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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유권자는 ‘능력’ 보고 찍는다

새누리당, ‘서민’ 이미지 부족…새정연, 다 잘하려다 아무것도 못 얻어

유권자는 ‘능력’ 보고 찍는다

유권자는 ‘능력’ 보고 찍는다

2014년 마지막 본회의를 마친 여야 의원들이 12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동아일보

12월 15일이면 2016년 4월 치를 20대 총선의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다. 벌써부터 각 동네에선 선거철이 다가오는 것을 느낄 만한 징후들이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구 후보들이 제아무리 열심히 뛴들 직접 만날 수 있는 유권자 수는 한계가 있다. 유권자들은 과연 얼마나 많은 정보를 가지고 지지정당이나 지지후보를 선택할까.
인간은 생존을 위해 신속하게 판단하고 예측하는 지능이 발달되도록 진화했다. 예컨대 맹수를 직접 보지 않고도 발자국, 울음소리 등으로 위험을 식별해낸다. 정보를 집약하는 능력과 패턴을 인식하는 능력이 발달한 것이다. 유권자가 후보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하거나,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투표하고 구매하는 이유는 ‘이미지’의 도움 때문이다. 그렇다면 유권자는 어떤 이미지를 통해 지지정당이나 지지후보를 선택할까.

경제발전·능력·신뢰·도덕성 1위 새누리당

한국사회여론연구소는 11월 초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정당 이미지와 관련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응답자가 지지하는 정당과 관계없이 어느 정당을 더 ‘신뢰’하는지, 어느 정당이 더 ‘도덕’적이고 ‘능력’ 있다고 생각하는지, 또 ‘서민적’이고 ‘경제발전’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등 5가지 이미지를 물었다. 이 중 새누리당이 경제발전(49%), 능력(48%), 신뢰(44%), 도덕성(37%) 4가지 이미지에서 1위를 차지했다(그래프1 참조).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은 서민적이라는 이미지(28%)에서 오차범위(±3.1%) 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정의당은 서민적이라는 이미지(22%)와 도덕적이라는 이미지(20%)에서 선전했다. 반면 정당 능력 이미지에서 정의당(6%)이, 도덕적 이미지에서 새정연(16%)이, 서민적 이미지에서 새누리당(27%)이 꼴찌를 한 것도 눈에 띄었다.
유권자는 ‘능력’ 보고 찍는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각 이미지 항목별 상관관계 분석(이미지 간 관계의 밀접한 정도를 파악하는 분석)을 했는데, 정당 지지에 가장 큰 영향(계수 값이 클수록 상관성이 높음)을 미치는 요인은 정당 신뢰도(0.684)로 나타났다(그래프2 참조). 막연한 질문에 대한 막연한 응답 같지만, 가장 높은 상관성을 보인 것이다. 우리는 자주 접하는 정보와 일관된 정보에 신뢰를 보낸다.
정당 신뢰도는 크게 두 축의 이미지로 나뉘어 하나의 통합된 이미지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있다. 경제발전(0.692)과 정당 능력(0.685)이 한 축을, 또 한 축은 정당 도덕성(0.632)과 서민 정당(0.516)이 담당했다. 전자가 ‘일을 추진하는 자세’라면, 후자는 ‘일을 해내는 힘’쯤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당의 품성과 능력 모두가 각각의 영역을 형성하며 정당 지지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정당 신뢰도’를 받치고 있는 셈이다. 또 각 이미지 간 상관계수 값을 보면, 품성보다 능력이 정당 신뢰도에 더 많은 영향을 끼친다. 이는 유권자들이 정당과 후보를 선택할 때 품성보다 능력을 더 중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금까지 각 정당이 가지는 강점 이미지와 약점 이미지가 무엇이고 각 이미지 간 관계는 어떠한지 살펴봤다. 강점은 강화하고, 약점은 보완해야 한다. 하지만 구축된 이미지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이미지 전략은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지만 의외의 측면도 있다. 단 하나의 이정표와 대형 사건으로 이미지가 바뀌기도 한다. 20대 총선에서 각 정당은 어떤 이미지 전략을 수립해야 할까.
새누리당은 전장에서 이미 많은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 더 높은 고지를 탈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매력도 신뢰처럼 종합적이고 통합적인 감정이다. 새누리당이 매력적인 정당으로 거듭나려면, 서민적인 이미지를 보완해야 한다. 공부만 잘하는 학생, 운동만 잘하는 학생은 호감을 줄 수는 있어도 매력적이지는 않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데 운동도 잘하면 그 학생은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유권자의 마음도 그렇다.
유권자는 ‘능력’ 보고 찍는다

새정연, 서민 이미지 극대화 전략 필요

새정연은 좀 다른 차원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서민적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집중하는 것. 일점 돌파가 필요하다. 모든 것을 얻으려고 달려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공부도 어느 정도 잘하는 학생, 운동도 어느 정도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공부 중에서 딱 한 과목, 그것도 아니면 운동 중에서도 딱 한 종목만이라도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밀고 나가야 한다. 강력한 서민 행보가 답일 수 있다. 그렇다고 서민 행보를 좌파 노선과 행태로 해석하는 일은 경계해야 한다.
정의당은 현재 여러 조사기관이 발표하는 지지율로는 어떤 이미지 항목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없다. 이는 이미지 문제를 넘어선 것이다. 이미지 전략보다 포지션(위치)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즉 새로운 진보의 패러다임, 진보의 새로운 이정표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모든 정당에 해당하는 문제가 하나 남았다. 피해갈 수 없는 전장, 바로 ‘능력’이라는 이미지 영역이다. 정당 신뢰도와 유권자 마음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능력이다. 국가를 운영하는 일은 개인종목경기가 아니라 단체종목경기다. 그래서 팀플레이가 중요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달리, 국가운영이 잘 안 되는 경우는 대체로 상대의 방해보다 스스로 준비가 부족해서 발생한다.
국가운영 능력은 수권을 목표로 하는 정당 구성원이 단결하고 헌신하며 열정적으로 다가설 때 극대화된다. 혹 이런 정당이 선거에서 진다 해도 진 게 아닐 것이다. 단판승부가 아닌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내년 총선을 시작으로 2017년 대통령선거,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까지 코리안 시리즈  3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능력이라는 이미지는 각 정당이 가장 장기적으로 준비해야 할 집체훈련 과정과도 같다. 





주간동아 2015.12.16 1017호 (p14~15)

  • 최정묵 한국사회여론연구소 부소장 mojjo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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