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70

2011.01.10

수익 날개 단 카카오톡 “야호!”

이젠 수다뿐 아니라 선물도 주고받기 … SNS, 생활에 접목 새 수익 창출 잇따른 시도

  • 문보경 전자신문 통신방송팀 기자 okmun@etnews.co.kr

    입력2011-01-10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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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익 날개 단 카카오톡 “야호!”
    2010년 12월 청와대에 ‘카카오톡’ 금지령이 떨어졌다. 스마트폰 문자 대화용 어플리케이션에 불과한 카카오톡이 도대체 뭐기에 청와대에서 금지령까지 내렸을까. 요즘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카카오톡을 통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전화번호가 제3자에게 유출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카카오톡은 전 세계 사용자 간에 무료로 실시간 그룹 채팅과 1:1 채팅을 할 수 있는 연락처 기반의 메신저 서비스다. 문자를 주고받는 기능이 핵심인 어플리케이션이지만, ‘친구추천’이란 기능을 통해 당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은 김범수 한게임 창업자가 만든 서비스로도 유명하다. 10여 년 전 벤처 시대의 간판스타로 자리 잡았던 한게임이기에 카카오톡에 관심이 쏠리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 카카오톡은 이용자 기기고유번호(IMEI)와 전화번호부에 저장한 전화번호를 수집해 자동으로 친구추천 서비스를 제공한다. 누리꾼 사이에서 ‘친추’라 불리는 친구추천은 내 연락처에는 없지만 친구들 간의 채팅을 통해서 형성된 관계를 기반으로, 서로 알고 있을 만한 친구를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청와대 비서실 직원들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의 전화번호가 해킹으로 제3자에게 유출된다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청와대도 금지시킨 어플

    이는 그만큼 카카오톡이 파워풀한 도구로 자리를 잡았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최근 스마트폰과 관련된 국내 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SNS 어플리케이션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카카오톡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제치고 가장 많이 이용하는 SNS 앱에 올랐다. 카카오톡은 오픈 첫날 앱스토어 1위에 오르더니 출시 후 8개월 만에 누적회원 수 3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톡과 비슷한 기능의 메신저 어플리케이션은 여러 개가 있다. 미국에서부터 전 세계로 확산돼 유명해진 왓스앱도 메신저 앱이다. 사실상 그룹 채팅 등 차별화된 요소는 단 몇 가지뿐이다. 중요한 것은 카카오톡이 SNS 개념을 결합했다는 점. 연락이 뜸했던 친구를 이어주는 기능까지 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인을 그물처럼 엮어내는 SNS로 잊고 지냈던 친구를 만나기도 하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도 한다. 카카오톡은 단순히 메신저의 기능을 넘어 친구를 만들고 찾아주는 SNS로서의 기능도 톡톡히 한다. 그것도 늘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로, 마치 원래 연락을 주고받았던 사이처럼 문자를 보내고 대화를 이끌어내는 힘을 가졌다. 휴대전화 메신저는 통화나 문자보다 쉽고 부담이 없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새롭게 카카오톡에 등록하는 친구가 늘다 보니, 매일 추가되는 친구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물론 대단한 정보는 없다. 전화번호, 사진, 이름(또는 별명) 정도다. 그래서 더욱 부담이 없다. 페이스북과 달리 일거수일투족이 드러날 일도 없다. 사생활이 공개되는 SNS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카카오톡은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다. 정부도 “다른 정보와 연계되지 않은 전화번호를 개인정보라 판단하기 힘들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토종’이 더 큰 강점 누릴 수 있어

    수익 날개 단 카카오톡 “야호!”
    카카오톡을 비롯해 상당히 많은 SNS가 출현했지만 수익은 극과 극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2009년 7억~8억 달러의 매출을 올린 페이스북이 2010년 2배가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는 당초 전망한 15억 달러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2004년에 설립된 페이스북이 6년 만에 매출 20억 달러를 달성할 경우, 이는 야후보다 빠른 속도이며 구글의 기록과 같다.

    전 세계 사용자 수가 5억 명에 달하다 보니 페이스북은 코카콜라, 아디다스 등 글로벌 기업의 주요 마케팅 대상으로 떠올랐다. 페이스북의 수익원은 바로 이런 기업들과의 마케팅이다. 친구를 통해 확산되는 광고는 그 무엇보다 파워풀하다. 구글이 검색광고라는 수익원을 창출했듯 페이스북의 수익원도 광고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것은 같지만 역할과 모델이 다르다.

    반면 1억 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한 트위터도 이제 갓 매출을 내기 시작했다. 지금껏 트위터의 수익모델은 구글이 실시간 검색을 강화하기 위해 트위터의 데이터베이스(DB)를 산 것이 유일했다. 최근 트위터는 프로모티드 트윗(Promoted Tweets)이란 광고 플랫폼으로 광고 시장에 출사표를 냈다. 트위터에 비용을 내면 작성된 시간에 관계없이 모든 트윗 중 가장 상위에 랭크되게 하는 형식인데, 이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한국에서도 수익성에 대한 고민은 마찬가지다. 2010년에는 토종 SNS의 원조 격인 ‘플레이톡’이 서비스를 접었다. 플레이톡은 SNS 시장에서 미투데이와의 경쟁에서 밀린 것은 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강력한 해외 서비스가 상륙하면서 수익성까지 악화돼 불가피하게 서비스를 중단했다. 자체 제작한 지도와 연계하기도 하고, 구글어스와 연동해 내 위치를 알리며 글을 남길 수 있게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결국 수익을 내지 못했다.

    이례적으로 성과를 거둔 SNS도 있다. 티켓몬스터는 2010년 12월 24일 창업 7개월 만에 누적매출 200억 원을 돌파했다. SNS를 통한 공동구매라는 독특한 수익모델을 발굴한 덕이다. 카카오톡은 최근에야 비로소 수익모델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T와 지인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는 ‘기프티쇼’ 서비스를 카카오톡을 통해 제공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현재 KT에서 제공되는 기프티쇼 서비스는 유·무선으로 원하는 상품을 골라 친구와 지인에게 선물하거나 조르기를 할 수 있는 신개념 서비스로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베스킨라빈스, GS25 등 45개 제휴사와 450여 개의 상품을 서비스할 수 있다. 첫 수익모델일 뿐이지만, 앞으로 다양한 수익모델이 발굴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

    카카오톡과 같은 SNS는 지속적으로 출현할 것으로 보인다. 인맥과 사람관계를 소중히 하는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한국 상황에 잘 맞는 마케팅과 서비스를 할 수 있다는 강점도 있다. 일종의 문화상품인 SNS는 ‘토종’이 더욱 큰 강점을 누릴 수도 있다. 이를 어떻게 생활과 연계할지, 어떤 수익모델을 발굴할지가 성공의 관건이다.

    최근에는 통신사가 직접 나서서 SNS를 생활에 접목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모델을 찾으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카카오톡에 기프티쇼를 선보인 KT는 다른 SNS와도 제휴모델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는 제2의 통신시대를 열어가기 위해 다양한 SNS를 선보일 계획이다. 최근 이 회사는 조직 개편과 함께 신사업을 발굴하는 컨버전스사업단 아래 라이프웹사업부를 두고 다양한 SNS 발굴과 수익 창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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