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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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 김현미 기자 khmzip@donga.com

    입력2015-08-10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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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국립경주박물관이 개관 70주년을 기념해 기획한 ‘신라의 황금문화와 불교미술’ 특별전(11월 1일까지)에는 신라 문화재 600여 점이 전시되는데,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유물이 일명 ‘황금보검’이다. 1973년 경북 경주시 계림로 14호 무덤 속 시신의 허리 부분에서 발견된 길이 36cm의 황금보검(경주 계림로 보검·보물 제635호)은 많은 궁금증을 일으켰다. 작은 금알갱이를 촘촘하게 붙인 누금세공 기법이나 붉은 석류석을 박은 골무형 손잡이 등이 삼국시대 무덤에서 출토되는 고리자루칼(환두대도)과는 형태와 문양이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1500년 전 이 칼의 주인은 누구였을까, 이 칼은 어디에서 왔을까.

    1928년 카자흐스탄 북쪽에 위치한 보로보예 마을 근처에서 건설 공사를 하던 인부들이 수상쩍은 돌무더기를 발견했다. 이 돌을 치우자 구덩이에서 보석이 박힌 황금유물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중 황금보검도 있었다. 비록 칼은 사라지고 칼집만 남았지만 45년 시차를 두고 발견된 두 보검의 제작 방법이나 형태가 우연이라고 하기엔 무척이나 흡사했다.

    ‘유라시아 역사 기행’의 저자인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는 두 보검과 유사한 단검 그림이 중국 신장웨이우얼자치구에 있는 커쯔얼석굴에서도 발견됐다고 한다. 강 교수에 따르면 보로보예 황금유물들과 계림로 14호 무덤의 제작 시기는 5세기 후반에서 6세기 초반 정도로 추정되며 그사이 흑해 연안에는 훈족, 튀르크계 등 초원 민족이 복잡하게 유입됐기 때문에 신라와 교류했던 집단은 시베리아나 몽골지역 사람들이라고 보는 편이 합당하다고 주장한다.

    또 다른 무덤 이야기를 해보자. 신라에서는 땅을 파고 지하에 나무로 무덤방을 만들어 그 안에 시신과 각종 부장품을 넣은 뒤 그 위에 돌을 쌓고 다시 흙으로 덮어 거대한 봉분을 만들었다. 이것이 신라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이다. 이 무덤 양식은 4세기에 나타나 200여 년간 존속하다 사라졌다. 그런데 남부 시베리아 알타이 지역의 파지리크 고분군이 신라 적석목곽분을 빼닮았다.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는 B.C. 7세기에서 2세기까지 번성했고, 신라 적석목곽분은 4세기 무렵이므로 둘 사이에는 최소 500년의 공백과 수천km의 지리적 거리가 있다.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은 두 지역의 유사성을 놓고 한국 고고학계에서는 북방설과 자생설이 팽팽히 맞선다. 강 교수는 당시 초원을 지배한 흉노가 알타이 파지리크 문화와 신라의 연결고리가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여기서 다시 의문이 생긴다. 신라인은 왜 초원의 유물을 좋아했을까.

    ‘유라시아 역사 기행’은 러시아에서 북방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가 유라시아 초원이라는 ‘제5의 문명’을 소개한 책이다. 그 가운데 황금보검이나 적석목곽분같이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고대사의 단서를 초원 고고학에서 찾으려는 시도도 보인다. 속 시원하게 결론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아 있는 우리 역사에 대해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풍부한 도판 자료가 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읽다 보면 당장 박물관으로 달려가 눈으로 확인하고 싶어진다.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단테처럼 여행하기

    전규태 지음/ 열림원/ 220쪽/ 1만3000원


    ‘여행은 인생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생 그 자체이다.’ ‘혼자만의 외로움을 통과해 새로운 눈을 갖게 되어야만 여행은 비로소 마침표를 찍는다.’ 저자는 췌장암으로 3개월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의사로부터 여행이나 하다 객사할 것을 권유받았다. 그로부터 20년, 아직도 살아 있다. ‘어디로 가느냐’는 물음은 ‘어디에서 왔느냐’는 물음과도 통한다고 말하는 저자의 삶에 대한 철학을 담은 여행기.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가족이라는 병

