴이 떠올랐다.

    지난해 전세 재계약을 하는 날 새로운 집주인을 만났다. 전 주인이 우리에게 이 집을 사서 들어오라고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하지만 우리는 거절했다. 결국 전 주인은 새 주인에게 집을 팔았다. 2000만 원 낮은 가격에. 새 집주인은 전 주인에게 2000만 원을 깎고, 우리한테는 전세금 500만 원을 올려 단 1000만 원으로 갭투자를 한 외지인이었다.



    그는 본인이 다주택자라고 했다. 무주택자인 우리는 그가 조금 부럽기도, 야속하기도 했다. ‘와, 1000만 원으로 집을 사? 우리가 먼저 산다고 했으면 이 가격에 우리가 사는 건데.’ 하지만 먼저 집을 산다는 얘기를 못 꺼냈고, 아파트가 팔리던 순간에도 이 집을 사야 한다는 확신이 들지 않았다. 남편은 부동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한동안 떨어지는 실거래가를 보며 우리 선택이 옳은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버스 한 대를 놓쳤다.

    그리고 두 달 뒤 또 주인이 바뀌었다. 이번엔 매매가보다 2000만 원 높은 가격에 샀다고 했다. 그렇게 안 팔리던 아파트가 몇 달 새 계속 거래되는 현상을 보니 헛웃음이 나왔다. 한편으로는 ‘쎄’했다. 버스 한 대를 또 놓친 거다.

    그렇게 올해 몇 달 새 우리 아파트는 왕관을 달았고, 두 달 뒤 새 주인에게 또 팔렸다. 4000만 원 높은 가격에…. 이번엔 앞 자릿수가 바뀌었다. 이젠 저축해 열심히 모은 돈으로 살 만한 집은 아무 데도 없다. 열심히 모았는데 왜 슬프지? 지금 사는 집의 경우 전세에서 매매로 가려면 최소 1억 원이 필요한 상황. 전세계약 기간이 끝나면 집주인은 분명 전세가를 올려달라고 할 텐테, 후회가 막심하다.

    버스를 놓친 상황인데, 아이는 이 동네 유치원에 적응을 잘했다.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번 전세를 마지막으로 옆 동네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로 옮겨갈까 생각했다. 남편의 강력한 추천으로 ‘조정지역, 전매 제한 3년, 신도시 공사 현장 풍경, 직장과 좀 더 멀어지고, 학군은 지금보다 나을지 말지 모르는’, 그리고 ‘교통 호재가 있는’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진작 공부할걸

    새로운 버스에 타기 위해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있다. [GETTYIMAGES]

    새로운 버스에 타기 위해 부동산 공부를 하고 있다. [GETTYIMAGES]

    아이들이 있으니 이전보다 뚜렷한 계획을 세워야 했고, 결정할 일도 많았다.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적응하고 지낼 만한 곳을 알아보고, 분양받은 아파트는 전세를 준 뒤 실거주하고 싶은 곳에서 전세를 살기로 했다.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그런 지역을 찾아보기로 했다. 버스를 세 번 정도 놓치니, 객관적으로 자금 상황을 바라보게 됐다. 단순히 느낌 말고!

    그렇게 공부하던 어느 날, 지난해 이맘때쯤 공부한 자료를 개인용 컴퓨터에서 발견했다. 거기엔 사고 싶은 아파트의 리스트와 가격, 수익률 등을 분석해놓은 내용이 담겨 있었다. 모든 아파트 가격이 지금의 반값 또는 그 이하였다. 1년 만에 치솟은 집값을 보니 며칠 동안 가슴이 답답하고 우울감도 느껴져 많이 힘들었다. 1년 전에만 샀어도….

    그동안 대출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고 느낌으로만 부동산을 바라봤다. 남편 말을 듣고 분양이라도 받지 않았다면 어땠을지 생각하기도 싫었다. 그래서 이제는 새벽 시간을 활용해 매일매일 신문과 부동산 책을 읽고 기록을 남기고 있다. 마침 인터넷 블로그에서 좋아하는 이웃님의 임장챌린지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버스에 올라타기 위해 공부를 시작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비록 새벽형 인간 DNA를 물려받은 아이들이 같이 깨는 바람에 새벽 공부가 아닌 새벽 육아인 날이 많지만 말이다.

    남편도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관심 있는 부동산 유튜브를 찾으면 공유하고 설명도 해준다. 혼자 공부할 때보다 더 에너지가 생긴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것들도 볼 수 있게 해주는 힘이 바로 ‘간절함, 계획, 실행, 믿음’인 것 같다. 부동산에 대한 쓰라린 경험이 앞으로 삶에서 중요한 자양분이 될 거라 믿으며 살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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