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총수 힘 확 뺀다”

대선 후보 ‘빅3’에 5대 쟁점 질문…지배주주 통제 한목소리

  •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12-10-22 10: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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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벌 총수 힘 확 뺀다”
    기업 활동을 지나치게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에도 대통령선거(이하 대선)전에 뛰어든 주요 후보들이 앞다퉈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외친다. 재벌이 경제성장을 이끈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최근에는 일감 몰아주기, 골목상권 침해 등에서 보듯 손쉽게 돈을 벌려 한다는 비난도 많다. 창업세대가 사라지면서 기업가정신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주간동아’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진영에 재벌개혁 관련 질의서를 서면으로 보내 답을 받았다. 질문은 다섯 개로, 모두 재벌개혁의 핵심 포인트 중 하나인 지배주주 통제 방안에 관한 것이다.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와 관련한 세부 내용을 심도 있게 검토하고 있어 공식 답변이 어렵다”고 밝혀와 경제민주화추진단장을 겸하는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답변을 받았다.

    주간동아 질의에 세 후보 진영 모두 “지배주주 통제를 위해 마련한 현행법이 미흡하다”고 밝혀 누가 대통령이 되든 재벌 총수의 권한은 대폭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총수가 권한은 막강하지만 책임을 지는 일은 드물다는 그동안의 비판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전국경제인연합회 측은 “현행법과 제도를 바꾸려는 일 자체가 불필요한 규제를 하려는 것으로 기업 활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 회사기회 유용 금지

    1. 재벌 총수나 지배주주의 회사기회 유용을 막는 데 현행 상법(397조의 2) 규정이 충분하다고 보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이하 박) : ×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이하 문) : ×

    안철수 무소속 후보(이하 안) : ×

    1-1. 충분하지 않다면 어떻게 보완해야 한다고 보나.

    박 : 지배주주가 이사회를 장악하면 이사회가 감시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 이사회가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운영되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할 것이다.

    문 : 이사들이 제구실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이사 선임에 대한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해야 한다. 지배주주의 전횡 방지를 위해 소수주주의 다중대표소송제도를 도입하고, 행사 요건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

    안 : 회사기회 유용의 경우, 재벌총수나 지배주주의 사익 추구가 문제다. 이들이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경우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매우 약하다. 재벌 총수 일가의 행위가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에 적용되는 사례는 회사기회 유용 금지에 포함하는 방향으로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상법 397조의 2 제목에는 ‘자산 유용 금지’를 명시하고 있지만, 1항에는 자산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해석상 논란을 피하려면 재벌 총수나 지배주주가 회사 자산을 유용하는 행위 또한 1항에 명시할 필요가 있다.

    또 이사회 승인만 거치면 회사기회 유용이 법적으로 정당화된다는 점에서 이사의 자격과 독립성이 매우 중요하다. 아울러 회사기회 유용 발생으로 회사가 손실을 입은 경우 회사가 개입권을 통해 원상회복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사와 회사의 이해가 충돌하는 경우에는 이사의 충실의무를 강화하기 위해 겸업 금지, 회사기회 및 자산 유용 금지, 이사 등과 회사 간 거래에 대한 정비가 필요하다.

    총수 일가가 세운 회사에 일감을 몰아줘 그 회사를 성장시킨 다음 주식시장에 상장하면 총수 일가는 막대한 자본이득을 얻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물류를 담당하는 현대글로비스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의 매출액은 설립 첫해인 2001년 1985억 원에서 지난해 7조 5477억 원으로 급성장했다.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물류를 이 회사에 전담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문제는 6월 말 현재 현대글로비스 대주주가 정몽구 회장(11.51%)과 정의선 부회장(31.88%)이라는 점이다. 결과적으로 정몽구 회장 부자는 현대글로비스의 성장 과실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로 인해 정 부회장이 현대자동차를 지배할 수 있는 지분 확보에 필요한 종잣돈을 마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반면 현대자동차 주주로서는 그만큼 사업 기회를 잃은 셈이 됐다.

    그렇다면 왜 재벌 총수는 회사의 사업 기회를 유용하려는 것일까. 그 해답은 총수 일가의 지분율에서 찾을 수 있다. 2011년 7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38개 기업집단의 총수 일가 지분율은 평균 4.47%(총수 2.23%, 친족 2.24%)에 불과하다. 총수는 결국 여기에 계열회사 지분율(47.36%)을 합쳐 그룹을 지배하는 것이다. 경제개혁연구소 이지수, 채이배 연구원은 “회사 이익을 배당하거나 회사 주가가 올라가더라도 지배주주 일가의 몫은 4.47%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배주주는 회사 이익을 비정상적으로 빼돌리려는 사익 추구에 나선다”고 분석했다.

