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3

2021.01.15

지난해 많이 본 책, 올해 많이 볼 책

삶의 지속, 코로나 이후 성찰이 키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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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입력2021-01-19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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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 해빙(The Having)’

    ‘더 해빙(The Having)’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빼고 설명할 수 없는 2020년이었다. 출판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의 관심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부’와 ‘돈’에 집중됐고, 관련 도서들이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코로나’를 제목이나 부제에 직접 포함시킨 책도 300여 권이 출간돼 수십만 부가 판매됐다. 


    최근 양대 온오프라인 서점인 예스24와 교보문고가 발표한 ‘2020 베스트셀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가장 많이 판매된 책은 자기계발서 ‘더 해빙(The Having)’이다(표1·2 참조). 양 서점에서 나란히 1위를 차지한 이 책은 40만 부가 팔렸다. 출판사 수오서재 관계자는 “2010년 이후 자기계발서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처음”이라면서 “코로나19로 불안한 시대, 흔들리는 마음가짐을 바로잡아주는 책이라는 입소문을 타면서 인기를 모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부’에 대한 관심이 ‘돈’으로 구체화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돈의 속성’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 ‘돈의 속성’


    ‘돈의 속성’ ‘존리의 부자되기 습관’ ‘주식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도 코로나19 사태로 촉발한 경제위기가 ‘경제적 생존’에 대한 열망으로 이어졌음을 보여주는 책들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단순한 부에서 돈으로 욕망이 더욱 구체화됐고, 부동산시장 혼란에 따른 반대급부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았다”고 평가했다. ‘트렌드 코리아 2021’ ‘김미경의 리부트’도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가속화된 사회적 대변혁에 빠르게 적응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확인할 수 있는 책으로 꼽힌다. 

    국민 육아멘토 오은영 박사의 ‘어떻게 말해줘야 할까’는 예스24가 꼽은, 코로나 시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재택근무, 원격수업이 증가해 가정 내 구성원 간 거리가 좁아지면서 독자들이 아이와 부모의 소통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는 방증이라는 것이다. 2015년 출간된 ‘이토록 공부가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다시 인기를 모은 것도 코로나19 사태로 학생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영향이 크다. 

    소설 부문에서는 손원평, 이미예 두 여성작가의 활약이 눈에 띈다. 2017년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인 ‘아몬드’는 지난해 방탄소년단(BTS)이 읽은 책으로 알려지면서 누적 판매량이 60만 부를 넘어섰다. 또한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인 이미예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청소년뿐 아니라 성인 독자들에게도 큰 사랑을 받으면서 30만 부가 판매됐다. 



    그밖에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하버드에서 찾은 강력한 성공 공식을 담은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지식을 종합적으로 연결하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 편’, 웃음과 공감이 가득한 남매의 일상을 만화로 담은 ‘흔한남매’도 지난 한 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코로나 이후 세상에 대한 성찰과 해결책 모색

    ‘아몬드’,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아몬드’, ‘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그렇다면 올 한 해는 어떤 책이 주목받을까. 예스24 관계자는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만 지난해에는 경제·경영, 미래 사회의 변화적 측면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면 올해는 사회 전반적인 ‘코로나 블루’ 현상을 위로하고, 이후 삶의 지속이라는 메시지가 공감을 받지 않을까 짐작해본다”고 말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편집문화실험실 대표)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여전해 관련 서적이 많이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차이가 있다면 지난해에는 감염병이나 바이러스 같은 정보 서적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는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깨달은 성찰, 이후 어떻게 삶을 바꿔야 할 것인가 등에 관한 책이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우리 사회에 고질적 문제로 자리 잡은 삶의 기울기, 불평등, 엘리트 세습 문제와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재조정될 세계 질서, SF(공상과학소설), 과학, AI(인공지능) 관련 책이 많이 나올 것이고 주목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한경 기자

    이한경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이한경 기자입니다. 관심 분야인 거시경제, 부동산, 재테크 등에 관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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