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간동아 로고

  • Magazine dongA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이슈

코로나 칼바람 막는 ‘최애’ 기부 릴레이

연예인·팬덤 기부 줄이어 “각계의 자발적 기부에 선한 영향력”

  •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코로나 칼바람 막는 ‘최애’ 기부 릴레이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부에 나선 스타들. 홍진영, 이민호, 김혜수, 유재석(왼쪽부터). [동아DB, 뉴스1]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기부에 나선 스타들. 홍진영, 이민호, 김혜수, 유재석(왼쪽부터). [동아DB, 뉴스1]

“연예인들이 기부행렬에 동참하고, 그들을 응원하는 팬들이 그 여세를 이어가는 기부릴레이 현상은 기부문화 확산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합니다. 자발적으로 기부에 참여하는 사람이 계속 늘고 있어요.”-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스타들의 기부릴레이가 팬들로 하여금 사회문제에 관심을 갖고 공익성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게 하는 기폭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소액 기부를 통해 나눔이 어렵고 거창한 일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누구나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선행이라는 인식이 생기고 있어요.”-초록우산어린이재단

홍진영과 슈퍼주니어, 기부릴레이 포문 열어

코로나19 사태로 연일 우울한 뉴스가 쏟아지는 가운데 연예인들의 기부행렬이 훈훈한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주간동아’가 3월 3일 오전 11시까지 취합한 사회복지단체별 연예인의 누적 기부액은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회복지공동모금회) 33억9044만 원,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희망브리지) 20억1100만 원, 굿네이버스 8억5000만 원, 초록우산어린이재단(어린이재단) 3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SM엔터테인먼트가 희망브리지에 기부한 5억 원,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제작사인 문화창고와 스튜디오드래곤이 각각 같은 곳에 기부한 7000만 원과 3000만 원, JYP엔터테인먼트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5억 원 등은 포함시키지 않았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코로나19를 함께 극복하고자 기부에 나선 연예인은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현금 대신 방역마스크, 손소독제, 방호복 등 구호물품을 기부한 이도 여럿이다. 이 아름다운 동행의 시발점은 트로트 가수 홍진영과 아이돌그룹 슈퍼주니어로 조사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 1월 30일 슈퍼주니어는 마스크 1만 장, 홍진영은 마스크 5000장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홍진영은 2월 면역력이 약한 인천지역 독거노인과 저소득층을 위해 마스크 5000장을 추가로 기부했다. 3월 2일에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고자 대구시청과 경북도청에 마스크 2만 장을 더 기부했다. 

배우 중에서는 이영애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2월 21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00만 원을 쾌척하며 첫 테이프를 끊었다. 코로나19로 생계가 더욱 막막해진 취약계층을 돕기 위한 성금이었다. 

연예인의 기부릴레이는 2월 23일 코로나19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하면서 활발해졌다. 희망브리지에 따르면 2월 24일부터 27일까지 방송인 유재석을 시작으로 가수 김종국, 배우 김혜수·송강호·송중기·유해진·수애, 영화감독 봉준호, 방탄소년단(BTS) 멤버 슈가(본명 민윤기) 등 30명 넘는 연예인이 이곳에 성금을 기탁했다. 



팬들도 그 대열에 합류해 힘을 보태고 있다. 활약이 가장 두드러진 팬덤은 BTS의 팬 군단 아미(ARMY)다. 슈가가 1억 원을 기부한 2월 27일부터 3월 3일 현재까지 아미가 희망브리지에 기부한 건수는 9500건, 총액은 4억5200만 원에 달한다. 희망브리지 관계자는 “최근 4집 앨범을 발매한 BTS가 코로나19 사태로 서울 공연을 모두 취소한 2월 28일 이후 아미의 기부가 줄을 잇고 있다. 처음에는 개인 명의로 기부했던 이들도 수정을 요청해 ‘방탄소년단’ ‘BTS’ ‘아미’ 등의 이름으로 기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팬덤의 기부 공식, ‘최애의 이름으로 기탁’

팬덤의 기부릴레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방탄소년단 슈가(왼쪽)와 강다니엘. [사진 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동아DB]

팬덤의 기부릴레이에 선한 영향력을 끼친 방탄소년단 슈가(왼쪽)와 강다니엘. [사진 제공 ·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동아DB]

