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83

2021.04.02

종부세 폭탄 피하는 법 & 증여 꿀팁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 “아내보다 자녀에 증여 유리, 무주택자는 지금이 집 살 기회”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입력2021-04-06 10: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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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철 기자]

    [조영철 기자]

    2021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공시지가)이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올해 전국 평균 공시지가는 지난해보다 19.08% 올랐다. 지난해 상승률인 5.98%보다 17.94% 증가한 것. 시도별로 보면 서울 19.91%, 경기 23.96%, 부산 19.67%, 대전 20.57%. 세종은 70.68%나 올랐다. 

    공시지가 급등으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등 보유세 역시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고가 주택을 소유한 다주택자는 단독명의일 때보다 공동명의일 때 보유세가 더 높아지는 등 달라진 세법에 혼란스러워하는 이가 많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주택을 처분하려는 사람과 6월 1일 이후 매수하려는 사람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세금 상담 전문가로 소문난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으로부터 종부세 줄이는 법, 주택 매매 요령 등에 대해 들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 시장 반응은 어떤가. 

    “올라도 너무 올랐다는 게 중론이다. 서울 평균이 19.91%이고, 개별 단지로 보면 30%, 40% 오른 곳도 있다. 지난해에는 지방의 경우 공시지가가 오히려 낮아지기도 했으나 올해는 전국이 다 올랐다. 세종시는 내 눈을 의심했다. 무려 70% 넘게 올렸다. 과연 이게 정상인가 싶다.” 



    1세대 1주택에 한해 공시지가 6억 원 이하는 재산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는데. 

    “증세 정책이라는 비난을 피하려고 그런 것 같은데, 이 역시 공시지가가 계속 올라가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11월 공시지가 현실화율 발표 이후 올해가 그 첫해이다 보니 무조건 올리고 보자고 생각한 것 같다. 내년에는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더 높아질 테고 내후년, 그 후년 공시지가는 계속 오르게 돼 있다. 정부 로드맵에 따르면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2030년 90%까지 오른다. 올해 공시지가가 6억 원 미만이라 해도 당장 내년 6억 원 넘는 주택이 많을 거다. 실제로 서울 중위가격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가 9억 원을 넘어섰고, 강북만 봐도 8억 원이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공시지가 6억 원 이하 혜택을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답정너 ‘1인 1주택’

    다주택자는 공동명의보다 단독명의가 유리하다는데. 

    “보유세 과표 변경의 주목적은 다주택자 증세다. 다주택을 소유하지 말라는 얘기다. 1세대 1주택은 공동명의가 유리하다. 20억 원 상당 아파트를 예로 들면 단독 보유는 9억 원 공제 후 과세표준 11억 원에 종부세율 1.2%가 적용된다(표 참조). 금액으로 따지면 1320만 원이다. 반면 부부 공동명의(50%씩)일 경우 인당 6억 원 씩, 총 12억 원을 공제받아 과세표준은 각각 4억 원, 종부세율도 0.8%로 줄어든다. 따라서 종부세가 640만 원으로 감소한다. 

    다주택자는 다르다. 10억 원 아파트 2채를 각각 단독명의로 소유했을 때 아파트 채당 종부세는 6억 원 공제 후 과세표준 4억 원에 종부세율 0.8%를 적용하면 320만 원이다. 2채이니 부부가 부담할 세금은 640만 원이다. 반면 10억 원 상당 아파트 2채 모두 공동명의일 경우 6억 원씩 공제받아도 둘 다 다주택자에 해당돼 과세표준 4억 원에 해당하는 종부세율이 1.6%씩 적용돼 인당 640만 원, 둘이 합치면 1280만 원으로 늘어난다.” 

    보유세를 줄이거나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고가 주택의 경우 종부세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1세대 1주택자’가 되는 거다. 다주택자는 종부세율 자체가 매우 높다. 과세표준 구간이 같더라도 1세대 1주택자와 다주택자가 내는 종부세는 하늘과 땅 차이다. 종부세율이 2배 넘게 차이 난다. 만약 팔기 아까운 주택을 2채 이상 보유하고 있다면 증여를 통해 1인 1주택자가 되는 게 가장 좋다. 물론 증여세를 내야 하긴 하지만, 종부세를 줄이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종부세는 올해만 피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다. ‘정책이 바뀔 때까지 버티면 되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해마다 수천만 원에 달하는 세금을 낸다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경우 증여세를 내더라도 1세대 1주택자가 되는 게 낫다.” 

    증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남편 명의 주택을 아내 혹은 자식에게 증여할 때 공제액이 다르다. 자식은 성인 5000만 원, 미성년자 2000만 원인 반면, 배우자는 6억 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당장만 보면 아내에게 증여하는 게 유리할 듯하지만, 어차피 나중에 자식에게 집 한 채를 물려줄 생각이라면 그때 또 증여세를 내느니 지금 바로 자녀에게 증여하는 편이 낫다. 무엇보다 증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첫 번째 이유는 증여 과표 산정의 대원칙이 ‘시세증여’이기 때문이다. 증여에서는 공시지가를 적용하지 않는다. 한편, 세법에서 말하는 시세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세는 엄연히 다르다. 우리는 흔히 온라인 사이트에 뜨는 호가를 시세라고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진정한 시세는 실거래가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실거래가는 높아진다. 증여할 거면 빨리 하라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시세를 직접 감정받는 경우도 있던데. 

