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83

2015.04.13

원내 제1당 쟁탈전 최대 승부처

[화제의 선거구 | 경기도] 신설·분구 지역구 노리는 정치 신인들의 각축장

  • 김재민 경기일보 기자 jmkim@kyeonggi.com

    입력2015-04-13 1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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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년 4월 13일 치르는 20대 총선 결과는 박근혜 정부 후반기의 정국 주도권을 가늠할 풍향계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양보할 수 없는 한판 승부다. 승부처는 수도권, 특히 경기도가 될 전망이다.

    경기도의 19대 국회의원 수는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많은 52명으로 전체 300명의 17.3%를 차지하고 있다. 20대 총선에서는 이보다 더 늘어날 공산이 크다. 지난해 헌법재판소가 제시한 ‘국회의원 선거구별 인구 편차 2 대 1 이하’를 적용할 경우, 경기도 선거구 중 16곳이 상한(上限) 인구수인 27만7000명을 넘는다. 하지만 농어촌이 많은 영·호남 지역의 선거구 감소를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16곳 모두를 분구, 신설할 수는 없고 32만 명이 넘는 4개 선거구(수원정, 용인을, 남양주을, 김포)에서 7곳 정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구가 많아지면서 선거구 조정이 예상되는 지역에서는 벌써부터 예비주자들의 물밑 신경전이 치열하다. 수원과 용인, 남양주가 대표적이다.

    수원은 인구가 가장 많은 수원정(영통)을 중심으로 분구가 예상되지만 인근 수원갑(장안)과 수원을(권선) 지역이 일부 포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중심이 되는 영통은 야권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분구 지역도 야권에게 일단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지난해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패한 새정연 김진표 전 의원, 같은 당 염태영 수원시장, 지난해 7·30 재보선 수원정 선거에서 후보직을 사퇴하고 새정연 박광온 의원을 지원했던 정의당 천호선 대표 등 야권의 중량급 원외 인사가 거론되고 있다.

    수원과 용인, 남양주 분구 예상



    원내 제1당 쟁탈전 최대 승부처

    분구가 유력한 경기 용인은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들 간 ‘별들의 전쟁’이 이미 시작됐다. 용인갑(처인)은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왼쪽)과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비례)이 각각 지역위원장을 맡아 신경전이 치열하다.

    새누리당은 수원정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을 총선 1년 전인 현재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있고, 장안과 수원병(팔달)은 당내 주자 간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지는 등 약간 어수선한 분위기다. 장안은 당협위원장 경선에서 박종희 전 의원에게 패한 김상민 의원(비례)이 여전히 사무실 간판을 내걸고 있어 박 전 의원 측을 자극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는 김 의원에게 젊은 층이 많은 영통을 권유하지만, 김 의원은 장안을 고집하는 상황이다. 팔달은 김용남 의원이 버티고 있음에도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가까운 이승철 도의원이 최근 사무실을 내고 공천 도전장을 던져 ‘南心’(남 지사의 의중) 논란이 일고 있다.

    용인도 분구가 유력해지면서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들 간 ‘별들의 전쟁’이 이미 시작된 상태다. 용인갑(처인)은 새누리당 이우현 의원과 새정연 백군기 의원(비례), 용인을(기흥)은 새누리당 이상일 의원(비례)과 새정연 김민기 의원이 각각 지역위원장을 맡아 신경전이 치열하다. 처인의 이우현, 백군기 의원은 내년 총선에서 맞대결이 예상되는 반면, 기흥의 이상일, 김민기 의원은 이 의원이 신설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어 맞대결 성사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용인 3개 선거구 모두 인구수 30만 명을 넘지만 32만 명이 넘는 기흥이 둘로 나뉠 확률이 가장 높다. 하지만 기흥은 여야 의원이 번갈아 당선하는 등 지역 성향이 유동적이어서 세부 지역이 어떻게 조정되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남양주는 을 지역 인구수가 33만 명이 넘어 분구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평 일부에서 남양주 편입을 요구하고 있어 가평 포함 여부가 관심사다.

