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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미래 명장’의 요람 서정대

자격증·경진대회 쌍두마차로 취업의 양과 질 꽉 잡는다

‘미래 명장’의 요람 서정대

  • ‘호텔조리과 목표/ 1학년 : 자격증 3개 이상 취득/ 2학년 : 자격증 2개 이상 취득/ 취업률은 70% 이상.’
‘미래 명장’의 요람 서정대

노송과 자연석, 실개천이 어우러진 서정대 캠퍼스. 서정대는 교정 곳곳에 개화시기가 각기 다른 꽃나무를 심어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게 했다. 김형우 기자

경기 양주 서정대 호텔조리과 건물에 들어서자 게시판에 붙어 있는 학생들의 각오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실습실 안에서는 이충신 교수가 제자들에게 파인애플 손질법을 한창 강의하고 있었다. 1997년 우리나라 일식조리사 중 두 번째로 기능장이 된 이 교수는 ‘황태갈비전골 조리법’ 등에 대한 특허를 출원하고 각종 국가기술자격검정 심사위원으로 활동해온 조리계의 ‘고수’다. 그가 국가별로 과일 손질 방법이 어떻게 다른지를 설명하면서 현란한 솜씨를 선보이자 학생들 사이에서 금세 탄성이 터져 나왔다. 조리사 모자를 쓴 채 눈을 빛내며 수업을 듣던 한 학생은 “TV에 등장하는 셰프들의 모습이 멋져 보여 호텔조리과에 입학했다. 처음엔 내가 요리를 잘할 수 있을지 막막했는데, 교수님들에게 하나하나 배워나가며 자신감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서정대 호텔조리과에는 이 교수 외에도 ‘대한민국 조리명장’ 문문술 교수 등 실무 능력과 이론을 겸비한 교수가 다수 포진해 있다. 지난해 이 학과에서 각종 국제요리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10명 배출한 이유가 여기 있다. 서정대에 따르면 2009년부터 올해 10월 말까지 이 학과 출신 국제대회 수상자는 43명. 국내 대회에서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등 장관상과 대회최고상 등을 수상한 학생은 986명에 이른다. 이 교수는 이에 대해 “현장 전문성을 가진 교수들이 실무 중심 교육을 통해 학생들의 실력을 길러주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며 “졸업생 상당수가 수도권 특급호텔에 취업해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돼주는 것도 우리 학과의 자랑”이라고 밝혔다.

현장 중심 인재 양성

자리를 옮겨 찾아간 서정대 보건복지관 간호학과 실습실에서는 종합병원 중환자실 간호사 출신인 김소남 교수가 ‘통합시뮬레이션’ 강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심장질환을 앓는 33세 ‘나숨차’ 환자에게 필요한 처치를 알려주는 수업. 강의실 한가운데 놓인 침대 위에는 해당 이름표를 붙인 사람 크기 인형(dummy)이 놓여 있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자 인형의 가슴 부분이 마치 숨을 쉬듯 들썩이는 모습이 보였다. 눈도 자연스럽게 깜빡이고 있었다. 김 교수는 “이 인형은 심장, 폐, 신장 관련 질병에 대한 처치를 실습할 수 있도록 특수제작된 것”이라며 “혈관을 찾아 수액을 놓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처치하는지에 따라 인형의 체온, 혈압, 호흡, 맥박 등 각종 지표(바이탈 사인)가 달라지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높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또 “인형 환자의 증상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인형이 사망하면서 모든 반응이 멈춘다. 처음 그런 일을 겪으면 학생들이 충격을 받기도 한다”며 “간호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전부터 임상현장 적응력을 기를 수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정대 간호학과는 2학년 이상 학생들에게 이 학과와 협약을 맺은 종합병원 등에서의 임상실습 기회도 준다고 한다. 이 덕에 간호학과 출신들은 2014년 첫 졸업생이 배출된 때부터 2년 연속 간호사국가시험 100% 합격 기록을 세웠고, 상당수가 서울아주대병원, 가톨릭대 성모병원 등 대형 병원에 취업했다.
11월 서정대 캠퍼스에서 만난 김홍용 총장은 “요즘 청년들 최고 관심사가 취업 아니냐”며 “서정대는 그 점에서 자신 있다.  교수님들 지도를 충실히 따라가기만 하면 졸업할 때쯤엔 누구나 사회가 원하는 인재가 되고, 그러면 취업은 저절로 따라온다. 우리 졸업생들이 산증인”이라고 했다. 간호사를 비롯해 응급구조사(2011~2015년) 국가시험 100% 합격, 관광계열(관광·호텔경영·호텔조리과) 수도권 특급호텔 취업자 수 전국 1위(2012~2015년 전국 전문대 홈페이지 게시자료 비교검색 기준), 서울·경기 북부·인천지역 소재 전문대 중 소방공무원 합격자 수 1위(2014년 소방 관련과 졸업자 제한경쟁 특별채용) 등 ‘실적’으로 확인되는 ‘자랑’이라 믿음이 갔다.
서정대 측은 취업난이 극심한 현실에서 학생들이 이처럼 좋은 실적을 내는 비결로 자격증 취득과 경진대회 수상 등을 꼽았다. 한상길 서정대 교무처장은 “국가 및 민간자격증은 취득자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증명해줘 학생들이 질 좋은 일자리를 구하고 전문기술인으로 인정받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서정대에 따르면 재학생 가운데 기능장, 산업기사 등 국가기술자격증과 각종 민간자격증을 취득한 학생 수는 △2011학년 3345명 △2012학년 4303명 △2013학년 4926명 △2014학년 4470명 △2015학년 10월 말 현재 3631명으로, 누계 2만675명에 이른다. 2011~2012년의 경우 경기 북부 지역 자동차정비 산업기사시험 최종 합격자 전원이 서정대 자동차과 출신이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미래 명장’의 요람 서정대

