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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 없는 정치인의 과시욕·출세욕이 가장 큰 문제”

‘미운 오리’ 박용진·김세연 異口同聲…“대한민국을 리셋하자”

  •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용기 없는 정치인의 과시욕·출세욕이 가장 큰 문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왼쪽)과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24일 대담집 ‘리셋 대한민국’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오픈하우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왼쪽)과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24일 대담집 ‘리셋 대한민국’ 화상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 · 오픈하우스]

1970년대생 정치인, 소장파, 소신 발언. 

더불어민주당(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김세연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을 공통적으로 나타내는 표현이다. 여당과 제1야당이라는 정반대 영역에서 활동했지만 당내 포지션은 비슷하다. 네 편 내 편 구분하지 않고 쓴소리하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당내에서 ‘미운 오리’로 불리기도 한다. 

여야 대표 ‘미운 오리’와 우석훈 성결대 교수가 2월 22일 ‘리셋 대한민국’을 출간했다. 미래 세대·부동산·교육 등을 주제로 나눈 대담을 정리한 책이다. 두 사람은 “대담 과정에서 크게 이견은 없었다”고 입을 모았다. 

박 의원은 3월 2일 ‘주간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원자력발전 등 일부 정책에 대해서는 생각이 달랐지만 대부분 사안에서 김세연 전 의원과 시각이 비슷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 역시 “박용진 의원이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교육·경제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진영 밖에 서는 것 두려워하면 안 돼”

소신 발언으로 유명한 정치인들의 대담답게 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비판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박 의원은 책에서 ‘비정규직을 전부 철폐할 수 있다는 거짓말을 그 누구도 더 이상 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자기 집을 장만하려는 사람들을 무조건 투기꾼으로만 몰아붙여서는 안 된다’ 등 일자리 및 부동산 정책을 콕 집어 비판했다. 김 전 의원 역시 ‘(연금개혁 문제에서) 당파적 리더십에 빠져 있을 때가 아니라 국가적 리더십이 발휘됐으면 한다’고 지적했다. 



두 의원은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각각 정치인의 ‘용기 부족’과 ‘출세욕’을 꼽았다. 정치인의 덕목으로 용기와 소신, 정직함을 꼽은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에게 ‘정직함’을 요청했다. 박 의원은 책에서 ‘문 대통령이 2050년 탄소중립국가를 선언했는데 한 발 더 나아가야 했다’며 ‘탄소중립국으로 가기 위해 향후 30년간 부담해야 할 전기료 인상액이 얼마인지 얘기하고 국민 동참을 호소해야 했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전반에서 가장 부족한 덕목을 묻자 박 의원은 ‘용기’라면서 “진영 논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진영 밖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도록 눈치를 보게 만드는 것이다. 정치인이 용기가 있어야 이를 극복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전 의원은 같은 물음에 “한국 정치권의 문제점 중 하나가 과시욕, 출세욕으로 정치에 입문하는 것”이라며 “이런 부분이 정치생활에 동력이 될 수는 있으나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두 정치인의 현실 진단은 지금까지 정치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 박 의원은 ‘조국 사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휴가 의혹’ 등 여러 이슈에 소신 발언을 해 당 지지자들로부터 문자메시지 폭탄을 받아왔다. 김 전 의원 역시 2019년 11월 17일 21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권력에 집착하는 인간의 본능과 그 탐욕의 민낯이 보기 싫었다”고 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 같은 존재라고 손가락질받는다. 깨끗하게 해체해야 한다”고 작심 비판했다. 

보수정당에 대한 평가는 이후로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은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는 과거 자유한국당과 인적 구성이 다르지만 본질적으로 새로 태어나진 못했다. 보궐선거도 예상보다 어렵게 흘러가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하지 못한다면 해체를 강요당할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본인의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한 바 없다”고 말했다. 2022년 대선을 준비 중인 박 의원과 대비되는 행보다.


“진보가 노조개혁, 보수가 재벌개혁 해야”

두 사람의 정치 비전은 노동 문제에서 갈렸다. 박 의원은 “단순히 노동이 존중받아야 한다는 수준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집단적 목소리와 의견은 더욱 주목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전 의원은 “보수진영은 기업 측 이야기를, 진보진영은 노조 측 이야기를 더 들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진보에서 노조개혁을 하고 보수에서 재벌개혁을 하는 국가가 좋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이 기업인과 많이 교류하면서 이들의 고민을 파악해왔다. 대화를 통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다른 부분에 비해 이 문제에서는 둘 사이에 인식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진단이 다르다 보니 해결책도 다르다. 박 의원은 규제 완화를 통해 기득권을 해체해야 한다고 봤다. “도장 찍을 권한을 가진 관료에 의한 규제, 주류 사업자에 의한 진입장벽, 대기업 독점 등이 시장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이와 같은 기득권의 철옹성을 허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노동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그는 “일자리 감소 추세는 분명한 반면, 신규 일자리가 얼마나 생길지는 불명확하다. 따라서 기본소득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국채 발행을 통한 기본소득 지급은 재정 파탄을 일으킬 수 있다. 행정 시스템을 강하게 구조조정해 재원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1279호 (p12~13)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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