    시모주 아키코 지음/ 김난주 옮김/ 살림/ 236쪽/ 1만3800원


    있어야 마땅한 것, 없어 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 공기 같은 존재. 서로 잘 안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아는 게 별로 없는 것이 바로 가족이다. 그러면서 ‘가족이니까’라는 말로 우리는 서로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는가. 일본의 유명 방송인이자 작가인 저자가 ‘가족이란 무엇인가’를 화두로 던졌다. 결코 행복하다고 할 수 없었던 자신의 가족사를 통해 오늘날 가족의 의미를 들여다본다.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더 나은 삶을 위한 철학의 다섯 가지 대답

    뤽 페리·클로드 카플리에 지음/ 이세진 옮김/ 더퀘스트/ 356쪽/ 1만5000원


    ‘그래도 살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이 철학이라고 할 때 고대부터 현대까지 5단계로 철학사를 해설했다. 5단계란 우주적 조화에 부합하는 삶, 유대-그리스도교 원리, 인문주의 원리, 해체의 원리, 사랑 새로운 의미의 원리다. 질의응답 형식으로 정리한 이 책에서 해설자인 뤽 페리는 전 교육부 장관이자 프랑스를 대표하는 현대철학자다.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미스터 메르세데스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황금가지/ 612쪽/ 1만5000원


    스티븐 킹이 쓴 첫 탐정 추리소설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화제를 모은 작품. 메르세데스 승용차 한 대가 취업박람회 개장을 기다리던 시민들에게 돌진한다. 8명이 희생된 이 사건은 영구 미제로 남고 담당형사 호지스는 정년퇴임을 한다. 어느 날 호지스 형사 앞으로 날아든 범인의 편지. 킹은 후속 작 ‘파인더스 키퍼스’를 출간하는 등 호지스 형사를 주인공으로 한 3부작을 예고했다.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섹스, 거짓말, 그리고 대통령

    래리 플린트·데이비드 아이젠바흐 지음/ 안병억 옮김/ 메디치/ 432쪽/ 1만8500원


    1998년 12월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알카에다가 항공기 납치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빈라덴 사살 등을 주문했으나 참모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 스캔들에 휘말린 대통령이 국면 전환용으로 상황을 과장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건국 초기부터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의 사생활이 정책 결정에 미친 영향을 분석했다. 부제는 ‘래리 플린트가 말하는 어둠의 미국사’.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번아웃 : 회사는 나를 다 태워 버리라고 한다

    사빈 바타유 지음/ 배영란 옮김/ 착한책가게/ 280쪽/ 1만4000원


    자신이 없으면 일이 안 된다 생각하고, 휴가나 병가를 낼 때도 죄의식을 가지며, 개인적 삶과 직업적 삶 사이에 구분이 없다면 당신도 번아웃증후군 피해자다. 이 책은 번아웃 피해 유형을 시간, 공간, 일, 타인을 대하는 관점에서 살펴보고 번아웃증후군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제시했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자주 ‘에너자이저’라는 말을 듣는 사람에게 필독을 권한다.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

    이상헌 지음/ 생각의힘/ 272쪽/ 1만5000원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차장 정책특보로 노동정책을 연구하고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책자문을 해온 저자가 쓴 노동과 경제에 대한 에세이. 외항선 타는 아버지의 월급봉투로 시작한 이야기는 1부 ‘일터의 풍경’, 2부 ‘경제학과의 불화’, 3부 ‘사람을 읽다’, 4부 ‘기억을 위하여’로 이어진다. 특히 ‘인생은 아름답고 역사는 진보한다’에서 보이는 은사 김수행 교수에 대한 추억이 애잔하다. 김 교수는 8월 1일 별세했다.

    신라 황금보검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언경 기적의 말하기

    이언경 지음/ 지식중심/ 230쪽/ 1만3000원


    종합편성채널 채널A ‘직언직설’ 진행자인 저자가 쓴 ‘말짱’ 되기 안내서. 여자배우는 웃는 모습이 예뻐야 하고 남자배우는 목소리가 좋아야 인기를 얻는다. 꾀꼬리 같은 소리보다 안정적이고 힘 있는 소리가 더 매력적인 이유와 ‘공기 반, 노래 반’이 왜 가수의 필수조건인지 등 말을 통해 삶을 바꾸는 법을 알려준다. ‘말짱’이 되고 싶다면 다이어트를 할 때 몸무게를 재듯 매일 발성연습을 하며 녹음할 것.

    만보에는 책 속에 ‘만 가지 보물(萬寶)’이 있다는 뜻과 ‘한가롭게 슬슬 걷는 것(漫步)’처럼 책을 읽는다는 뜻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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