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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받은 아파트 2년 넘게 미등기… 주민들 냉가슴

소송만 60건, 경기 광주시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입주민들 재산권 행사 못 해

  •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분양 받은 아파트 2년 넘게 미등기… 주민들 냉가슴

경기 광주시 오포 ‘양우내안애’ 
아파트  전경.

경기 광주시 오포 ‘양우내안애’ 아파트 전경.

“내 돈 내고 들어와 등기도 못 내고, 이게 무슨 난리인지 모르겠어요.” 

경기 광주시 오포읍 ‘양우내안애’ 아파트 입주민의 하소연이다. 이 아파트는 입주 2년이 지났지만 시청으로부터 완전준공 승인을 받지 못해 세대별 토지 미등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양우내안애는 지역주택조합(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 아파트로 2015년 3월 양우건설이 공사를 맡았다. 

2018년 6월 공사는 마무리됐으나 시청은 완전준공이 아닌 동별준공 승인만 내준 상태다. 동별준공은 아파트 건물 등기만 나고, 토지 등기는 나지 않은 상태를 말한다. 완전준공 승인을 받지 못한 결정적 이유는 조합이 광주시에 기부채납하기로 돼 있는 아파트 인근 다리(문형교)와 방음벽 공사 등을 마무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재 해당 조합은 경기도와 광주시를 상대로 “기부채납하기로 한 공사를 조합이 떠안는 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관련 공사 대금도 시공업체들에게 지급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입주민들의 고통이 날로 커지고 있다. 토지 미등기 상태라 재산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할 뿐 아니라, 조합원의 경우 추가분담금에 대한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총 1028가구 중 조합원 537가구를 포함해 750가구가 살고 있다. 조합원과 일반분양자 중 130여 가구는 준공 승인 논란 속에서 대출 불가 등의 사유로 분양을 포기했다. 

완전준공 불발 배경에는 광주시와 조합 간 갈등이 자리한다. 일반분양자인 입주민 A씨는 “조합이 빨리 공사를 마무리해야 제대로 준공이 날 텐데, 조합집행부(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경기도와 광주시를 상대로 강경투쟁만 하고 있으니 속이 터질 노릇”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합은 “어떻게든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을 줄이고자 투쟁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문형교· 방음벽 설치 비용 문제로 갈등

물론 미등기 상태라도 매매나 전세 계약은 가능하나 3년 넘게 이어지는 시도와 갈등으로 아파트 이미지가 추락해 매매가에 적잖은 영향을 받고 있다. A씨는 “현재 조합이 당한 소송만 60건이 넘는다. 변호사 비용도 수억 원”이라며 “입주민들을 생각한다면 한 발 물러나 현실적인 타협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 B씨도 “죽지 못해 살고 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B씨는 “다들 어려운 형편에 분양가가 조금이라도 싼 지역주택(조합이 직접 땅을 매입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으로 일반 재건축에 비해 분양가가 저렴하다)을 분양 받았는데, 이렇게 집에 발목이 잡힐 줄은 상상도 못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그는 “가뜩이나 코로나19 사태로 힘든 상황에서 집을 처분하고 싶어도 제 값을 받지 못해 냉가슴 앓는 입주민이 한둘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조합원들은 날로 불어나는 조합 이자로 추가분담금에 대한 압박이 심해지고 있다. B씨는 “아파트를 2억5000만 원에 분양 받았는데 추가분담금이 1억 원이 넘을 수도 있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조합원별 최초 분양금은 2억3000만 원에서 3억1000만 원까지 형성돼 있다. 현재까지 조합원 각자가 내야 할 예상 추가분담금은 최소 1억 원에서 1억5000만 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부채납 대상인 문형교와 방음벽 공사는 SK건설이 맡았다. 당초 예상 공사비용은 44억 원이었으나 제때 공사 대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현재는 약 78억 원으로 불어났다. “주변 기반 시설비용까지 합치면 110억 원이 넘는다”는 게 조합의 주장이다. 

입주민들은 “예전에 전 조합장이 경기도와 협의해 건설비를 주고 마무리하기로 했고, 현 조합장도 최종계약서에 도장을 찍었지만 이후 갑자기 합의 내용을 뒤엎어 SK건설 쪽에 대금을 내지 못하겠다고 해 상황이 더 심각해졌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조합 비대위 측은 “처음부터 문형교 공사는 광주시청이, 아파트 주변 방음벽 공사는 경기도청이 각각 시공을 맡아야 했는데, 이를 조합에 떠넘긴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문형교는 광주시 오포읍~용인시 포곡읍을 잇는 국지도(국가지원지방도로) 57호선 공사 구간에 포함돼 있다. 비대위 관계자는 “국지도 57호선은 최초 설계 때 문형교 너머까지 국비로 공사하기로 돼 있었는데, 2014년 행정안전부 감사에서 문형교 부분이 공사 구간에서 빠지면서 문제가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는 명백히 잘못된 감사 결과로, 경기도가 바로 이의신청을 했어야 하지만 안 했다. 그것도 아니면 해당 비용을 경기도가 부담해야 하는데 광주시로 떠넘겼고 광주시는 또 조합에 비용을 떠넘겼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아파트 인허가 당시 조합 측이 부담해야 하는 광역교통유발부담금(45억7000만 원)을 면제받는 대신 문형교 등 아파트 진입로 공사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설계변경 등의 이유로 공사비가 광역교통유발부담금보다 커지자 문제를 제기했다. 

