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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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2018 대입 수시 면접 대백과

2018학년도 대입 당락 면접이 가른다

논술 줄고 학종 늘어난 수시 전형 …‘스펙’ 비슷한 경쟁자와 차별화할 요소는 ‘면접’

  • 김재성 에듀동아 기자 kimjs6@donga.com

    입력2017-09-25 16: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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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시모집에서 반드시 승부를 봐야 한다.’

    9월 15일 마무리된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에 임한 수험생과 학부모는 그 어느 해보다 수시 합격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전국 197개 4년제 대학의 2018학년도 수시모집 선발 비중이 대학 전체 정원의 73.7%일 정도로 유례없이 높은 상황에서 수시 전형에 불합격하면 비좁은 정시 전형의 틈을 노려야 하기 때문이다. 정시 전형에선 이른바 ‘날고 긴다’는 재수생들과 경쟁해야 하므로 합격이 더 어렵게 느껴진다.

    지원자들의 신중함 때문일까. 2018학년도 대입 수시모집 원서접수 결과 서울 주요 대학 경쟁률은 전년보다 다소 하락했다. 서울 주요 13개 대학 가운데 7개(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이화여대, 한국외대)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떨어졌고, 지난해보다 경쟁률이 오른 6개 대학(동국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도 상승폭이 미미했다. 주요 대학 수시모집에서 선발 비중이 가장 높은 전형인 학생부종합전형(학종)으로 범위를 좁혀도 결과는 대동소이하다.



    ‘묻지마’ 지원 적은 학종 증가

    이처럼 학종을 비롯한 주요 대학의 수시모집 경쟁률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입시 전문가들은 논술 전형 선발 인원을 줄이고 학종 선발 인원을 크게 늘린 올해 수시모집 선발 경향이 경쟁률 하락의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논술고사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논술 전형에선 무턱대고 원서를 넣어보는 ‘묻지 마’ 지원이 많은 반면, 주요 대학이 선발 인원을 늘린 학종은 3년간 비(非)교과활동 이력을 꾸준히 쌓아온 학생만 지원하는 전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면서 “학종의 파이가 커졌는데 준비된 학생만 해당 전형에 지원하다 보니 학종 경쟁률이 일부 하락하고, 이에 따라 수시 전체 경쟁률이 다소 떨어지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18학년도 논술 전형을 전격 폐지하고 학종 비중을 늘린 고려대의 수시 경쟁률이 지난해 22.03 대 1에서 올해 7.32 대 1로 내려앉은 사례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학종에 지원한 수험생이 표면적인 경쟁률 수치만 보고 ‘입학 경쟁이 생각보다 치열하지 않겠다’고 오판해선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학종은 준비된 자가 지원하는 전형이라는 점, 특히 올해는 정시모집 선발 인원이 사상 최저를 기록하면서 수험생의 수시모집 안정 지원 성향이 두드러졌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드러난 경쟁률만 믿은 채 손 놓고 있기보다 합격을 결정짓는 핵심 전형 요소를 파악하고, 면접이나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학종에서 당락을 가르는 핵심 요소는 무엇일까. 먼저 학종의 평가 과정을 살펴보자. 학종은 주로 단계별 평가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자기소개서, 교사 추천서 등 지원자가 제출한 서류를 종합 평가해 최종 선발 인원의 2~5배수를 뽑는다. 2단계에선 1단계 성적과 면접 성적을 합산하는 방식으로 평가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부 대학은   2단계를 통과한 지원자가 대학이 정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를 살핀 뒤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기도 한다.

    1단계 평가 요소인 서류, 2단계에서 활용되는 면접, 최종 단계인 수능 최저학력기준 가운데 합격과 불합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는 단연 ‘면접’이다. 왜 그럴까. 먼저   1단계 서류평가를 보자. 차별화된 학생부, 자신의 장점을 소상히 드러낼 수 있는 자기소개서를 갖춰야 1단계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1단계는 단지 수많은 지원자 가운데 합격군에 포함될 학생을 추리는 과정에 불과하다. 최종 합격자를 정하는 과정이 아니라, 정원 2~5배수의 지원자를 선발하는 단계라는 얘기다. 특히 주요 대학 학종 경쟁률이 7~18 대 1 수준에 그친 2018학년도의 경우 1단계 평가의 의미가 더욱 퇴색할 수밖에 없다.

    더구나 고교 교사들의 학생부 기록 역량이 날이 갈수록 향상되면서 우수한 학생부를 제출하는 지원자가 늘고 있다. 항목별, 대학별 자기소개서 작성법도 널리 알려져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수험생의 자기소개서도 변별력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서류는 최종 합격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볼 수 없다.



