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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

50년 숙원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2시간 만에 성사시킨 비결은?

상생위원회 꾸려 철거 동의 이끌어…현장 중심 행보로 주민 만족도 높여

50년 숙원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2시간 만에 성사시킨 비결은?

[박해윤 기자]

[박해윤 기자]

서울 영등포구는 ‘서남권 핵심지’로 불린다. 대한민국 정치·금융 1번지로 여겨지는 여의도동, 예부터 방적공장이 많아 산업화 주역으로 꼽히던 문래동, 중국 교포의 유입으로 ‘서울 속 작은 중국’으로 자리 잡은 대림동, 2000년대 후반부터 진행된 도심 재개발로 최근 신도시 뺨치는 주거공간으로 탈바꿈 중인 신길동 등 사회·경제·문화적으로 의미 깊은 행정동이 산재해 있다.


지난해 7월 취임 후 현장 중심 행정 펼쳐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해 10개월 동안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사업 등 굵직한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해 주민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오른쪽). 3월 25일 50년 숙원 사업이던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사업 전후 모습. [사진 제공 · 서울 영등포구청]

채현일 서울 영등포구청장(왼쪽에서 두 번째)은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해 10개월 동안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사업 등 굵직한 현안을 속도감 있게 처리해 주민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오른쪽). 3월 25일 50년 숙원 사업이던 영등포역 앞 노점상 철거 사업 전후 모습. [사진 제공 · 서울 영등포구청]

영등포구 18개 행정동의 살림살이를 챙기는 이는 채현일(49) 구청장이다. 그는 2018년 7월 민선7기 영등포구청장에 당선돼 임기를 시작했다. 10개월 사이 그는 ‘찾아가는 탁 트인 구청장실’ ‘탁 트인 현장 행정’ ‘영등포신문고’ ‘학교 공감 프로젝트’ 등 하루 평균 6~7개 일정을 소화하며 구정 현안을 살피고 있다. 

그 덕에 영등포구는 여러 의미 있는 변화를 겪었다. 대표적으로 영등포신문고 1호 청원인 ‘영등포역 주변 환경 개선을 위한 노점상, 행정 처리’ 문제가 해결돼 3월 25일부로 영등포역 주변에는 쾌적한 거리가 형성됐다. 또한 4월 5일부터 일주일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축제인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를 성황리에 치렀고, 지난해 12월부터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 철거 회의도 계속 진행 중이다. 

변화의 중심에 선 채 구청장은 공로를 영등포구청 공무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구청장은 일반 회사로 치면 ‘팀장’이나 마찬가지다. 팀원인 영등포구청 공무원 약 1400명과 팀워크가 맞아야 전체 38만 구민의 삶이 편안하게 돌아간다. 10개월이 지난 현재 호흡이 척척 맞아 구청행정이 기름칠한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구청 현안과 변화된 영등포구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4월 5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된 ‘2019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는 꽃길과 행사장을 분리해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 5일부터 일주일간 개최된 ‘2019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는 꽃길과 행사장을 분리해 관람객의 편의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4월 5일부터 11일까지 ‘영등포 여의도봄꽃축제’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외국인 관광객을 포함해 약 523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다. 올해는 국회 주변 윤중로 등 여의도 내 꽃길과 한강둔치를 분리해 축제를 치렀는데 반응이 좋았다. 이번 축제에서는 한강둔치에 100인 상단, 푸드트럭, 공연무대 등을 설치해 관람객들이 윤중로에서 꽃구경을 한 뒤 한강둔치에서 문화체험도 할 수 있게 했다. 또 무분별하게 자리를 차지하던 노점상도 꽃구경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 쾌적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서울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 서강대교 남단에 이르는 코스를 구청 공무원들이 돌아다니며 노점상 단속을 하는 등 신경을 많이 썼다. 내년에는 한강공원 관리부처인 서울시한강사업본부와 협의해 축제가 열리는 동안 여의도 전체가 더욱 빛날 수 있게 할 생각이다.” 



영등포구를 대표하는 축제가 많은데 대표적으로 또 어떤 것이 있나. 

“4월 여의도봄꽃축제와 10월 서울세계불꽃축제가 가장 대표적이다. 불꽃축제는 한화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는데, 구청 차원에서 지원해 여의도를 찾는 모두가 뜻깊은 추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5월에는 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축제가 없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보니 영등포구 지역축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아 올해 5월 첫째 주말에 어린이날 축제를 계획하고 있다. 영등포공원 안에 공연마당, 체험부스, 놀이공간을 마련해 축제의 장으로 만들 예정이다. 특히 한국마사회 후원으로 승마체험장을 운영할 계획인데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 앞 노점상은 꽤 오랜 기간 문제가 됐는데 어떻게 취임 8개월 만에 속전속결로 해결했는지 궁금하다. 

“서울시에서 영등포역 앞 노점상 문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지난 50년 동안 많은 주민이 통행 불편을 호소해왔다. 취임 직후 곧바로 노점상 분들과 대화의 자리를 마련해 수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또 주민, 전문가, 노점상이 함께하는 상생위원회를 꾸려 대안을 고민하며 신뢰를 쌓았다. 그 덕에 3월 25일 50년 숙원 사업이던 노점상 철거를 단 2시간 만에 아무런 마찰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도중에 마찰이 생기기도 했지만 상생 방안을 마련한 것이 문제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3월 말부터 석 달 동안 보도 정비, LED(발광다이오드) 간판과 가로수 교체 사업을 통해 걷기 편하고 쾌적한 거리로 만들 예정이다. 기존 노점상들은 영중로 양쪽에 ‘거리 가게’라는 이름으로 재정비된 곳에서 7월부터 영업할 수 있게 했다.”


