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20

2018.01.03

골프홀릭

코치 없이 혼자서 스윙 고칠 수 있을까

타이거 우즈의 홀로서기

  • 입력2018-01-02 18: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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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거 우즈(사진)가 2018년을 코앞에 두고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최근 3년 동안 함께해온 코치 크리스 코모와 결별을 선언한 뒤 코치 없이 혼자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우즈가 코치를 두지 않기로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골프를 처음 시작할 때는 아버지 얼 우즈가 코치였고 어린 시절에는 루디 듀랜, 존 안셀모 등으로부터 지도를 받았다. 프로가 된 뒤 모두 4명의 코치가 우즈의 스윙을 책임졌다. 

    첫 번째 코치는 부치 하먼이었다. 하먼은 우즈가 아마추어 시절이던 1993년부터 코치를 맡아 96년 프로에 데뷔한 이후 2003년까지 11년을 함께했다. 하먼은 ‘골프다이제스트’가 매년 선정하는 미국의 50대 골프 교습가 순위에서 변함없이 1위를 지키고 있다. 레슨비 역시 가장 비싸 시간당 1500달러(약 161만 원)나 한다. 우즈-하먼 조는 메이저 대회에서 8승(24개 대회 출전), PGA 투어에서 34승을 거뒀다. 

    2004년 우즈는 코치를 행크 헤이니로 바꿨다. 과도한 스윙 변화가 필요하다는 우즈의 요구를 하먼이 거절하면서 둘 사이가 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즈는 헤이니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2010년까지 메이저 대회 6승에 PGA 투어 31승을 챙겼다. 하먼 때와 비슷한 성적이지만 코치 처지에서는 난도가 높았다. 어릴 적부터 무리하게 해온 스윙 탓에 무릎 등 몸 여기저기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였기 때문이다. 우즈와 헤이니는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그때그때 적절하게 스윙에 변화를 주면서 우승 행진을 이어갔다. 그러나 또 우즈의 과도한 요구로 결국 둘은 갈라서게 됐다. 게다가 헤이니가 우즈와 6년간 있었던 일들을 책으로 출간하면서 사이가 더 틀어졌다. 우즈에게 불리한 내용은 없었지만 2009년 11월 섹스 스캔들로 곤경에 빠져 있을 때라 우즈로서는 난처했을 것이 분명했다. 이 때문인지 우즈는 책 내용과 관련된 언론의 질문은 일절 받지 않았다. 

    세 번째 코치였던 숀 폴리는 우즈의 메이저 대회 우승을 보지 못했지만 투어에서는 8승을 거뒀다. 2014년까지 5년 동안 우즈와 함께한 폴리는 무릎과 허리가 성하지 않은 데다 섹스 스캔들과 약물 중독 등으로 나락에 빠졌던 우즈를 부활케 했다. 폴리는 우즈와 한 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데다 다른 코치들과는 달리 대회장을 쫓아다니며 직접 지도했다. 우즈에게 생체역학을 설명하며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정확도가 높은 스윙을 만들어줬다. 하지만 우즈의 높은 기대치를 따라잡지 못했고, 결국 둘은 또 헤어졌다. 

    크리스 코모는 2014년 말 우즈의 절친인 노타 비게이가 소개했다. 코모는 한국인으로부터 생체역학을 배운 코치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모는 종이호랑이로 전락한 우즈와 우승을 일궈내지 못했다. 부상으로 제대로 된 스윙을 만들 시간도 많지 않았다. 코모가 지도하는 사이 우즈는 메이저 대회에 4차례, PGA 투어 15개 대회에 출전한 것이 전부다. 



    4명의 코치와 헤어진 이유가 모두 우즈의 과도한 요구를 코치가 받아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코치든 웬만해선 우즈를 맡기가 쉽지 않다. 잘나갈 때도 그랬지만, 지금처럼 몸이 만신창이가 된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우즈가 혼자 스윙을 만들어가겠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남의 스윙에서 잘못된 점을 찾기는 쉬워도 자기 스윙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기란 무척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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