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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전환점 맞은 소년들의 새로운 시도

리뷰 |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承 ‘Her’’

  • 김윤하 음악평론가 soup_mori@naver.com

전환점 맞은 소년들의 새로운 시도

전환점 맞은 소년들의 새로운 시도


청춘이 끝났다. 동시에 아픔도 끝났다. 방탄소년단이 2월 발표한 앨범 ‘YOU NEVER WALK ALONE’은 2015년 미니 앨범 ‘화양연화 pt.1’으로 시작된 방탄소년단의 청춘과 성장서사가 ‘화양연화 pt.2’와 ‘화양연화 Young Forever’ ‘WINGS’를 거치며 장장 1년 10개월 동안 쌓아온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앨범이었다.

이들이 그리고자 하던 청춘과 그를 둘러싼 세계관의 완결은 그렇게 기적적으로 하나의 점으로 수렴됐다. 반면 음악적 색깔 및 팬덤 크기는 발산과 확장일로였다. ‘화양연화’ 시리즈 이후 방탄소년단이 시도할 수 있는 것의 범주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전 세계에 퍼져 있는 강력한 팬덤 아미(ARMY)는 이들이 무엇에든 도전해볼 수 있는 든든한 뒷받침이었다. 활동 초기 틀을 잡았던 ‘정통 힙합’에서 벗어나 웅장한 사운드를 기반으로 한 ‘쩔어’ ‘Not Today’로 거창한 규모와 힘을 과시하거나, ‘I NEED U’ ‘피 땀 눈물’ 같은 도발적이고 트렌디한 팝 사운드에 도전해보는 것에도 두려움이 없었다.

방탄소년단이 새 앨범 ‘LOVE YOURSELF 承 ‘Her’’와 함께 드러낸 새로운 주제는 ‘LOVE YOURSELF’다. ‘화양연화’ ‘WINGS’에서 그렸던 젊은 시절 한때의 아픔과 좌절, 작은 희망을 넘어 ‘사랑’이라는 광의적 메시지를 택한 것이다. 메시지만큼 넓어진 앨범의 품은 피독이나 슈프림 보이, 레이 마이클 디앤 주니어(Ray Michael Djan Jr.) 등 방탄소년단이 기존에 함께 작업해온 작곡가는 물론, 세계적인 EDM(일렉트로닉댄스뮤직) 듀오 체인스모커스나 그래미 어워드 수상에 빛나는 믹싱 엔지니어 제이슨 조슈아 등을 너끈히 품을 정도로 자라 있었다. 그리고 그 너른 품속, 방탄소년단이 지난 5년간 습득하고 체화해온 모든 것이 담겼다.





성숙해진 감정선, ‘방탄’식으로 풀어내

전환점 맞은 소년들의 새로운 시도

9월 11~12일 내한한 체인스모커스가 공연장을 찾은 방탄소년단과 기념 촬영을 하고 이를 SNS에 올렸다.[체인스모커스 트위터]

‘화양연화’ 시리즈 이후 부쩍 성숙해진 감정선을 앞세운 ‘Intro : Serendipity’를 시작으로 타이틀곡 ‘DNA’부터 ‘Best Of Me’ ‘보조개’ ‘Pied Piper’까지 이어지는 전반부는 ‘RUN’과 ‘피 땀 눈물’을 거치며 방탄소년단의 음악세계에서 지속적으로 비중을 높여온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를 중심에 놓는다. 다소 평온하게 진행되던 앨범이 급격한 변화의 물살을 타는 건 6번 트랙 ‘Skit : Billboard Music Awards Speech’부터다. 노래와 노래 사이를 연결하는 짧은 트랙을 뜻하는 스킷(skit)은 힙합 앨범에서 자주 접하는 구성 요소인 동시에 그간 방탄소년단의 앨범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던 운영의 묘다. 이전에는 멤버들 간 수다나 작은 상황극 등으로 채워지던 스킷에 랩몬스터의 빌보드 뮤직 어워드 수상소감이 그대로 흐르는 순간, 방탄소년단의 현실과 가상의 경계 사이에 묘한 균열이 생긴다. 뒤이은 ‘MIC Drop’이나 ‘고민보다 Go’가 ‘육포세대’(‘쩔어’ 가사)의 뒤를 당당히 잇는 ‘탕진잼’ 등으로 ‘방탄’식 구수함을 어필하지만 분명 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전한다.

그건 아마도 이 앨범이 어떤 허구나 바람도 아닌, 방탄소년단 스스로가 일군 것들을 배경으로 서 있기 때문일 테다. 그래서일까, ‘첫사랑에 빠진 소년들의 모습’을 집중적으로 그려보려 했다는 ‘LOVE YOURSELF’ 시리즈의 첫 페이지는 그룹의 현재와 다소 동떨어져 보인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브랜드가 지금까지 쌓아온 방대한 역사의 서사가 지금 이들을 있게 한 풍부한 스토리의 서사를 역으로 압도한 셈이다. 물론 그렇게 다소 겉도는 콘셉트에서 시선을 거둘 수만 있다면, 앨범 ‘LOVE YOURSELF 承 ‘Her’’는 적당한 변화와 완성도 높은 마감 등 지금까지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어온 이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만한 결과물이다. 아직 좀 더, 왕좌의 여유를 즐겨도 좋은 시간이다.






주간동아 2017.09.27 1107호 (p10~10)

김윤하 음악평론가 soup_mor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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