    이런 폐해를 방지하려고 도입한 것이 ‘회사기회 유용 금지’를 규정한 현행 상법 397조의 2다. 4월 15일 발효된 이 조항은 “이사는 이사회 승인 없이 현재 또는 장래에 회사의 이익이 될 수 있는 회사의 사업기회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경우 이사회의 승인은 이사 3분의 2 이상의 수로써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은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수 일가 대부분이 ‘이사’로 등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38개 기업집단 총수의 이사 등재 비율은 2.7%에 불과하다. 총수 친족의 이사 등재 비중도 6.5%에 그쳤다. 특히 삼성은 이사 354명 가운데 총수 일가 이사는 1명(0.28%)에 불과했다. LG도 이사 270명 가운데 총수 일가 이사는 4명(1.48%)에 그쳤다.

    한 전문가는 “재벌 회사의 이사 대부분은 총수 일가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며 “현행법은 회사기회 유용 금지 규율 대상을 실질적 권한이 없는 이사들로 한정했고, 총수 등 지배주주를 제외해 실효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재벌 총수 힘 확 뺀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8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국민행복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발언을 하고 있다.

    # 사실상 이사 제도

    2. 지배주주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도입한 현행 상법 401조의 2 규정이 충분하다고 보나.


    박 : × 문 : × 안 : ×

    2-1. 충분하지 않다면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나.

    박 : 재벌 총수가 있는 회사 가운데 감투만 쓴 ‘바지사장’이 얼마나 많나. 문제가 생겼을 때 그들(바지사장)만 처벌해서는 실익이 없다. 총수들이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등기이사로 등재하지 않고 회장, 명예회장 같은 직함을 주로 사용하지 않나. 바지사장과 총수가 공동으로 책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문 :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으로 자회사나 손자회사 이상 이사들의 잘못으로 생긴 손해에 대해 모회사 주주가 소송할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

    안 : 회사기회 유용에 관한 상법 397조의 2를 적용하는 데서도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을 인정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상법 400조의 2에서는 이사의 책임감면 조항을 삭제해 책임 추궁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총수 책임을 추궁할 수 있는 규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업무집행지시자 등의 책임을 규정한 상법 401조의 2에 따라 ‘사실상 이사 추정’이 가능하다. 현행법은 “‘이사가 아니면서 명예회장, 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 상무, 이사 기타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이 있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명칭을 사용하여 회사의 업무를 집행한 자’를 이사로 본다”고 규정해 ‘사실상 이사 추정’이 가능하도록 명문화했다. 그러나 이 규정에도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전문가는 “현행법에 따르면, 이사로 등재하지 않은 총수나 지배주주가 회사 업무를 집행했다는 것을 주주 또는 제삼자가 입증해야 한다”며 “기업 내부에서 이뤄진 총수의 업무집행이나 업무집행지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기업의 불법행위는 내부 고발에 따른 수사기관의 수사나 공정위 등 감독당국의 조사가 없으면 실체를 확인하기 어려운 데다 증거자료가 대부분 기업 내부에 있는 만큼 지배주주 또는 경영진이 은폐할 개연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학계와 시민단체에서는 ‘사실상 이사 제도’ 강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예로 위법 행위에 따른 입증 책임을 회사 측이 지도록 하는 것을 한 방법으로 제시한다.

    경제개혁연구소 김명수, 김선웅 연구위원은 “사실상의 이사, 즉 업무집행지시자의 책임에 있어서도 사실상의 이사에 해당하는 최대주주, 지배주주, 임원이 자신 또는 자신의 특수관계인의 이익에 부합하는 거래가 있는 경우 일단 업무집행을 지시한 것으로 간주하며, 이를 부인하려면 업무집행지시를 하지 않았고,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3. 현재의 사외이사 제도가 도입 취지에 맞게 운영된다고 보나.


    박 : × 문 : × 안 : ×

    3-1. 그렇지 않다면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나.

    박 : 지배주주가 사외이사를 임명하게 해서는 안 된다. 사외이사가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려면 사외이사 선임에서부터 지배주주의 입김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렇게 하도록 근본적으로 고쳐보려고 논의 중이다.

    문 :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인 인사를 선임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사외이사의) 임무해태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권력기관 출신이 사외이사로 선임돼 로비스트 구실을 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퇴직 공무원의 유관기관 취업제한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안 : 사외이사의 핵심은 독립성과 전문성이고, 재벌개혁의 맥락에서는 총수의 영향이 미치지 못하도록 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적어도 상장회사 사외이사를 선임할 시 총수, 지배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고(독립성), 현재 법무부가 추진하는 바와 같이 정부 고위직 출신의 경우에는 퇴직 후 일정 기간 사외이사가 될 수 없도록 제한할 필요가 있다(전문성).

