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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때 폭식 피할 수 없다면 차선책은 단백질

  • 김수빈 유튜브 크리에이터, 자유기고가 mail@subinkim.com

명절 때 폭식 피할 수 없다면 차선책은 단백질

명절에 음식 조절에 실패했을 때 다이어트 유지 방법을 알아본다.  [GettyImage]

명절에 음식 조절에 실패했을 때 다이어트 유지 방법을 알아본다. [GettyImage]

미래를 내다보는 건 때론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명절을 앞두고는 명절 음식이 얼마나 고칼로리인지를 설파하는 기사들이 나올 것이고 명절이 지나고 나면 불어난 살에 대한 한탄이 들려올 것이다. 어쩌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이들의 상당수는 이미 그러한 디스토피아적 미래에서 왔을지도 모른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명절에 많이 먹지 않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추석 귀향길을 막아서고 있긴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고향을 향할 것이고 각종 명절 음식들이 자제력의 한계를 시험할 것이다. 대부분은 장렬히 굴복하리라. 

너무 절망할 것 없다. 그럼에도 삶은 계속되니까. 연구 결과들을 바탕으로 한, 명절 음식으로 폭식하지 않는 방법은 물론이고 결국 폭식한 이후에라도 다시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방법을 알아보자.

잉여 열량은 몸 밖으로 배설된다

값싼 희망부터 하나 던져놓고 시작하자. 한 번의 폭식으로 살이 찌진 않는다. 사람의 몸이 잉여 열량을 지방으로 전환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1958년의 연구는 사람의 지방조직 454그램이 갖고 있는 열량을 3750칼로리 정도로 추정했다. 다시 말해 만일 매일 375칼로리의 잉여 열량(몸에서 소모하는 열량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열량이 375칼로리 더 많을 때)을 섭취한다면 열흘이 지나면 체지방이 454그램 늘어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한번에 3750칼로리를 섭취한다고 해서 이것이 모두 454그램의 체지방으로 변환되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이 한계를 벗어난 잉여 열량은 몸 안에서 열로 소모되거나 몸 밖으로 배설된다. 

단순히 칼로리를 섭취하는 행위로도 에너지가 소비되는데 이를 식이성 열발생(diet-induced thermogenesis)라고 한다. 식이성 열발생으로 소비되는 에너지량은 영양소별로 차이가 큰 편인데 1996년의 논문에 따르면 지방의 식이성 열발생은 섭취한 열량의 0~3%, 탄수화물은 5~10%, 단백질은 20~30%라고 한다. 똑같은 열량을 먹더라도 어떤 영양소 위주로 먹었는지에 따라 열로 소비되는 에너지가 다르다. 순수하게 지방만 먹었을 때와 단백질만 먹었을 때는 최대 3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게 되면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더라도 잉여 열량이 생길 가능성이 줄게 된다. 단백질 섭취가 모든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더 위험

탄수화물은 요즘 가장 천대받는 매크로(지방, 탄수화물, 단백질의 3대 주요 영양소를 매크로 뉴트리언트라고 부르고 업계에서는 줄여서 ‘매크로’라고 부른다)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잉여 열량이 체지방으로 변환되는 정도는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더 크다. 다시 말해 같은 열량을 잉여로 섭취하더라도 지방이 체지방으로 변환되는 정도가 탄수화물이 체지방으로 변환되는 정도보다 훨씬 크다. 

그 이유는 탄수화물을 지방으로 변환시키는 것보다 지방을 지방으로 변환(?)시키는 게 훨씬 용이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먼저 체내에서 글리코겐의 형태로 간과 근육 등에 저장된다. 글리코겐은 몸에서 가장 먼저 꺼내 쓰는 에너지 저장형태이기도 하다. 그 다음에도 남아도는 탄수화물이 비로소 체지방으로 전환된다. 

이와 연관된 1988년의 흥미로운 연구가 있다. 사람의 글리코겐 저장 능력과 탄수화물을 과잉 투입했을 때 얼마나 체지방으로 전환되는지를 알아보려는 실험으로, 3명의 남성 운동선수들을 데리고 처음 사흘 동안은 저칼로리 저탄수화물 식단과 운동으로 몸 안의 글리코겐을 모두 소모시켰다. 그 다음에는 7일 동안 매일 3500~5000칼로리를 먹였다(참고로 남성의 1일 권장 섭취 열량은 2500칼로리 정도다). 여기서 탄수화물 비중은 86%였다. 증량 실험 첫 날에는 지방이 전혀 생성되지 않았다. 모든 잉여 열량이 글리코겐의 보충에 투입됐기 때문이다. 둘째 날에는 지방 30그램이 생성됐고 셋째 날에는 45그램이 생성됐다.
 