이충신 호텔조리과 교수가 학생들 앞에서 파인애플 손질법을 선보이고 있다. 유아교육과 모의유치원실에서 학생들이 유아수학 강의를 듣고 있다. 애완동물과의 특수견 훈련 수업 모습(왼쪽부터). 김형우 기자


취업교육 명문대

서정대 학생들은 각종 경진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내고 있다. 학교 측 집계로 △2011년 57개 대회에서 594명이 입상했고 △2012년 42개 대회 720명 △2013년 46개 대회 711명 △2014년 58개 대회 731명 △2015년 10월 말 현재 19개 대회 462명 등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식품영양과는 경진대회 수상자 수에서 2012년부터 3년 연속 전국 1위(서정대 집계, 전국 전문대 홈페이지 등재 기준)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자격증 취득과 경진대회 수상은 질 좋은 취업으로 이어진다. 응급구조사    1급 국가시험에 5년 연속 전원 합격한 응급구조과 졸업생은 그 상당수가 서울대병원 등 유명 종합병원과 제약회사, 삼성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에 취직하고 있다. 2013년 이래 3년 연속 소방공무원을 배출한 소방안전관리과도 취업과 자격증 취득 면에서 눈에 띄는 학과다. 2010년부터 재학생 전원이 위험물안전관리자 자격증 시험에 합격했고, 올해는 33명이 1급 소방안전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우리 학교에서 4명이 소방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고 그 기록으로 서울, 인천, 경기 북부지역 대학 가운데 1등을 했다. 그런데 올해는 13명이 같은 시험에 붙었다. 압도적으로 잘한 것”이라며 “자격증과 취업 면에서 전국 어느 학교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사회복지행정과에서도 올해만 331명이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받았고 건강가정사(229명), 보육교사(182명) 자격증 시험에 합격한 학생도 많다. ‘뚝딱이 아빠’ 김종석 씨가 교수로 재직 중인 유아교육과에서는 올해 졸업생 중 135명이 유치원 정교사 2급, 보육교사 2급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들이 교원 등으로 임용되면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 기준 취업률이 89.9%에 달했다.
2004년 개설된 애완동물과도 취업과 창업 전망이 밝은 학과다. 별도 건물(애완동물관)과 사육장, 훈련장 등을 갖춘 이 학과 학생들은 재학 중 국제애견미용대회, 관세청 주최 탐지견훈련경진대회 등 각종 대회에 출전해 실력을 검증받고 상당수가 삼성에버랜드, 서울아산병원 실험동물센터, 국립암센터 등에 취업했다. 경찰이나 소방서의 탐지견 운영요원 등으로도 활동 중이다.
2003년 3월 개교 때부터 이 학교를 이끌어온 김 총장은 이런 현실에 감회가 남다른 듯했다. 전북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다 창립자인 어머니 고(故) 김상우 박사의 부름을 받고 서정대에 왔을 당시 학교 규모는 학과 4개, 정원 400명 수준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3개 학부 16개 학과에서 약 5000명 학생이 미래를 준비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경영정보학과, 자동차학과, 소방안전관리학과, 뷰티아트학과, 식품조리학과, 유아교육학과, 사회복지행정학과, 애완동물과, 아동청소년보육과 등 4년제 학위과정도 운영된다. 이 학과 학생들은 별도의 편입시험 없이 정규 학사학위를 받고, 희망할 경우 일반대학원에도 진학할 수 있다. 김 총장은 “우리 학교는 직장인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학생도 학사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평일 야간, 토요일에 많은 강의를 개설했다. 방학 때도 각종 자격증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위한 특별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며 “교수들이 열정을 갖고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 학교의 장점”이라고 했다.
12월 초 현재 졸업생 가운데 13명(경영과 4명, 인터넷정보과 6명, 관광과 2명, 사회복지행정과 1명)이 KT계열사에 정규직으로 합격하는 등 취업의 질이 높은 것도 김 총장의 자랑거리다. 그는 “나는 의대 교수를 할 때도 제자들에게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좋은 의사가 되려면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만큼 기술도 쌓아야 한다고 했다. 나부터 의학박사로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 저널에 논문을 실을 만큼 연구를 열심히 하면서, 동시에 피부과전문의로서 환자를 잘 진료하려고 노력했다”며 “전문대 졸업생의 경우 전공 관련 분야에서  우수한 근로 조건, 급여, 성장성 등을 갖춘 기업에 취업하려면 뛰어난 기술력과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자격증을 동시에 갖춰야 한다. 우리 학교가 바로 그 부분에 강점이 있다”고 밝혔다.
서정대의 교훈이 ‘힘을 기르자’인 것은 이러한 김 총장의 교육철학과 통한다. 그는 교훈의 ‘힘’이 기술과 능력, 곧 사회에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자질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힘’ 안에는 인성과 교양도 포함된다고 한다. 이것 역시 성공적으로 사회생활을 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소양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래 명장’의 요람 서정대