    그리고 사외이사의 결격사유를 규정할 때 특수관계인의 범위를 확대해 총수나 지배주주의 영향력 하에 있는 자의 사외이사 선임을 제한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이사 자격 요건을 강화해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5월 1일부터 올해 4월 30일까지 최근 1년간 대기업집단 소속 상장사 238개사의 이사회 안건 5692건 가운데 사외이사의 반대 등으로 원안대로 가결되지 않은 안건은 36건(0.63%)에 불과했다. 더욱이 그중 24건은 재벌 총수가 없는 대기업 집단에서 이뤄진 것이었다. 이 때문에 사외이사가 여전히 재벌 총수의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외이사 제도는 외환위기 직후 재벌의 불투명한 지배구조를 개선하려고 도입했다. 사내이사 중심의 내부 경영시스템에 사외이사가 참여해 충분히 감시하도록 하고, 이사회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주도적 구실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외이사 제도가 본래 목적에 맞게 정착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법상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 상장사는 사외이사를 전체 이사의 과반수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감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독립성 확보가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여전히 자산 2조 원 이하 상장사나 비상장사 등에서 재벌 총수가 친지, 학교 동창 등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더라도 이를 견제할 만한 장치가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와 일부 학계에서는 “자산 총액 2조 원 이상을 1조 원 이상으로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재벌 총수 힘 확 뺀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운데)가 10월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동화빌딩 내 시민캠프 카페에서 열린 경제민주화위원회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 집중투표제

    4. 현행 상법(382조의 2)에 도입된 집중투표제가 제도 도입 취지에 맞게 운용되고 있다고 보나.


    박 : × 문 : × 안 : ×

    4-1. 그렇지 않다면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나.

    박 : 법 자체가 애매해 실질적으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문 : 민간 기업은 대부분 정관에서 집중투표제를 배제해 실효성이 없다. 따라서 집중투표제를 의무조항으로 바꿔야 한다.

    안 : 총수나 지배주주의 전횡이 문제될 수 있는 일정 요건을 갖춘 회사에 대해 집중투표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집중투표제는 주식 1주당 선임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고, 이를 1명에게 몰아줄 수 있게 한 제도다. 만약 이사 3명을 선임한다면 주식 1주를 가진 소액주주라도 3표를 행사할 수 있으며, 3표를 이사 한 명에게 몰아줄 수 있다. 그럼 소액주주의 의결권이 높아지는 효과가 생겨 소액주주들이 원하는 이사 선임이 가능하다. 그런데 회사가 이사 임기에 시차를 두고 6개월 또는 1년에 1명의 이사만 선임한다면 소액주주가 표를 몰아줄 수 없어 지배주주가 원하는 이사를 선임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소액주주들의 이사 선임 청구권 보장을 위해 도입한 집중투표제 역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행법(상법 382조의 2)상 집중투표제를 도입하긴 했지만 회사가 정관으로 배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집중투표제를 도입했더라도 이사 임기에 시차를 두면 집중투표제를 무력화할 수 있다.

    “재벌 총수 힘 확 뺀다”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앞줄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10월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열린 정책 구상안 발표 기자 회견에서 자문교수단과 함께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

    # 서면, 전자투표

    5. 현행 상법에는 서면투표제(368조 3)와 전자투표제(368조 4)가 규정돼 있다. 충분하다고 보나.


    박 : × 문 : × 안 : ×

    5-1. 어떤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나.

    박 : (서면투표제와 전자투표제 도입을) 의무화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문 : 참여 확대를 위해 서면투표제와 전자투표제 도입이 늘어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안 : 소액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집중투표제와 마찬가지로 일정 요건을 갖춘 회사에 대해서는 전자투표제를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국내 상장사 주주총회는 대부분 3월에 집중돼 있다. 더욱이 특정 요일에 몰려 있어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려 해도 물리적으로 참석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주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려고 현행법에 도입한 제도가 서면투표제와 전자투표제다. 서면투표제는 서면으로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고, 전자투표제는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이 인터넷 등 전자적 방법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서면투표의 경우, 정관에 ‘서면투표가 가능하다’고 명시해야만 서면투표를 실시할 수 있다. 즉 회사가 정관으로 배제할 수 있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715개 상장사 가운데 서면투표제를 정관에 도입한 곳은 81개사(11.2%)에 불과했다.

    다만 전자투표의 경우 서면투표와 달리 정관에 기재돼 있지 않아도 이사회 결의로 도입 가능하다. 이를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은 2010년 8월 전자투표시스템을 개통했고, 선박투자회사 아시아퍼시픽 11호와 12호가 그해 9월 개최한 주주총회에서 전자투표를 실시했다. 그러나 주주들의 주주총회 참여를 독려하려고 도입한 서면투표제와 전자투표제는 대기업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공정위가 지난해 4월 대기업집단 소속 35개 그룹 199개 상장 계열사를 조사한 결과, 정관에 서면투표제를 도입한 회사는 25개사에 불과했고,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회사는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 한 고위 관계자는 “주주가 주주총회에 다양한 방법으로 참석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는 것은 회사가 주주에게 제공해야 할 기본 서비스”라며 “그럼에도 강제나 의무조항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면투표제와 전자투표제를 적극 도입하지 않는 것은 지배주주의 영향력을 인정하려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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