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42

2014.06.16

‘브라주카(월드컵 공인구)’는 둥글다, 이변은 벌어진다

A~G조 분석

  • 장민혁 축구칼럼니스트

    입력2014-06-16 10: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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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조

    브라질, 크로아티아, 멕시코, 카메룬


    브라질은 영원한 우승 후보

    개최국이자 영원한 우승 후보 브라질의 조 1위는 거의 확정적. 브라질은 사상 최초로 월드컵 6회 우승을 노린다. 세계 최강 수비진, 짜임새 있는 미드필더진, 화려한 공격진에 명장 루이스 펠리피 스콜라리 감독의 지도력이 어우러진다면 우승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 브라질은 ‘2013 FIFA 브라질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이탈리아, 우루과이, 스페인 등 과거 월드컵 우승 경험이 있는 라이벌 국가들에게 모두 완승을 거두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오히려 A조에 대한 관심은 동구권 강호 크로아티아와 북중미 맹주 멕시코의 2위 다툼에 쏠려 있다. 크로아티아의 화려한 미드필더진과 멕시코의 날카로운 측면 공격이 불꽃을 튀길 것이다. 두 팀은 공교롭게도 조별리그 마지막 날인 6월 23일 헤시피에서 맞대결한다. 아프리카 카메룬은 객관적인 전력상 다른 세 팀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이다. 그러나 공은 둥글다. 멕시코와의 첫 경기를 잘 치른다면 충분히 이변을 일으킬 수 있다.



    B조

    스페인, 네덜란드, 칠레, 호주


    무적함대 포함된 ‘죽음의 조’

    지난 대회 우승팀 스페인, 준우승팀 네덜란드, 그리고 ‘남미판 닥공 축구’ 칠레. B조는 우루과이, 잉글랜드, 이탈리아가 포함된 D조와 함께 이번 브라질월드컵 ‘죽음의 조’다. 물론 그런 가운데서도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이 앞서 있는 게 사실이다. 스페인은 유로 2008, 2010 남아공월드컵, 유로 2012에 이어 메이저대회 4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그런데 네덜란드와 첫판에서 붙는 게 영 꺼림칙하다. 네덜란드가 남아공월드컵 결승전에서의 아쉬운 패배를 설욕하겠다며 이를 악물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네덜란드는 아르옌 로벤이 결정적인 기회를 놓쳐 우승컵이 날아갔다. 리턴매치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두 팀은 칠레를 넘어야 한다. 남아공월드컵 때 스페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고, 2013년 10월 잉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완승했다. 아시아 대표로 출전한 호주는 참 딱하게 됐다.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 같다.

    C조

    콜롬비아, 일본, 코트디부아르, 그리스


    막강 콜롬비아, “1위 문제없다”

    시드를 배정받은 콜롬비아의 조별리그 1위 통과가 유력한 가운데 일본과 코트디부아르의 2위 다툼이 치열할 전망이다. 콜롬비아는 브라질월드컵 남미지역 예선에서 ‘닥공’ 칠레, 코파아메리카 챔피언 우루과이를 따돌리고 아르헨티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 팀의 최대 강점은 ‘축구 천재’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중심으로 테오필로 구티에레스, 카를로스 바카로 구성된 막강 공격력이다.

    아시아 최고의 패스게임을 구사하는 일본은 2013년 11월 벨기에, 네덜란드와 평가전을 치러 1승1무의 호성적을 냈다. 브라질월드컵에서도 선전이 기대된다. ‘드록신’ 디디에 드록바, 세계 최고의 중앙 미드필더 야야 투레가 이끄는 코트디부아르는 2006 독일월드컵 이후 세 번째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서 꼭 16강에 오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그러나 유럽의 그리스도 16강을 자신한다. 유로 2004 우승 이후 트레이드마크로 자리 잡은 ‘질식 수비’는 여전히 위력적이다.

    D조

    이탈리아, 우루과이, 잉글랜드, 코스타리카


    ‘축구종가’ 잉글랜드 16강 불투명?

    역대 월드컵 우승국 3팀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탈리아(1934, 1938, 1982, 2006), 우루과이(1930, 1950), 잉글랜드(1966)의 가슴에 달린 별을 모두 합하면 7개. 월드컵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다. 경기하는 선수들과 감독들의 머릿속은 피가 마르겠지만, 관전하는 축구팬의 함성과 환호는 절정으로 치달을 것이다. 이들 ‘3강’ 중에서도 ‘아주리 군단’ 이탈리아와 ‘남미 강호’ 우루과이가 다소 앞선다는 평이다.

