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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김종인 복식조 호남서도 통한다

[이종훈의 政說] 전략적 투표 호남, 尹 맞설 카드는 호남 출신 與 후보뿐?

  •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 · 정치학 박사

윤석열×김종인 복식조 호남서도 통한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의 보루 호남에서 이상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당 지지율과 대선후보 지지율 간 괴리가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한 호남 유권자들의 판단이 바뀌면서 발생한 일이다.

尹, 제3지대 후보로 인식돼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동아DB]

윤석열 전 검찰총장(왼쪽)과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동아DB]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4월 16일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1011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호남지역 양자대결에서 41.4% 대 40.8%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앞섰다. 윤 전 총장은 37.5% 대 33.5%로 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에게도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3.1%p. 이하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호남지역 유권자들은 여전히 국민의힘에 마음을 주지 않고 있다. 리얼미터가 4월 5일부터 닷새간 YTN 의뢰로 전국 유권자 2514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국민의힘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17.3%로 민주당(48.5%)에 크게 뒤처졌다(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0%p). 윤 전 총장과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윤 전 총장과 국민의힘 사이에 지지율 괴리 현상이 발생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일각에서는 호남 유권자들이 윤 전 총장을 ‘민주당 사람’으로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지만 이는 잘못됐다. 오히려 윤 전 총장을 제3지대 후보로 인식한 것으로 봐야 한다. 호남 유권자들은 윤 전 총장을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보지 않는다.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 여부 역시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거 호남 구애, 즉 적극적인 서진정책(西進政策)을 펼쳤다. 지난해 8월 12일 위원장 직속으로 ‘호남특위’로 불린 국민통합특별위원회를 구성했고, 이레 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무릎을 꿇은 채 사과했다. 김 전 위원장의 호남 구애 행보는 이후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15일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내놨다. 올해 3월 24일 국립5·18민주묘지를 다시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김 전 위원장은 4월 8일 국민의힘을 떠난 후 두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옛 친이(친이명박)계, 친박(친박근혜)계 중진을 향한 공세와 윤 전 총장에 대한 구애다. 국민의힘 내 주류인 옛 친이계와 친박계는 그간 김 전 위원장의 행보에 반발을 보였다. 이들은 여전히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을뿐더러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도 인색한 평가를 내놓는다. 김 전 위원장은 반성하지 않는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을 분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는 4월 2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지금 정돈되지도 않은 곳에 불쑥 들어가려 하겠나. 지금 국민의힘에 들어가 흙탕물에서 같이 놀면 똑같은 사람이 된다. 백조가 오리 밭에 가면 오리가 돼버리는 것과 똑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주장을 호남 유권자들이 곧이곧대로 수용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이들도 김 전 위원장이 지금까지 내려온 정치적 판단이 대체로 정확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김 전 위원장과 호남 유권자의 판단이 일치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이유다. 윤 전 총장이 김 전 위원장과 손잡지 않아도 호남 유권자의 판단은 유지될 공산이 크다.

윤석열 정치권 안착이 최대 변수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동아DB]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왼쪽)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동아DB]

호남 유권자들은 애초부터 민주당에 잠정적 지지를 보내왔다.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지만 이는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문재인-홍준표-안철수 3자 구도에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당선을 막으려면 한 후보에 표를 몰아줘야 했다. 당시 광주에서 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은 각각 61.15%, 30.08%였다. 전남은 각각 64.84%, 23.76%였고 전북은 각각 59.88%, 30.69%였다. 모두 전략적 선택의 결과였다.

호남 유권자의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민주당 후보와 윤 전 총장 중 누구를 선택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옳을지 고심하는 가운데, 윤 전 총장 쪽으로 표심이 일부 옮겨가고 있다. 이 흐름이 내년 대선까지 이어질지는 윤 전 총장의 정치권 안착 결과에 좌우될 전망이다.

윤석열×김종인 복식조를 호남에서 이길 수 있는 카드는 호남 출신 대선후보뿐이다. 민주당 이 전 대표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 2명이 해당 요건을 충족한다. 이들 중 1명이 본선에 올라온다면 윤석열×김종인 복식조와 불꽃 튀는 접전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정 전 총리는 4월 16일 총리직을 사퇴하며 대권 행보를 본격화했다. 그는 4월 21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를) 고심하고 있다”며 “민주당 전당대회(5월 2일)가 끝나면 국민에게 보고를 드려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반사이익을 통해 얻은 지지율은 유효 기간이 길지 않다”고도 말했다.

국민의힘에도 기회가 있다. 다만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잘못에 대한 분명한 인정과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정적 태도 종식이 전제돼야 한다. 이후 윤 전 총장을 영입하거나 호남이 호응할 대선주자를 본선에 내세워야 한다. 그러려면 김 전 위원장 수준의 정치력을 국민의힘 차기 지도부가 발휘해야 한다. 내년 대선에서 윤석열×김종인 복식조가 형성할 태풍의 강도는 역대급일 것이다.





주간동아 1286호 (p22~23)

이종훈 정치경영컨설팅 대표 · 정치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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