“구청 공무원, 구의원 등 153명 국토대장정으로 끈끈해져”

3월 29일부터 3박 4일간 서울 영등포구청 공무원과 구의원 등 153명이 구청에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까지 국토대장정에 나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직원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사진 제공 · 서울 영등포구청]

3월 29일부터 3박 4일간 서울 영등포구청 공무원과 구의원 등 153명이 구청에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까지 국토대장정에 나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하고 직원 소통의 시간도 가졌다. [사진 제공 · 서울 영등포구청]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뜻깊은 일을 했다고. 

“2월 중국 상하이시 황푸구와 상호우호협약을 맺었다. 이곳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청사가 있는 곳으로 역사적 의의가 깊다. 협약을 계기로 금융, 의료, 교육, 문화 분야의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리기 위해 영등포구 공무원들이 국토대장정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3월 29일부터 3박 4일간 영등포구청 공무원과 구의원, 산하기관 직원 등 153명이 구청에서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까지 139km를 행군했다. 역사적 의미를 되돌아보고 국토의 소중함을 느끼는 동시에 직원 간 소통하는 시간이었다. 앞으로 1년에 한 번 이런 행사를 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취임 이후 매주 한 번씩 관내를 돌아다니며 아침 청소를 한다든지, 구청장실을 현장에 마련한다든지 행정 소통을 강화했는데, 어떤 면에서 도움이 되는지 궁금하다. 


“현장 소통은 구청장으로서 해법을 찾기 위한 당연한 행보라고 생각한다. 취임 후 특별한 일정이 없는 한 매주 1번, 1시간씩 아침 청소를 하는데 주민과 대화를 통해 어떤 문제가 있는지 챙긴다. 사실 구의 민생 행정 가운데 가장 기본이 청결이라고 생각한다. 구청 청소과 직원이 20명인데 그들에게만 맡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결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지만, 구청장이 나서서 지역을 깨끗하게 정비하고 주민과 공무원 모두에게 메시지를 준다면 차츰 쾌적한 영등포구가 될 거라 생각한다. 또 3월부터 영등포본동을 시작으로 ‘찾아가는 탁 트인 구청장실’을 열어 현장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있다. 지금까지 7개 동을 방문했고 앞으로 7월까지 나머지 11개 동을 모두 방문할 예정이다.”


대선제분 재생 사업 임박, 골목길 재생 사업도 추진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로 꼽히는 것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2년 전 취임 당시 매년 10조 원씩 5년간 50조 원의 재원을 투입해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서울시는 사업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영등포구는 자체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역사적으로 의미가 남다른 대선제분 공장터가 내년이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영등포구는 어떤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고 있나. 

“영등포역은 예부터 구도심의 중심지였다. OB맥주, 조선맥주, 경성방직(현 타임스퀘어), 대선제분 등의 공장이 자리해 항상 활력이 넘쳤다. 그런데 이들이 떠난 뒤로 쇠락해 주거환경이 달라졌다. 모두 철거하고 아파트를 짓는 재개발 사업도 하나의 해결 방안이 되겠지만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을 보존하면서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삶의 질을 더 높일 수 있다. 그 일환으로 1958년 설립된 대선제분 공장터는 공사를 거쳐 내년 전시·공연장, 카페, 상점이 어우러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뀔 예정이다. 이는 민간 주도 사업으로 구청은 따로 500억 원 규모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2년 완공을 목표로 타임스퀘어 인근 GS주차장 부지에 지상 20층 규모의 청년희망복합타운을 설립할 예정이다. 또한 영등포구에는 운치 있는 골목길이 많다. 그러한 골목길을 아름답게 정비하는 도시재생 사업도 추진 중이다. 인간미 넘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깨끗한 골목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탁 트인 영등포를 만들기 위해 영등포로터리 고가차도를 철거하겠다고 했는데. 

“영등포로터리는 서울에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이 나는 곳이다. 차량 동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이곳이 초행길인 운전자는 특히 위험하다. 또한 고가차도 때문에 주변 환경의 발전이 저해되고 지역 간 교류도 단절되는 경향이 있다. 지난해 12월 착수 보고회를 열었고 올해 2월과 4월 1, 2차 자문회의를 열어 이르면 내년 말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철거 후 일부를 공원으로 만들고 영등포 상징 조형물도 세울 계획인데, 이러한 재생 사업을 통해 상권도 다시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구청장으로 일한 지 10개월이 됐는데, 소회를 밝힌다면. 

“그동안 구청 공무원들과 생각을 맞추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영등포구 공무원들부터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만족스러운 삶을 영위해야 38만 주민 모두가 변화를 체감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 10개월 동안 주민행정, 교통, 복지 등 여러 분야에서 주민들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영등포 드림팀’을 만들었다고 자부한다.”


채현일은…
• 1970년 광주 출생
•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 국회의원 보좌관
• 박원순 서울시장 정무보좌관
•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 행정관







주간동아 2019.04.26 1186호 (p34~37)

  • 정혜연 기자 grape0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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