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15

2015.12.02

아낌없이 주는 낙엽

  • 노은지 KBS 기상캐스터 ejroh@kbs.co.kr

    입력2015-12-01 14:3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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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낌없이 주는 낙엽
    온 산과 도심을 물들였던 단풍잎이 이제는 바닥을 물들이고 있습니다. 바닥에 쌓인 낙엽을 살펴보면 ‘똑’ 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나무에서 깨끗하게 떨어졌는데요. 여름철 태풍에도 끄떡없던 나뭇잎이 늦가을 바람 한 번에 우수수 떨어지는 걸 보면 어찌된 일인가 싶기도 합니다.
    나뭇가지에 단단히 붙어 있던 나뭇잎이 겨울을 앞두고 힘없이 떨어지는 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겨울이 되면 나무는 수분을 빨아들이는 힘이 약해지는데 잎에서는 계속 수분의 증발작용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나뭇잎은 수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고자 나무에서 떨어져나가는 겁니다. 나무를 위해 스스로 떨어져나가는 잎은 떨어지면서까지 나무를 보호하는데요. 떨어지기 전 ‘떨켜’라는 보호막을 만듭니다. 떨켜는 나뭇가지와 잎자루 사이에 만들어져 잎이 떨어지고 난 자리에 병균이 침입하는 것을 막고, 나무에서 수분과 양분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합니다. 보호막인 떨켜 덕분에 나뭇잎이 가지에서 ‘똑’ 하고 깨끗하게 떨어질 수 있는 거죠.
    또 낙엽은 나무의 노폐물까지 몸에 담고 떨어집니다. 낙엽 성분을 분석한 결과 질소나 인, 칼륨 같은 영양분은 녹색 잎에 비해 훨씬 적지만 칼슘, 규소 같은 노폐물의 농도가 높았습니다. 1년 동안 잎 속에 축적돼 있던 노폐물이 낙엽과 함께 배출되는 거죠. 이렇게 떨어진 잎은 아주 훌륭한 비료가 됩니다. 바닥에 힘없이 떨어진 낙엽이지만 마지막까지도 나무에게 아낌없이 주며 떨어진 게 바로 낙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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