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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늪지대로 만든 악어 떼의 정체 [구기자의 #쿠스타그램]

라코스테×폴라로이드가 만났을 때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가로수길 늪지대로 만든 악어 떼의 정체 [구기자의 #쿠스타그램]

라코스테×폴라로이드 가로수길 팝업 스토어. 악어 인형이 인상적이다. [홍태식]

라코스테×폴라로이드 가로수길 팝업 스토어. 악어 인형이 인상적이다. [홍태식]

 “양서류랑 파충류가 다 해먹네.” 

많은 기업 팝업 스토어가 포유류와 사랑에 빠졌던 시기가 있다. 인기 캐릭터 오버액션 토끼와 협업은 물론 테디베어, 북극곰 같은 몽실몽실한 털을 가진 캐릭터들을 길에서 만나는 것이 어렵지 않던 시절이다. 

이후 한동안은 EBS ‘자이언트펭TV’의 펭귄 캐릭터 ‘펭수’가 대세였다. 그렇게 포유류와 조류의 시대를 거쳐 요즘 업계에서 인기를 끄는 건 양서류와 파충류. 두꺼비가 주인공인 진로이즈백 팝업 스토어나 악어가 주인공인 라코스테×폴라로이드 팝업 스토어 등이 소설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인증샷 맛집’으로 화제다. 

의류 브랜드 라코스테와 카메라 브랜드 폴라로이드가 협업한 가로수길 팝업 스토어의 존재를 안 것은 건물에 붙어 있는 큼직한 원색 악어 인형 때문이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건물 주변을 에워싼 귀여운 악어 인형들을 보고 “인증샷 찍기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3월 24일부터 가로수길에 나타난 악어들의 정체가 궁금해 취재를 시작했는데, 라코스테가 폴라로이드와 만남을 기념해 화려한 제품들을 내놓으며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팝업 존이었다. 인증샷을 찍으라고 대놓고 만들어놓은 공간이었던 것.


가로수길을 늪지대로 만든 악어 떼

라코스테와 폴라로이드가 협업해 내놓은 신상들. [홍태식]

라코스테와 폴라로이드가 협업해 내놓은 신상들. [홍태식]

4월 8일 오전 인스타그램에 ‘#lacostexpolaroid’라는 해시태그를 쳐봤다. ‘#색다른하루를만나봐’라는 해시태그를 단 알록달록한 사진 2000여 장이 나왔다. 라코스테×폴라로이드 협업 컬렉션과 팝업 존 사진이었다. 지난주 같은 공간을 취재했는데도 다른 이들이 올린 사진을 구경하며 ‘이렇게 다르게 찍을 수도 있구나’ ‘역시 패피(패션피플)는 다르구나’라고 생각했다. 



‘회색빛이던 지난해를 뒤로하고 우리에게 찾아온 색다른 순간과 함께 신나는 이벤트를 즐겼으면 한다’는 게 이번 팝업 존의 취지. 팝업 존 관계자는 “팝업 존 곳곳에서 안내 지도를 받을 수 있다. 흰색 악어가 그려진 가로수길 초입(신사역 방향)에서부터 현대고 쪽으로 걷다 보면 왼편에 오렌지, 레드, 블루 팝업 존이 있다. 좀 더 가면 오른쪽에 라코스테 매장과 옐로, 그린 팝업 존이 붙어 있어 원하는 곳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고 말했다. 


가로수길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팝업 존이 있다.

가로수길 곳곳에 사진 찍기 좋은 팝업 존이 있다.

팝업 존은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총 5가지 색으로 이뤄져 있다. SNS 채널에 팝업 존 인증샷을 올린 뒤 이벤트 안내 부스에서 게시물을 인증하면 코인을 준다. 이 코인은 행사 기간 연계된 파트너 카페에서 커피로 교환할 수 있다. 가로수길 근처 마일스톤 커피, 샌드커피 논탄토, 레이브릭스, 아러바우트 신사, 언더핑크 커피가 대상이다. 

행사에 참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인스타그램 라코스테×폴라로이드 필터를 활용해 셀피를 찍어 올리는 것. 필터를 적용해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고 이벤트 안내 부스에서 인증하면 소정의 선물을 준다. 이벤트 안내 부스는 라코스테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 바로 옆에 있다. 새빨간 악어가 올라간 폴라로이드 카메라 모양의 건물이다. 

기자도 큼직한 악어 인형 옆에서 사진을 남겼다. 다만 주요 팝업 존은 유리창 때문에 인생 사진을 남기려면 빛 반사를 피해 촬영하는 고도의 스킬이 필요했다. 기자가 다녀온 라코스테 팝업 스토어 팸플릿을 살펴본 20대 후배는 악어가 바글바글한 가로수길 지도를 보고 “늪지대인 줄 알았다”며 “라코스테 하면 조금 올드한 느낌이 있는데 젊은 느낌을 주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 같다”고 평했다. 

라코스테 플래그십 스토어에는 악어들만큼이나 다양한 색상의 신상 제품이 진열돼 있다. 가장 인기가 좋은 건 폴라로이드 사진을 여러 장 겹쳐놓은 디자인의 피케셔츠였다. 라코스테 하면 많이들 피케셔츠를 떠올리지 않는가. 여기에 감열 방식을 적용해 옷이 체온으로 데워지면 가슴에 있는 폴라로이드 사진 프린트에 라코스테 창업자 르네 라코스테의 얼굴이 드러나는 제품도 인기라고 했다. 라코스테와 폴라로이드의 컬래버레이션 컬렉션을 사면 한정판 에코백을 받을 수 있는 행사도 진행 중이다. 다만 수량이 한정돼 있으니 구매 전 확인할 것.

화사해진 가로수길도 볼거리

가로수 144그루가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들의 예술 작품을 입었다. [홍태식]

가로수 144그루가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들의 예술 작품을 입었다. [홍태식]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오가는 사람이 줄고 건물 공실률도 높아 휑한 느낌이 나던 가로수길에 오랜만에 알록달록 생동감이 입혀진 것은 홍익대 미술대학 학생들의 공도 컸다. 가로수길에 자리한 가로수 144그루에 컬러 아트를 입혀 생기를 더한 것. 팝업 존을 찾으러 가는 동안 (라코스테 관련 행사인지 모르고) 그저 예뻐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자주 볼 수 있었다. 학생들이 제각각 ‘악어’와 ‘즉석 사진기’를 모티프로 그린 작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자기주장 강한 컬러의 가로수길 악어들은 4월 17일까지 만날 수 있다. 억지로 끌려온 것이 아니라면 가로수길에 온 김에 귀여운 사진을 남기고, 커피도 무료로 마시자. ‘신상’이 궁금하면 매장에 들러도 좋고. 

#가로수길악어들 #회색보다원색 #봄입은가로수길

여기는 어쩌다 SNS 명소가 됐을까요. 왜 요즘 트렌드를 아는 사람들은 이 장소를 찾을까요. 구희언 기자의 ‘#쿠스타그램’이 찾아가 해부해드립니다. 가볼까 말까 고민된다면 쿠스타그램을 보고 결정하세요.





주간동아 1284호 (p62~63)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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