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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 육아 커뮤니티는 왜 남성 회원을 안 받았을까

“육아는 엄마만의 몫이 아닌데…”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한국 최대 육아 커뮤니티는 왜 남성 회원을 안 받았을까

[GETTYIMAGES]

[GETTYIMAGES]

“육아나 임신 관련 정보는 어디서 찾아?” “아, M카페 가입해. 거기에 정보가 제일 많아.”

얼마 전 지인들에게 육아 및 임신 정보를 찾아보기 좋은 홈페이지나 커뮤니티가 있는지 물었다. 공통적으로 추천받은 건 네이버 M카페. 2003년 개설된 이 곳은 임신과 출산 분야 대표 인기 카페로, 회원만 300만 명이 넘고 하루 방문자도 70만 명 이상이다.

카페에 가입하려고 보니 ‘여자만 가입 가능’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실제로 네이버 아이디상 주민등록번호가 여자가 아니면 가입할 수 없었다. 임신과 육아는 여자나 엄마만의 문제는 아닌데 남자, 아빠는 왜 가입할 수 없을까. 카페에서도 비슷한 의문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다.

“여기 남자 회원은 가입 안 되나요?” “신랑이 회원 가입이 안 된대요.”

올해 올라온 게시글 중에도 같은 질문을 하는 글이 꽤 보였다. 한 회원은 “우리 신랑도 육아 정보를 보고 싶은데 못 본다고 슬퍼해서 (카페 화면을) 캡처해 보여준다”고 답했고, 또 다른 회원은 “남편이 자기도 가입하고 싶다고 했는데 남자는 안 된다고 해 가입이 안 됐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빠들은 육아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GETTYIMAGES]

아빠들은 육아 정보를 어디서 얻을 수 있을까. [GETTYIMAGES]

남자는 NO

최근 아빠들도 육아휴직을 신청해 육아를 분담하는 마당에 이곳이 남자에게 폐쇄적인 이유는 뭘까. 카페 한 스태프는 “카페 초창기 회원 연령이나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았을 때 가입한 아빠들이 현재 육아대디 수다방을 이용하고 있다”며 “임산부와 육아맘을 위한 카페이다 보니 카페 특성상 여러 문제점이 발생해 지금은 부득이하게 가입 제한을 뒀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부 남성 회원이 엄마들의 몸이나 아이 사진을 다른 곳으로 퍼 나르는 사건도 있었다. M카페 30대 여성 회원 A씨는 “예전에 모유 수유 관련 글을 올렸는데 쪽지로 한 성인 남성이 자기에게 돈 받고 모유 수유를 해달라는 내용을 보내와 운영진에게 신고한 적이 있다. 나만 받은 게 아니어서 소름이 돋았다”고 말했다. 한편으로는 여자끼리만 할 수 있는 이야기나 시댁 이야기를 남편이 보는 게 싫다며 ‘금남 정책’을 지지하는 회원도 많았다.

“필요하면 남자끼리 이런 곳을 만들면 되죠.”

남자는 가입이 되지 않느냐는 물음에 대한 한 회원의 답이다. 네이버에서 ‘육아’를 검색하면 인터넷 카페 5만여 개가 나온다. 그러나 대부분 ‘맘카페’로 남성 회원 가입이 제한돼 있다. 기자가 찾은 육아 관련 카페 중 남자가 가입할 수 있는 곳은 육아에 관심 있는 인천 지역 아빠들이 운영하는 카페였는데, 회원은 1000여 명이었고 육아 관련 내용은 지역에 국한돼 있어 아쉬웠다.

여러 차례 불량 회원들에게 데었을 ‘맘’들의 마음도 일견 이해는 간다. 그러나 육아는 성별로 편 가를 문제가 아니라 ‘함께’해야 하는 것이다. 남자들도 인생 처음으로 ‘아빠’가 되는 공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정보를 나눌 게시판 한두 개 정도는 개방해놓으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얼마 전에도 M카페에는 한 예비 아빠가 아내 아이디를 빌려서 쓴, 아내 입덧에 대한 고민이 올라왔다. 남자가 글을 쓰는 게 안 된다면 삭제하겠다는 말과 함께. 거기에 대한 선배 ‘엄마’들의 50여 개 가까운, 경험에서 비롯된 지혜로운 댓글을 보며 든 생각이다.

수많은 엄마가 커뮤니티에서 육아 정보를 공유한다. [GETTYIMAGES]

수많은 엄마가 커뮤니티에서 육아 정보를 공유한다. [GETTYIMAGES]





주간동아 1299호 (p44~45)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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