시공사인 양우건설도 공사대금을 다 받지 못하고 있다. 조합은 더 지급해야 할 아파트 및 일부 진입도로 공사비가 없다는 이유로 공사 잔금을 치르지 않고 있다. 또한 조합은 양우건설이 공사 대금조로 받은 아파트 148채에 대해서도 원인무효소송을 제기했다. 조합 비대위 측은 “수차례에 걸쳐 건설사 쪽에 정산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양우건설 관계자는 “상호 계약 내용에 준해 공사에 착수하고 정상적으로 공사를 완료했으나 조합이 부실공사 운운하며 대금 지금을 미루고 있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의 기부채납 대상인 경기 광주시 문형교 공사 현장.

오포문형지역주택조합의 기부채납 대상인 경기 광주시 문형교 공사 현장.

조합은 공사 대금 미지급 사유로 아파트 부실공사를 내세우지만 입주민 다수는 “비대위 측 주장을 믿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입주민 C씨는 “처음에는 조합 말만 믿고 ‘이렇게 부실이 심한 아파트에서 어찌 사나’ 걱정했는데, 조합이 인터넷 카페에 올린 내용들을 보고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C씨는 “어느 날 조합 측이 입주민 인터넷 카페에 우리 아파트 방화문이 3분 만에 타버린다면서 시험성적서를 첨부해 올렸는데, 자세히 보니까 문과 문틀 제작사가 다르더라. 알고 보니 조합에서 공사가 끝난 아파트 방화문을 시공사 몰래 떼다 화재 시험업체에 가져간 것이었다. 방화문 검사를 하려면 문과 문틀이 동시에 필요한데 콘크리트 벽을 떼어 갈 수 없으니 문틀만 따로 제작해 시험 결과를 받아낸 것이었다. 이 일로 조합에 대한 신뢰가 무너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조합 측은 붙어 있던 문이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시험업체에서 트럭을 가져와 직접 문을 떼어 갔고, 화재 시험 전 과정을 직접 촬영하는 등 불법으로 진행된 내용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조합은 동별준공이 떨어진 후에도 수돗물 사용이 원활하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입주를 미뤘다. C씨는 “내 돈 내고 내 집에 들어가겠다는데 일부 조합원이 나서서 우리 아파트를 ‘쓰레기 아파트’라며 입주를 막는 상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아파트는 당초 일정대로 2018년 6월 완공됐지만 조합 측의 입주 반대로 4개월 뒤인 10월 중순에야 동별승인을 받았다. 아파트 입주가 늦어짐에 따라 입주민 상당수가 임시거처를 마련하느라 진땀을 빼야 했다. 

C씨는 “7월 초 한여름에 짐을 빼 이삿짐 컨테이너에 싣는데 억장이 무너지더라”며 “잠깐이면 될 줄 알고 아이들 옷가지랑 장난감도 안 챙긴 채 에어컨도 없는 월세방으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밤마다 아이들을 차에서 재우고 잠이 들면 안고 집으로 들어오기를 반복했다”며 “임신 초기라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 떠돌이 생활까지 해야 해 몸도 마음도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공사 대금 문제 마무리 시급”

양우건설이 조합으로부터 받지 못한 돈은 공사비와 조합 사업비 대여금 등을 포함해 총 921억 원이다. 조합 측은 “건설사가 공사 진행률에 따라 조합 통장에서 돈을 가져가는 구조였는데, 돈이 준비가 돼 있지 않을 때는 원금의 15% 이자를 매기고, 반대로 중도금 등 조합에 돈이 쌓여 있을 때는 공사 진행 비율보다 더 높은 금액을 가져가면서 선입금에 대한 이자는 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렇게 발생한 이자만 430억 원으로, 최근 건설사가 100억 원을 탕감해주기로 했으나 나머지 350억 원에 대한 이자도 낼 수 없다”는 게 조합 측 입장이다. 

일부 조합원은 조합이 시청 및 건설사와의 금전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해 아파트가 하루빨리 안정되기를 원한다. 조합원 D씨는 “지금이 갈등을 봉합하기에 적기”라며 “부동산 가격이 조금이라도 올라간 지금 건설사가 대물로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를 인정해주고, 나머지 미분양 물량도 처분해 조합원들의 추가분담금을 해결하는 게 현명하다”고 강조했다. D씨는 “기부채납 시설 공사도 속히 마무리해 입주민들이 이제라도 제대로 등기가 난 아파트에서 아무 걱정 없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주간동아 1275호 (p38~40)

김유림 기자 mupm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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