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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한명숙 측근에 2억’ 그 후 태풍전야
여야 총선 앞두고 손익 계산…검찰도 역풍 우려 수사 저울질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3월 9일 발매된 ‘주간동아’가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핵심 측근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단독 보도하자 정치권에는 미묘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밖으로는 크게 떠들지 않지만 안으로는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여권 관계자는 “총선을 앞둔 상황만 아니라면 당장 수사에 착수해야 할 정도로 보도내용이 구체적이라는 게 여권 분위기”라고만 전했다. 역풍을 우려해 칼을 빼들지 못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흥미로운 것은 여의도의 분위기. 황영철 새누리당 대변인은 ‘주간동아’의 논평 요청에 “돈이 오간 시기가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경선 전후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으로 곤욕을 치른 우리 눈에는 민주통합당 역시 사정이 별반 다를 게 없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야당을 공격할 대형 호재임에도 평소와 달리 ‘조용한’ 반응이었다. 이는 돈 문제에 관한 한 정치권 전체가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통합당(이하 민주당)은 3월 11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주간동아 보도는 사실무근이다. 우리를 모함하는 기사다. 이 일과 관련해 왈가왈부하고 싶지 않다. 민형사 등 법적으로 대응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내일(12일)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3월 15일 오후까지 민주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언론은 큰 관심을 보였다. 3월 10일 ‘한국일보’는 주간동아를 인용해 “건설업체 최고경영자 출신의 호남 예비후보 A씨가 한명숙 대표의 핵심 측근 S씨에게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 사이 5차례에 걸쳐 총 2억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월 12일 주간동아 기사를 인용 보도하면서 “검찰 관계자가 ‘보도된 A씨의 증언이 비교적 구체적이어서 사실인지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그러나 당장 수사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호남 모지역 선관위 관계자는 3월 14일 기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돈을 전달한 일시와 장소, 방법이 구체적이어서 주간동아 보도내용이 대체로 사실로 보인다”며 “당사자를 접촉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법 위반 여부를 따져 사법당국에 고발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관위, 인적사항 구체적으로 파악

그는 “‘누구든지 공직후보자추천(공천)과 관련해 금품수수를 금지’한 공직선거법 47조 2항과 정치자금 부정 수수를 금지한 정치자금법 45조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선관위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한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지금은 기초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선을 그었다.

선관위 관계자는 주간동아가 영문 이니셜로 표기한 A씨와 H 전 의원, S씨 등에 대한 인적사항을 이미 구체적으로 파악한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한명숙 대표가 A씨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지난해 12월 6일에는 선관위 직원이 상황을 파악하려고 출판기념회에 직접 다녀왔다고도 전했다.

한편 한 대표 측근에게 2억 원을 전달했다고 고백한 A씨의 한 측근은 “겉으로는 깨끗한 정치를 외치면서 뒤로는 (정치적) 약자에게 금품을 ‘갈취하다시피 한’ 한명숙 대표와 측근들의 정치 행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A씨가) 선거에 악용될 것을 우려해 (고소) 시점을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A씨는 현재 선거운동을 열심히 도와준 아내가 몸져눕는 바람에 병원에서 아내를 간호하며 지낸다고 한다. A씨의 한 측근은 “A씨의 아내는 평소 심장병이 있음에도 열성적으로 A씨의 선거운동을 도왔는데 A씨가 지역 경선에도 참여하지 못해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지금은 악성종양이 의심된다는 의사 소견이 있어 정밀진단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

한편 ‘한겨레신문’은 3월 14일자 1면 톱기사로 “총선을 한 달 앞두고 검찰이 한명숙 대표를 겨냥해 내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검찰은 한명숙 대표를 겨냥하는 내사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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