7일의 증량이 끝난 후 선수들의 체중은 평균 4.6kg가 늘었는데 여기서 지방은 1.1kg였다. 놀라운 것은 이 1.1kg의 지방 중에서 탄수화물에서 나온 것은 절반가량에 불과했다는 사실이다. 매일 섭취한 열량 중 탄수화물의 비중이 90% 가까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결과다. 나머지 절반의 체지방은 섭취한 지방에서 나왔는데 이 증량 식단에서 지방의 비중은 단 3%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결과다. 소모하는 열량보다 섭취하는 열량이 많은 상황에서는 탄수화물보다 지방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체지방으로 변환됨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번 폭식했을 때의 체중 증가는 무엇을 의미할까? 지방을 특별히 많이 섭취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는 상당 부분 수분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면 글리코겐이 간과 근육에 저장될 때 수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피할 수 없다면 단백질에 집중하라

물론 이는 어쩌다 한번 폭식을 했을 때의 이야기다. 하지만 추석 연휴는 최소 사흘 아니던가. 사흘 혹은 그 이상의 기간동안 지속되는 과식은 당연히 체지방의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올해 추석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권고를 십분 준수하여 고향을 밟지 않는 것이겠지만 그럴 수 없다면 이제 먹는 데에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앞서 살펴본 매크로별 식이성 열발생 비율을 고려했을 때 단백질 위주로 먹는 것이 보다 안전하리라는 것은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또한 단백질은 포만감을 증진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의 리뷰 논문은 이를 단백질 섭취로 인한 아미노산의 증가와, 단백질 섭취로 인한 에너지 소모나 식욕을 저하시키는 호르몬의 반응 등으로 설명한다. 같은해에 나온 다른 리뷰는 한 끼 식사에서 섭취하는 에너지의 25~81%가 단백질일 때 단백질로 인한 포만감이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단백질이 다이어트에서 갖는 또다른 장점은 바로 근육의 손실보다는 지방의 손실을 가져온다는 점이다. 다이어트에서 근손실은 피할 수 없지만(눈물만 흘려도 근손실이라는데) 가급적이면 근손실보다는 지방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심지어 단백질을 적절히 섭취하지 않으면 살을 찌우는데도 근손실을 맞을 수 있다. 상상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 할 만한다. 

2012년 미국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는 25명의 젊고 건강한 남녀를 3개 그룹으로 나눴다. 그리고 이들에게 각기 저단백, 중단백, 고단백 식단을 8주간 제공했다. 3그룹 모두 섭취한 열량은 체중 유지에 필요한 열량보다 40% 높게(평균 954칼로리 더 많이) 설정했다. 저단백 그룹이 하루 섭취하는 단백질량은 평균 47그램 정도였고 중단백 그룹은 139그램, 고단백 그룹은 228그램이었다. 8주 후 (당연히) 3개 그룹 모두 살이 쪘다. 저단백 그룹은 평균 3.16kg가 쪘고 중단백은 6.05kg, 고단백은 6.51kg이 쪘다. 이렇게 보면 저단백 식단으로 증량했을 때 살이 덜 찐 것 같아 보이지만 체성분을 비교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체지방 증가량은 오히려 저단백 그룹이 3.66kg로 가장 높았다. 중단백과 고단백은 3.45kg, 3.44kg였다. 어떻게 체중보다 체지방이 더 늘어난 걸까? 바로 근손실에서 왔다. 저단백 그룹의 근육량은 0.7kg이 줄었고 중단백과 고단백은 2.87kg, 3.18kg이 늘었다.

채소도 큰 도움… 술은 절대 피해야

수분과 섬유질은 열량의 밀도가 낮으면서도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과식을 방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그래서 많이들 추천하는 게 바로 샐러드다. 그렇다고 초식동물도 아닌데 매번 풀만 먹을 필요는 없다. 단지 식전에 한 접시의 샐러드만 먹어도 효과가 있다. 

2012년의 한 연구는 46명의 여성에게 메인 요리로 파스타를 주면서 한번은 메인 요리를 먹기 20분 전에 샐러드를 주고 다른 한번은 메인과 같이 주는 방식으로 총 5번의 급식을 했다. 정해진 양의 샐러드를 먹게 하자 섭취 열량은 평균 11% 감소했다. 메인과 같이 먹는 것보다는 메인을 먹기 전에 먹을 때 채소의 섭취가 23% 더 높았지만 샐러드를 먹는 시점의 차이는 섭취 열량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다. 

결론적으로 명절 밥상에서는 단백질과 채소를 위주로 공략하는 것이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이다. 여기서 술은 최대한 피하는 것이 좋다. 술 자체 칼로리의 함량도 높지만(1g 당 7칼로리로 단백질, 탄수화물보다 높다) 알코올이 들어오면 몸은 모든 매크로를 제쳐두고 알코올을 먼저 소모한다. 다시 말해 알코올을 섭취할수록 잉여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체지방으로 변환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하지만 명절 밥상의 전투는 패배가 이미 결정된 거나 다름없는 전투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것뿐. 명절이 지나고 나면 한층 부푼 몸을 다시 정상으로 돌려놔야 한다. 물론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단식이다. 그러나 폭식 직후에 무작정 단식을 하기는 어렵기에 그보다는 간헐적 단식을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간헐적 단식을 할 때도 허기를 버티는 데 도움이 되는 치트키들이 있다. 지난번 소개한 사골육수나 방탄커피 같은 것이 바로 그것이다. 도저히 단식 같은 건 못하겠다는 사람들은 자신의 적정(체중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열량을 4분의 1 정도 줄여서 먹는 것도 방법이다. 이 정도의 섭취 열량 감소는 식욕에 큰 자극을 주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간동아 1260호 (p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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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261호

2020.10.23

“쓰레기 산 줄이려면 다회 용기 만들어 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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