강다니엘의 팬덤 다니티도 강다니엘이 희망브리지에 5000만 원 성금을 기탁하기 전부터 이곳을 통해 그의 이름으로 기부릴레이를 펼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다니티의 누적 기부 건수는 3월 3일 기준 747건, 총액은 7791만여 원에 이른다. 아미와 다니티는 지난해 강원도에서 산불이 일어났을 때도 각기 방탄소년단과 강다니엘 이름으로 기부한 바 있다. 그 당시 다니티는 누적 기부 건수 4705건, 총액 1억7607만여 원을 기록했고 아미는 총 1014건의 기부로 약 4100만 원의 성금을 모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부릴레이를 진행 중인 팬덤은 이들만이 아니다. 아이돌그룹 EXO·NCT·트와이스·레드벨벳·갓세븐·빅스·에이티즈·SF9, 가수 태연(소녀시대)·김요한(X1)·박효신·나얼·민경훈·박서진·양준일·청하, 배우 손예진·이민호·장동윤 등의 팬들도 힘을 보탰다. 

이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아닌 ‘최애’ 이름으로 기부한다는 점이다. 팬덤의 애정 표현 방법으로 한때는 선물을 전달하거나 광고판을 거는 ‘조공’이 유행했지만 지금은 ‘최애’ 이름으로 하는 기부가 대세다.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요즘은 팬들끼리 투표로 후원캠페인이나 기부처를 정하고 직접 바자회 또는 행사를 진행해 그 수익금을 기부하는 팬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2018년 강다니엘 팬들이 1일 찻집을 운영해 수익금 전액을 그해 어린이날 굿네이버스 학대피해아동지원캠페인에 후원한 일과 배우 이종석의 데뷔 8주년을 기념해 팬들이 진행한 바자회가 좋은 선례로 꼽힌다. 이종석 팬들은 그가 직접 디자인한 의류 등을 바자회에서 판매해 그 수익금 1억 원으로 국내 위기가정 아동을 도왔다. 

팬덤의 기부문화가 확산하면서 이를 비즈니스에 접목하는 아이돌 투표 사이트도 생겨났다. 다수결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하는 ‘두근:대결구도’는 10회에 걸친 시즌별 투표에서 가장 많이 우승한 연예인의 이름으로 한국심장재단에 수술비를 기부하는 ‘모두의 심장이 두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1월에는 이 캠페인의 첫 번째 우승자인 BTS 멤버 진과 아이유의 이름으로 수술비를 지원해 L양과 Y군에게 새 생명을 선물했다. ‘두근:대결구도’를 운영하는 가재연구소의 황진 소장은 “지난해 7월 기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회원이 16배 급증해 8만 명으로 늘었다. 팬심으로 시작한 투표를 통해 좋은 일에 기여하는 뿌듯함과 기쁨을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이 적극적인 참여 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아이유가 팬들에게 선사한 자부심

‘기부 천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유(원 안). ‘두근:대결구도’ 사이트에서 진행된 아이유 팬덤의 열성적인 투표에 힘입어 심장병 수술을 받은 한 학생의 손편지. [한국심장재단, 뉴스1]

‘기부 천사’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유(원 안). ‘두근:대결구도’ 사이트에서 진행된 아이유 팬덤의 열성적인 투표에 힘입어 심장병 수술을 받은 한 학생의 손편지. [한국심장재단, 뉴스1]

이 사이트의 이상형 월드컵에서 아이유는 28번째 연속 우승을 기록 중이다. 아이유가 대중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로 선행을 빼놓을 수 없다. 아이유는 가요계에 데뷔한 후 팬들로부터 받은 큰 사랑에 보답하고자 꾸준히 나눔 활동에 앞장서왔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펼쳐진 연예인 기부릴레이 리스트에도 수차례 이름이 올랐다. 굿네이버스에 1억 원을 기부하고, 대한의사협회에 1억 원 상당의 의료용 방호복 3000벌을 기증한 데 이어 3월 1일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서초구에 3000만 원을 추가 기부하기도 했다. 

팬덤문화 연구자들에 따르면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연예인을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팬들은 대리만족과 자부심을 느끼고, 또 좋아하는 스타의 선행을 따라 하면서 나눔 활동의 선한 의지와 긍정적인 효과에 더욱 매료된다고 한다. 황성주 본부장은 “연예인의 기부가 새로운 나눔문화를 형성해가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부릴레이가 위기 때마다 이어져 사람들의 숨통을 틔우는 희망 바이러스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간동아 1229호 (p22~25)

김지영 기자 kjy@donga.com
다른호 더보기 목록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