    “사실 이 방법을 추천한다. 고가 아파트의 경우 시세 폭이 커 감정평가를 따로 받는 게 유리할 수 있다. 간혹 실거래가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거나, 같은 아파트라도 동 호수에 따라 가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내 집을 직접 감정받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무엇보다 감정을 하면 대부분 일반 실거래가보다 살짝 낮은 금액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5000만 원에서 1억 원가량 가격을 낮출 수 있다면 그게 어딘가. 거듭 강조하건대 아파트값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증여하는 게 낫다.” 

    증여받을 때 내는 취득세는 어떻게 산정하나. 

    “취득세는 공시지가를 반영한다. 따라서 올해 증여를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2021년 공시지가가 확정되는 4월 29일 이전에 하는 게 좋다. 그래야 취득세를 수백만 원이라도 아낄 수 있다.”


    “똘똘한 한 채 수요 더 몰릴 것”

    2021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동아DB]

    2021년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4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했다. 사진은 서울 송파구 아파트 단지. [동아DB]

    증여 말고 집을 파는 방법도 있지 않나. 

    “사실 증여는 팔기 아까운 물건인 경우에 하는 것으로, 그게 아니라면 이번 기회에 주택 수를 정리하는 것도 좋다. 똘똘한 한 채와 가치가 높지 않은 빌라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면 빌라를 파는 거다. 시장에 이렇게 나온 매물이 실제로 엄청 많다. 하지만 아파트는 매물이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집을 사려는 사람이라면 지금이 기회다. 보유세 과세기준일인 6월 1일 전에 집을 팔려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양도소득세(양도세), 보유세 세율이 다 바뀐다. 지금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이 대부분 그렇다. 집을 팔려면 적어도 두세 달 전 내놔야 하는데, 5월 31일까지 처분을 원한다면 지금이 매물을 내놓을 시기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할 경우 조금이라도 싼값에, 혹은 급매로 매수가 가능하다.” 

    6월 1일 이후 집값은 어떨 것 같나. 

    “아마 다시 오를 거다. 집값 떨어지기가 쉽지 않다. 매도자는 기한 내 팔지 못하면 ‘어차피 종부세도 한 번 냈는데 급하게 팔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거다. 팔려고 내놓은 물건을 다시 거둬들이면서 잠시 쌓여 있던 매물이 사라질 가능성도 크다.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도 그리 많지 않다. 지방 빌라나 오피스텔은 급매가 나와 있으나, 서울이나 수도권 중심부에 있는,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지역의 아파트는 매물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바꿔 말하면 집을 사려는 사람은 어떻게든 지금 물건을 잡는 게 이득이다. 흥정만 잘하면 1000만~2000만 원 깎을 수도 있다. 팔려는 사람 역시 ‘세금으로 수천만 원을 내느니 얼마 깎아주고 치워버리자’는 생각이 강할 거다. 세금 폭탄은 다주택자에게나 해당되는 얘기다. 내 집 마련이 우선인 사람에게는 지금이 집을 사기 아주 좋은 타이밍이다.” 

    요즘 같은 때 투자는 무리인가. 

    “보유세 폭탄을 피하려고 재개발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늘고 있다. 무주택자는 물론이고, 현재 보유한 주택이 그리 고가가 아닌 사람은 재개발 물건을 사려는 경우가 많다. 공시가격이 매우 낮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에서 가장 비싼 재개발 주택이 몰려 있는 곳이 한남뉴타운인데, 시세는 20억 원이지만 공시지가는 8억 원 정도밖에 안 한다. 시세의 절반도 안 되는 셈이다.”


    공시지가 오르면 재개발은 호재

    재개발지역 공시지가도 오르지 않나. 

    “당연히 재개발지역도 공시지가가 계속 올라간다. 아이러니하게도 공시지가가 올라가면 보유 주택 감정가액도 상승해 분양가상한제를 돌파하는 원동력이 되기도 된다. 서울 강남지역 ‘분양가상한제 1호’인 서초구 래미안원베일리가 딱 그렇다. 분양가상한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며 분양가를 감정받았는데 역대 최고 분양가 기록을 뚫어버렸다. 정부도 충격에 휩싸였다. 분양가상한제 취지 자체가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가보다 낮게 책정하겠다는 거였는데, 최근 땅값이 급등하면서 분양가 산출 결과 최고가를 기록했다. 정부의 2개 정책이 충돌한 셈이다. 또 재개발은 관리처분인가 완료 후 주택 멸실에 들어가면 취득세, 소득세, 양도세를 다 피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보유세 절감 차원에서 재개발로 눈길을 돌리는 사람이 많다.” 

    분양가상한제는 공동주택 분양가를 산정할 때 일정한 표준건축비와 택지비(감정가)에 가산비를 더하고,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한 제도다. 최근 몇 년 동안 신규 주택 분양 가격이 점점 높아지자 정부는 2019년 8월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발표해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를 쉽게 적용할 수 있도록 요건을 완화했다. 

    실거주든, 투자 목적이든 세금을 줄이려면 결국 ‘똘똘한 한 채’가 답인가. 

    “그렇다. 양도세는 주택 매도 시점까지 상관없다고 하더라도 보유세는 매년 부담해야 하기에 대수롭지 않게 여겨선 안 된다. 앞서 말했듯 무주택자라면 6월 1일 전 조금이라도 싼 물건을 잡길 추천한다. 전월세 살면서 새 아파트를 노리는 분은 재개발에도 관심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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