    또한 갑 지역의 새정연 최재성 의원은 2012년 민주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대선후보 간 단일화 성사를 촉구하며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어 이것이 내년 공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분구 예상 지역과 남양주갑 지역을 중심으로 이석우 남양주시장(새누리당)과 김한정 전 청와대 제1부속실 실장(새정연)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또한 인근 지역인 구리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역임한 주광덕 전 대통령비서실 정무비서관(새누리당)도 현재 구리 당협위원장을 같은 당 박창식 의원(비례)이 맡고 있는 관계로 남양주 출마설이 나온다.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의원이 벌써부터 대결하는 곳은 용인만이 아니다. 광명을은 새누리당 손인춘 의원(비례)과 새정연 이언주 의원이 ‘여(女) 대 여(女)’ 대결을 벌이고, 구리도 박창식 의원과 새정연 윤호중 의원이 불꽃 튀는 경쟁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윤명희 의원(비례)은 이천에서 이름이 거론되지만 무소속 유승우 의원이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해놓았고 이범관 전 의원과 유경희 당 수석부대변인도 출마를 준비 중이라 치열한 예선전을 벌어야 할 판이다. 새정연 김현 의원(비례)도 안산 상록을에서 같은 당 4선 김영환 의원과 공천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당내 일각에서 제기된다.

    경기도에서 3선 이상 다선 기초단체장은 9명에 달한다. 새정연 박영순 구리시장은 5선, 같은 당 김윤주 군포시장은 4선을 기록 중이다. 3선은 새누리당 서장원 포천시장, 이석우 남양주시장, 조억동 광주시장, 김선교 양평군수, 새정연 오세창 동두천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이교범 하남시장 등 7명이다.

    세월호 2주기 영향은 예측 불허

    원내 제1당 쟁탈전 최대 승부처

    재선 단체장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 염태영 수원시장(왼쪽)이 수원 신설 지역,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 분당갑 출마 예상자로 각각 이름이 오르내린다.

    이 중 이석우 남양주시장은 지역구 의원(최재성, 박기춘)과 소속 정당이 다르고 분구 가능성도 거론돼 출마 예상자로 이름이 나오고 있고, 조억동 광주시장은 지역구 의원(노철래)과 소속 정당이 같지만 분구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이름이 거론되는 중이다. 노 의원은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의 핵심 측근이고, 조 시장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재선 단체장 가운데 새정연 염태영 수원시장이 수원 신설 지역, 이재명 성남시장이 성남 분당갑 출마 예상자로 각각 이름이 오르내린다.

    기초단체장들은 높은 인지도가 장점으로, 여야가 검토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가 실시될 경우 여론조사에서 크게 유리할 수 있다. 하지만 행정 공백과 보궐선거에 따른 예산 낭비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이를 감안해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위원장 김문수)는 기초단체장 등 선출직 공직자의 사퇴시한을 선거일 120일 전에서 1년 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만들어 의원총회 등에서 논의 중이다. 시기상으로 20대 총선 1년 전인 4월 13일까지 결론이 날 개연성은 낮지만 사퇴시한 확대 논의는 경기도 기초단체장들의 내년 총선 출마에서 중대한 변수로 여겨진다.

    내년 20대 총선이 실시되는 4월 13일은 세월호 참사 2주기인 4월 16일의 사흘 전이다. 추모 기간에 치르는 선거인 만큼 여야 모두 민감할 수밖에 없고, 가장 큰 피해를 당했던 안산 지역 출마자들이 받는 영향은 불가피하다. 자칫 2014년 지방선거 때처럼 선거운동조차 제대로 못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안산 4개 선거구 중 새누리당이 1곳, 새정연이 3곳을 차지한 가운데 출마 예상자 중 전·현직 국회의원이 눈에 띄게 많은 것이 특징이다. 그만큼 여야 모두 경륜 있는 주자를 선호하는 셈이다. 후보자 가운데 누가 세월호 참사 당시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머물며 아픔과 슬픔을 나눴는지, 어느 당이 진정성을 보였는지로 결과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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