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389

2003.06.19

이름 없는 들풀까지 ‘우리 꽃 짝사랑’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입력2003-06-12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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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 없는 들풀까지 ‘우리 꽃 짝사랑’
    “식물은 항상 같은 곳에 있어요. 세상 모든 것이 변해도 자신이 뿌리박은 곳에서 움직이지 않죠. 내가 사랑하는 장소에 언제나 날 기다려주는 존재가 있다는 것, 정말 매력적이지 않나요?”

    동북아식물연구소장 현진오 박사(40)는 식물 예찬론자다. 1982년 서울대학교 식물학과에 입학한 후부터 20년이 넘게 그는 오직 ‘식물 사랑’ 외길을 걸어왔다. 들꽃을 찾아 전국을 누비고, 고산식물 연구를 위해 온갖 산을 오르내려온 그가 그동안 모아온 꽃 이야기를 담아 ‘봄에 피는 우리 꽃 386’(신구문화사 펴냄)이라는 책을 펴냈다. 이 책에는 그가 전문 사진작가 문순화씨와 함께 찍은 아름다운 우리 꽃 사진과 자세한 설명이 담겨 있다. 현소장이 책을 낸 것은 그가 그토록 사랑하는 식물의 영원성이 사람들에 의해 훼손되고 있기 때문. “이기적인 욕심으로 무분별하게 식물을 채집하고 식물 서식지를 망가뜨리는 사람들 탓에 우리 들꽃들이 사라져가고 있어요. 광릉요강꽃, 애기앉은부채, 노랑미치광이풀 등등 이름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우리 꽃들은 지금 상태로 가면 조만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 겁니다.” 우리 꽃이 사라지는 것을 누구보다 안타까워하는 현소장의 충고다. 그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이름 없는 들풀’이라고 생각하는 식물에게도 소중한 이름이 있고, 그 의미가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현소장은 들꽃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진오 박사의 꽃 산행’(http://cafe.daum.net/florakorea)이라는 인터넷 카페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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