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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기 하나씩 잡은 LG와 SK, 배터리 전쟁 최종 승자는?

美 델라웨어 연방법원 민사도 관심사  …대승적 합의 못 하면 중국만 ‘어부지리’

  • 김동훈 비즈니스워치 기자

승기 하나씩 잡은 LG와 SK, 배터리 전쟁 최종 승자는?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위)와
SK 파우치형 배터리. [뉴스1,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LG화학 기술연구원에 전시된 전기차 배터리(위)와 SK 파우치형 배터리. [뉴스1, 사진 제공 · SK이노베이션]

“LG의 ‘SK 발목잡기’ 분리막 특허 침해 소송, SK가 10년여 만에 모두 이겼다.”(4월 6일 SK이노베이션) 

“기술 탈취를 인정하고 배상한 뒤 사업할 방안을 찾는 것이 순리다.”(4월 6일 LG에너지솔루션) 

LG에너지솔루션(LG화학에서 물적 분할·이하 LG)과 SK이노베이션(이하 SK)의 배터리 소송전이 정점을 향해 가고 있다. 그만큼 양사의 설전도 매서워지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2월 10일(이하 현지 시각)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LG 손을 들어주는 판결을 내린 데 이어, 3월 31일 특허 침해 소송에서는 SK 손을 들어주는 예비결정을 내렸다. LG는 SK를 상대로 2019년 4월 2차전지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ITC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9월 배터리 분리막 특허 침해로 재차 소송을 제기했다. SK는 LG를 상대로 2019년 7월 배터리 모듈 특허 침해로 ITC에 소송을 냈다. 이번에 SK가 승소한 소송은 LG가 제기한 분리막 특허 관련이다. SK가 제기한 소송은 7월 예비결정을 앞두고 있다. 

영업비밀 침해 소송은 아직 한 가지 변수가 남아 있다. 4월 11일로 예정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가 그것이다. SK는 이번 특허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 만큼 이를 지렛대 감아 전세를 역전하고자 한다. 즉 LG는 영업비밀 침해 관련 소송을, SK는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을 무기 삼아 협상 테이블 앞에 서게 됐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 예정

양사 간 합의는 기업 사활이 걸린 매우 중요한 문제다. 특히 SK의 경우 사업 진퇴가 발등의 불이다. ITC는 2월 영업비밀 침해를 최종 판결하면서 “SK의 전기차 관련 배터리 부품 · 소재를 10년간 미국 내 수입 금지한다”고 밝혔다. 만약 LG와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사업은 직격탄을 맞는다. 당시 LG는 SK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진정성 있는 태도란 합당한 규모의 합의금을 뜻한다. 현재 LG는 3조 원 이상의 합의금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SK의 경영 유지를 위해 매출에 비례하는 로열티, SK 계열사 지분 등 다양한 방식으로 합의할 의사가 있음을 넌지시 알리고 있다.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보호하면서 세계 1위 배터리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기회로 삼겠다는 계산이다. 반면 SK는 합의금으로 1조 원 이하를 주장하고 있다. LG가 뜻을 굽히지 않을 경우 차라리 사업을 접겠다는 배수진까지 쳤다. 



하지만 SK가 사업을 접을 가능성은 낮다. 이미 배터리 사업에 투자한 비용과 향후 고객사와 관계, 위약금 등을 고려하면 사업을 그만두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자회사 상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배터리 분리막을 제조하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5월 코스피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배터리 분리막 특허 소송에서 승리한 만큼 SK아이이테크놀로지 상장은 무리 없이 진행될 전망이다.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 역시 최대 50억 달러(약 5조5940억 원)가 투입된 상태다. SK는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을 통해 현지에 최대 6000여 개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며 미국 내 분위기를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LG도 최근 “미국에 2025년까지 5조 원 이상을 투자해 연간 70GWh 이상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의 친환경 정책과 맞물려 급성장하는 전기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70GWh는 전기차 100만~120만 대에 탑재할 수 있는 규모다. 전기차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배터리는 해당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로 꼽힌다.


美 델라웨어 연방법원에서 배상 규모 확정

업계는 결국 양사가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점인 4월 12일 오후 1시(한국 시간) 전에는 합의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SK의 이번 배터리 특허 소송 승리로 LG 역시 수세에 몰릴 수 있게 된 탓이다. ITC는 무역 관련 문제를 담당하는 대통령 직속 준사법기관으로 영업비밀 침해뿐 아니라 특허 침해에 대해서도 수입 제한 조치를 내릴 수 있다. 7월 말로 예정된 예비결정에서 LG가 SK 배터리 모듈 관련 특허를 침해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LG 역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LG 측은 “ITC가 자사 분리막 코팅 특허인 ‘SRS 517’의 경우 SK의 특허 침해 유효성을 인정했다”는 점을 들어 반박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당장 쓸 수 있는 압박 카드는 단연 영업비밀 침해 판결이다. 영업비밀 침해는 책임자의 징역형 등 특허 침해보다 강한 처벌이 추가로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ITC 소송과 별개로 진행 중인 미국 델라웨어 연방지방법원의 민사재판도 관심사다. 이곳에서 SK의 배상 규모가 확정된다. 만일 배상 규모를 놓고 LG나 SK 둘 중 한 곳이 불복할 경우 항소할 수 있다. ITC 소송 관련 거부권이 행사된 상태에서 민사재판 항소가 이뤄지면 영업비밀 침해 관련 다툼은 3년 더 이어지게 된다. 반대로 거부권이 나오지 않으면 ITC 결정은 그대로 효력을 갖는다. SK가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하더라도 수입 금지 처분은 유지된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건 미국 대통령 거부권 행사 전 양사가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중국 기업 같은 경쟁자들만 배불리는 꼴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한국 시각으로 4월 12일 오후 1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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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284호 (p30~31)

김동훈 비즈니스워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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