대한민국 미용 명장’ 정매자 교수가 뷰티아트과 학생들에게 머리모양 손질법을 가르치고 있다. 아동청소년보육과 2학년 학생들이 민간자격증 취득을 위한 특강을 듣고 있다. 김소남 간호학과 교수가 중환자실 환경을 재현한 통합시뮬레이션 실습실에서 심장질환자 처치법을 강의하고 있다(왼쪽부터). 김형우 기자


“E등급보다 실적으로 평가해야”

김 총장은 “인성도 능력”이라며 “학생들이 대학생활을 하며 좋은 품성을 쌓을 수 있도록 캠퍼스 환경을 아름답게 가꾸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고 밝혔다. 본관 앞에 ‘서정적’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나무를 심고 교정 곳곳에 개화시기가 각기 다른 꽃나무를 배치해 계절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도록 한 것은 이를 위해서다. 겨울에는 캠퍼스에 LED(발광다이오드) 조명을 설치해 또 다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김 총장은 “한국식 정자와 실개천, 자연석이 어우러진 중앙광장은 학생들이 여유를 즐기며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만든 휴식 공간”이라며 “우리 학생들이 취업과 자격증 준비에 바쁜 중에도 젊은이다운 감성과 낭만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다.
그는 서정대가 최근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E등급을 받은 사실을 얘기하면서도 학생들을 걱정했다. “자부심을 갖고 다니던 학교가 나쁜 평가를 받아 혹시라도 놀라고 상처를 받을까 봐 우려했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4월부터 전국 모든 대학을 A〜E등급으로 분류하는 평가를 진행했고, 그 결과를 8월 말 발표했다.
“우리 학교가 최하등급에 속한 걸 보고 깜짝 놀랐죠. 재정상황이나 교육여건, 취업률 등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힘든 결과거든요. 이번 평가에서도 정량지표에서는 환산점수 100점 만점에 91.9점을 받았어요. 그런데 평가위원의 주관에 따라 점수가 달라질 수 있는 정성평가에서 46.5점을 받은 겁니다. 다행인 건 학생들도 이런 사정을 아는지 전혀 동요하지 않고 지금까지처럼 충실히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2학기 등록률도 예전에 비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제가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이번 평가로 우리 학교는 흔들리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김 총장의 말이다. 그는 서정대의 교지확보율(159.3%·이하 입학정원 기준)과 교사확보율(131.6%), 교원확보율(125.9%) 등이 모두 교육부 기준을 넘고, 학교법인의 수익용 기본재산(150억 원·2013년 기준)도 적잖다는 점을 강조하며 “지금도 본관 뒤에 새 건물을 짓는 등 학교에 대한 투자를 계속 늘리고 있다. 내년에 국가장학금 및 학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 없게 된 신입생들에게는 교비에서 대체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처럼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평가 준비에도 좀 더 신경 쓰면 다음 평가에서는 서정대의 명성과 실적에 맞는 결과를 받을 것”이라는 게 김 총장의 생각이다.  
“총장으로서 제가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학생들이 좋은 회사에 취직해 멋진 사회인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기업 관계자들로부터 ‘서정대 졸업생은 인성과 실력 면에서 모두 믿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을 때도 참 기쁩니다. 앞으로도 우리 학생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고, 더불어 사회에도 기여하는 좋은 대학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김 총장의 각오다. 
‘미래 명장’의 요람 서정대

김형우 기자






주간동아 2015.12.09 1016호 (p44~49)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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