    이탈리아는 명장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의 지휘 아래 유로 2012 준우승, 2013 컨페더레이션스컵 3위에 올랐다. 우루과이는 요르단과의 대륙별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왔지만 막강한 포워드진을 구축했기에 어떤 팀을 상대해도 이길 자신이 있다는 태도다. 잉글랜드는 정말 어려운 조에 속했다. 영국 언론들은 자국의 월드컵 16강 진출을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공은 둥글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조

    프랑스, 스위스, 에콰도르, 온두라스


    佛, 실질적 시드국 효과 내나

    ‘포트X’는 프랑스에겐 엄청난 행운을, 이탈리아에겐 비극을 안겨줬다. 당초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가장 낮은 프랑스가 ‘포트X’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FIFA에서 조 추첨 직전 “포트X는 추첨으로 결정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가 우루과이, 잉글랜드, 코스타리카와 ‘죽음의 조’(D조)에 들어간 대신 프랑스는 스위스, 에콰도르, 온두라스와 ‘꿀조’에 포함됐다. 프랑스는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조국이다. 그는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소리 없이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아무튼 프랑스는 ‘실질적인’ 시드 배정국의 효과를 봤다. E조의 판도는 ‘1강 2중 1약’. 프랑스가 가장 강하고, 스위스와 에콰도르가 2위 다툼을 벌이며, 온두라스가 가장 약하다. 그러나 그 차이는 다른 조에 비해 크지 않다. 한 팀이 독주하기보다 무승부가 여러 차례 나올 개연성도 있다. 결국 가장 약하다는 온두라스에게도 기회는 열려 있다는 얘기다.

    F조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이란


    조 2위 싸움에 관심 집중

    아르헨티나는 시드 배정 8개국 중 가장 좋은 대진표를 받았다. 이미 관심은 결승 토너먼트로 향해 있다. 2002 한일월드컵, 2006 독일월드컵 때 ‘죽음의 조’에 속했던 아르헨티나는 2010 남아공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 ‘꿀조’에 들어갔다. 리오넬 메시, 세르히오 아게로, 곤살로 이과인, 앙헬 디마리아 등 지구상 최강 공격진을 앞세워 1986년 이후 28년 만에 우승에 도전한다.

    오히려 팬들의 관심은 나이지리아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가 펼칠 조 2위 싸움에 쏠려 있다. 두 팀은 각기 아프리카와 동구권의 색을 확실히 보여주면서도 화끈한 공격 축구를 선보일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이매뉴얼 에메니케, 보스니아의 에딘 제코가 득점포 대결을 펼친다. 한편 아시아의 이란은 이번 월드컵에 출전하는 32개국 중 최약체다. 본선에 오른 데 만족하고 최선을 다한 다음 결과를 담담히 기다려야 할 것이다. 베테랑 미드필더 자바드 네쿠남의 마지막 월드컵이다.

    G조

    독일, 포르투갈, 가나, 미국


    ‘2강 2중’…가장 치열한 경쟁

    매우 어려운 조다. 2010 남아공월드컵 때 독일(4강), 포르투갈(16강), 가나(8강), 미국(16강) 등 소속 4팀 모두 16강 이상 진출했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그런 가운데서도 우승 후보 독일과 다크호스 포르투갈이 한발 앞서고, 가나와 미국이 만만찮게 추격하는 ‘2강 2중’ 구도다.

    독일은 메수트 외질,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 등 세계 최강 미드필더를 구축했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이끈다. 가나는 아프리카 최강팀이고, 미국은 북중미 챔피언이다. 그런데 이 조에는 경기 외적으로도 재미있는 히스토리가 많다. 독일의 제롬 보아텡과 가나의 케빈 프린스 보아텡은 이복형제다. 독일의 외질과 포르투갈의 호날두는 지난 시즌까지 레알 마드리드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미국 대표팀의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2006년까지 독일 대표팀을 지도했다. 현재 독일 감독인 요아힘 뢰브는 클린스만의 코치였다. 가나와 미국은 2006 독일월드컵(조별리그), 2010 남아공월드컵(16강전)에 이어 연달아 세 번째 대결한다. 이래저래 월드컵 8개 조 중 가장 재미있는 그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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