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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타비(我是他非) 넘어 새로운 세계관으로

  •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아시타비(我是他非) 넘어 새로운 세계관으로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당신 지식의 한계 세계관 
리처드 드위트 지음/ 김희주 옮김/ 세종서적/ 600쪽/ 2만5000원 

 ‘아시타비(我是他非)’.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 2020년을 마무리하며 교수들이 뽑은 올해의 사자성어다. “부끄러움을 잊은 정치가 남 탓하기 시비 다툼에 세상을 가둬버렸다”가 선정 이유다. 지난해 우리 사회는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생각을 망각한 정치인들의 목소리로 뒤덮였다. 

이 책은 이런 독선적 태도가 비단 정치인들에게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객관적이고 명료할 것 같은 자연과학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일어난다는 것. 책에 등장하는 세계관(Worldview)이라는 개념은 퍼즐 조각이 맞물리듯 서로 연관 있는 믿음들이 연결돼 형성되는 믿음 체계를 뜻한다. 

저자는 하나의 세계관에서 또 다른 세계관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세계관을 수호하려는 사람들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 간 치열한 갈등이 유발된다고 설명한다. 가령 ‘지구는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 세계관이 ‘지구와 행성은 타원형 궤도를 따라 태양 주위를 돈다’는 뉴턴 세계관으로 전환되기까지 수백 년이 걸렸다. 저자는 새로운 세계관으로의 전환이 힘든 이유는 이전 세계관을 믿는 사람들이 새로운 믿음 체계를 받아들이기 어려워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아무리 객관적인 증거가 나오더라도 말이다. 

이런 세계관 간 마찰은 종교가 지배적이던 중세시대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뉴턴 세계관이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으로, 다시 양자역학으로 옮겨간 현대에서도 똑같이 일어난다. 인간은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조차 후배 과학자들이 발견해낸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이 책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실도 진리가 아닐 수 있음을 인지하고 나의 믿음이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말한다. 



지난해 말 암흑물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논문이 발표됐다. 50년간 천체물리학계가 정설로 받아들이던 이론에 다시 반론이 제기된 것이다. 오늘도 과학자들은 세계관의 파괴와 수호를 위해 질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주간동아 1274호 (p64~64)

오홍석 기자 lumie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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