    수시 경쟁률 낮아져 면접 중요성 커졌다

    대학들이 수시모집 최종 단계에서 활용하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어떨까. 상당수 대학은 ‘3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 ‘2개 영역 등급합(合) 4 이내’ 등으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정해둠으로써 학업 능력을 갖춘 지원자를 선별하려고 한다. 그런데 올해부터 수능 영어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90점 이상인 수험생은 모두 영어영역 1등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2개 영역 등급합 4 이내’라면 영어영역에서 90점 이상 받고 다른 과목에서 3등급을 받아도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 예전보다 요건이 많이 완화된 셈”이라면서 “‘영어는 2등급 이내’ 같은 별도 기준을 마련한 대학이 많지 않으므로 올해 수시모집에선 상대적으로 면접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대학들의 2018학년도 수시 학생부위주전형 선발 방식을 뜯어보면 ‘면접을 강화하겠다’는 의중이 직간접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이런 경향은 최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더욱 두드러진다. 가장 먼저 연세대는 심층면접을 강화한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을 2018학년도에 신설했다. 2단계에서 면접의 비중이 60%에 달한다. 이 전형에선 면접도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연세대 입학처 측은 “학생부종합전형(면접형)에서는 지원자가 주어진 제시문과 질문을 읽고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답변하는 ‘제시문 기반 면접’, 지원자의 고교 활동을 바탕으로 창의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창의적 사고력 측정 면접’ 등 두 가지 방식으로 면접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특정 교과·비교과활동을 한 동기가 뚜렷하고, 해당 활동 결과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는 ‘자기주도적인 인재’를 선발하고자 이 같은 면접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이다.

    고려대는 지난해에 비해 면접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의도를 표면적으로 드러낸 경우다. 지난해 학생부위주전형에 해당하는 학교장추천전형과 융합형인재전형의 2단계 면접 반영 비율은 두 전형 모두 30%에 불과했다. 반면 2018학년도 학생부위주전형인 고교추천Ⅰ전형과 고교추천Ⅱ전형의 2단계 면접 반영 비율은 각각 100%, 50%로 늘어났다. 최인식 고려대 입학팀장은 “고교추천Ⅰ전형의 경우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성적을 100% 반영하는데, 지원자의 교과 성적 분포가 매우 촘촘해 사실상 1단계보다 2단계 면접의 변별력이 크다”며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 서류를 1단계에서 종합 평가하는 고교추천Ⅱ전형은 Ⅰ전형에 비해 1단계 변별력이 높지만, 1단계에서 다소 낮은 성적을 받은 학생도 2단계 면접을 통해 어느 정도 역전이 가능할 만큼 면접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대, 고대 등 상위권대 면접 비중 확대

    2018학년도 수시 면접은 대학별로 빠르면 9월 30일(토)부터 실시돼 수능이 끝난 이후인 12월 10일(일)까지 진행된다. 면접까지 3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 면접 준비,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할까. 김종우 양재고 진로진학부장은 “1단계 합격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면접 준비를 뒷전으로 미루는 학생이 많은데, 1단계 합격자 발표 직후 면접을 실시하는 학교도 많은 점을 감안하면 면접 준비를 빨리 시작하는 것이 좋다”면서 “고교에서 제공하는 면접 대비 프로그램이 있다면 이를 적극 활용하고 개별적인 준비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이 당장 한 달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면접 준비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가 다소 부담스럽다면 수능 공부를 하면서 동시에 면접을 대비하는 방법도 있다. 인문계열 수험생이라면 국어와 사회, 자연계열 수험생이라면 수학과 과학 문제집에 실린 지문이나 문제를 면접에 출제될 제시문으로 가정하고 생각을 정리해보는 것. 실제로 ‘제시문 기반 면접’을 실시하는 서울대 일반전형 면접에선 모집단위(단과대학, 학부, 학과)별로 해당 분야와 연관된 제시문을 출제한다. 예를 들어 경제학부에선 사회과학 및 수학(인문) 관련 제시문을 활용하고, 물리·천문학부에선 물리 교과 관련 제시문, 간호대학에선 화학이나 생명과학 교과와 연관된 제시문을 출제하는 식이다.

    서울대 입학처 측은 “서울대 면접위원은 지원자가 어떤 논리적 사고를 거쳐 답에 접근해가는지를 파악하고자 한다”면서 “지원자가 이를 효과적으로 면접위원에게 드러내려면 자연계열 학생의 경우 평소 사고력을 많이 요구하는 문제를 다뤄보거나 관련 이론을 이해하고 응용 연습을 해보는 등 교과목을 깊이 있게 학습하려는 노력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제시문 기반 면접도 지원자가 제출한 학생부, 자기소개서 등 서류와 관련된 ‘서류 기반 질문’이 출제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런 질문에도 대비해야 한다. 2017학년도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학종)으로 사회학과에 합격한 황예인 씨는 “제출 서류에 기재된 키워드 중심으로 예상 질문을 뽑고, 해당 예상 질문에 대한 답변을 꼼꼼히 정리하는 방식으로 면접에 대비했다”며 “친구들, 선생님과 팀을 짜 실제 면접 같은 상황을 만들어 모의 면접을 진행하면서 연습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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