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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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시구(時求)

  • 서정보 편집장 suhchoi@donga.com

    입력2017-10-27 16:4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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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10월 25일 2017 KBO 한국시리즈 1차전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 앞서 시구(始球)를 했다. 문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KIA 팀 경기의 시구를 약속했고, 그 공약을 지킨 것이다.

    대통령의 프로야구 시구는 종종 있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4, 95년 한국시리즈 첫 경기와  95년 시즌 개막전 등 최다 시구 대통령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3년 올스타전,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3년 두산과 삼성 라이온즈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앞서 시구를 했다.

    이날 대선공약을 이행한 문 대통령의 시구를 보며 관중은 함성을 질렀고, 선수들도 즐거워했다. 하지만 이 시구를 흔쾌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들도 있다. KIA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의 레전드 김응용 전 감독이 시구하게 돼 있던 것을 막으면서까지 대통령이 나설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급작스러운 교체에는 아마 경호상 이유가 있었겠지만 말이다. 또 탁현민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실 선임행정관의 ‘이미지 정치’ 작품이라는 뒷얘기도 나온다. 굳이 시구를 이렇게까지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을지 모르지만,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는 문재인 정부가 곱씹었으면 한다. 

    박 전 대통령 시구 당시 더불어민주당은 “박 대통령이 최근 떨어지는 국정운영 지지율을 만회하려고 전 국민적 관심이 모인 야구장으로 달려간 것은 아닌지 안타깝다”며 “대통령의 시구가 복잡한 정국을 외면하는 한가하고 무책임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비치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논평을 냈다. 현 야당이 주어만 바꿔서 이런 논평을 낸다면 어떨까.  

    대통령의 시구도 좋지만 시대가 구하는 걸 잘 수행하는 시구(時求)를 더 바란다. 시대를 구하는 시구(時救)면 더 좋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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