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69

2014.12.29

해킹은 무조건 북한 소행?

누리꾼들 우스갯소리, 조소 잇달아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입력2014-12-29 10: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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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킹 사건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누리꾼 사이에서는 “요즘 북한 해커들은 참 바쁘겠다”는 우스갯소리가 흘러나온다. 어지간한 해킹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북한의 소행”이라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2014년 12월 24일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2009년 7월 있었던 디도스(DDoS) 공격, 2011년 4월 NH농협 전산망 마비, 2013년 언론사와 금융사 전산망 해킹 때도 북한이 배후로 지목됐지만 북한은 오리발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최근 발생한 ‘소니픽처스 엔터테인먼트 해킹 사건’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해킹 사건’에 대한 누리꾼의 생각을 시간 순으로 정리해봤다.

    피해 막고 보안 강화 시급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암살을 다룬 영화 ‘인터뷰’의 배급사인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 이후 영화 개봉 취소 기사가 보도되자 2014년 12월 18일 트위터에는 “차라리 전 세계인이 볼 수 있게 유튜브에 영화를 올려라”는 내용의 글이 쏟아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12월 19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이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12월 21~22일에는 ‘소니픽처스 해킹’에 이어 ‘원전(원자력발전소) 해킹’에 대한 글도 쏟아졌다. 전자기기 커뮤니티 클리앙 게시판에는 “‘한수원이 해킹당했습니다’ ‘북한 짓이라 그래’”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트위터에는 “해킹당한 놈들 북한의 소행이라고 할 때가 됐는데” “청와대 문건 유출도 북한이 한 거라고 하지” “원전 해킹도 북한 소행이라 하면 간단하지 않나”라는 글이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몇 차례 해킹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한 우리의 자세를 바로 고쳐야 한다. 전쟁으로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보였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2014년 12월 21일(현지시간) “소니 측이 온라인으로 영화를 무료 배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기사를 냈다. 같은 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CNN 방송에 출연해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기(22~23일) 트위터에는 “(김)정은이가 영화를 엄청 홍보해줘서 ‘강남스타일’ 조회 수를 능가할 듯” “소니는 영화 홍보 제대로 하네” 같은 글이 올라왔다.



    12월 24일에는 소니픽처스 측이 당초 결정을 번복하고 “성탄절을 맞아 영화 ‘인터뷰’를 미국 내 독립극장 200곳 이상에서 상영한다”고 밝혔다. 같은 날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원전 해킹 사건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을 갖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위터에 이 기사를 링크한 한 누리꾼은 “우와~, 북한은 못하는 게 없네”라고 적었다. 우리의 정보기술(IT) 보안에 의구심을 갖는 글도 보였다. “한수원 사건이 북한 소행이라면 북한은 세계 제일의 해킹 능력 국가이거나 남한의 (보안이) XX라는 소리” “북한의 IT 기술력이 세계 최강이라면, 북한이 해킹할 때마다 속수무책으로 당하기만 하는 한국은 도대체 몇 위쯤?”이라는 글도 보였다.

    ‘원전 해커’들은 12월 25일 성탄절을 기점으로 대규모 원전 자료 유출과 2차 파괴를 예고한 상태다. 소니픽처스 측이 영화를 개봉하면 ‘소니 해커’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모두 북한 해커일까. 지금 그것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이상의 해킹 피해를 막고 보안을 강화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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